나의 시간
신께서는 왜 인간에게 늙음을 주셨을까?
젊은 자의 영화는 그의 힘이요,
늙은 자의 아름다움은 백발이니라
<잠언 20:29>
젊음, 무언가를 얻을 때이다. 돈과 명예를, 수 많은 내 편들을. 그리고 나도 모르게 이것들이 삶을 아름답게 하고 힘 있게 한다고 느끼며 살아간다. 모두 신이 주신 것임을 알지만, 솔직히 주신 이를 생각하기 보단 주신 것에 더 관심이 많다. 그러지 않으려 노력한다지만, 여전히 나는 젊고, 가진 것들이 나를 영화롭게 할 때가 많다.
늙음, 가진 것을 잃을 때이다. 돈과 명예, 사랑했던 사람들과도 이별할 일만 남았다. 하나하나 가진 것들을 잃어가면서 나는 아마도 다시 신과 마주할 것이다. 부수적인 모든 것에서 벗어나 비로소 신 안에서 ‘나’ 자체로 설 때, 참 자유와 사랑을 경험하는 진짜 아름다움을 만날 것이다.
누구나 나이가 들어가면 노쇠하고 힘이 빠지기 마련이다. 그 사실이 어느 때엔 두려움이었는데, 이젠 조금씩 기대로 다가온다. 나의 중년, 나의 노년이.
내 힘으로 결코 잡을 수 없는 세월이라는 시간 안에서 신의 섭리에 따라 조금씩 힘을 빼고, 하나하나 내려놓으며 늙어간 몇 십 년 뒤, 그 어느 때에 만날 나의 진짜 아름다움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