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뿌듯함.

감정읽기 250625

by 두루 do rough

인간에게는 각자 자신에게 쌓인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 존재한다. 감히 예시를 들기도 어려울 정도로 개인적인 것들일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감정이 있지 않을까. 혹자는 좋은 감정을 되짚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고 하더라.


첫 번째 되짚어볼 감정은 뿌듯함이다. 아직 자식이 있는 것은 아니니 내가 무엇을 이루었거나 도전해서 성공했을 때의 감정이리라. 비슷하게는 성취감이나 만족스러움 등이 있겠으나 뚜렷한 목표가 없이 순수했고 카타르시스를 느낄 정도여야 한다는 점에서 뿌듯함은 한 차원 다른 감정이다.


시간을 거슬러보자. 아쉽게도 2025년은 그런 정도는 없었다. 조금 더 거슬러보면, 2023년 9월 즈음이다. 이전 직장에서 처음으로 주도한 행사를 진행했을 때였다. 그런만큼 긴장도 하고 에너지도 많이 쏟았을테다. 완벽하지도 않고 훌륭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행사를 찾아온 손님들이 즐기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본 것만으로도 피곤이 가셨다. 성과가 뛰어나진 않았지만 지금도 자랑스럽게 손꼽을 수 있는 나만의 뿌듯한 순간이다.


그러고보니 일적으로 느낀 뿌듯함은 초년생 시절로 갈수록 많다. 첫 시도와 첫 성공이 가져다주는 스릴과 쾌감이랄까. 대학생 시절에도 공부보다는 동아리 활동에서 뿌듯함을 느꼈던 걸 보면 나는 주어진 역할을 다하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아. 지금의 지옥도를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지난 직장에서 완수하지 못한 것들, 지금 직장에서 한계를 느끼는 것들, 사회적인 존재로서 죽을 때까지 해야할 것들 모두 그 끝이 보이질 않는다. 아쉬움은 부족함을 깨닫게 하고, 부족함은 절망감을 쌓는다. 아, 이 미련한 것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