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읽기 250624
점심 시간을 동료들과 함께하는 용기를 낸다. 그러기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카페에서 자연스레 이어진 회의를 놓칠 뻔 했으니. 사소한 대화는 하나 둘 사그라들고 묵직한 한 마디 한 마디가 공간을 채운다.
집중력을 잃지 않아야 한다. 나의 목숨을 달고 있는 일거리니까. 내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니까. 정해주는 그 방향을 내 뇌에 깊게 새겨야 한다. 마치 내가 정한 것처럼. 그래야 조금이나마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을테니까.
심플하게 결론은 리셋이다.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판에 새로운 말들을 놓겠다는 이야기. 먼저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이 지옥에서 잠시나마 등을 질 수 있다는 것이니까. 다음으로 걱정의 한숨이 나온다. 그 다음 단계의 지옥에는 어떤 것이 나를 기다릴지. 판도라의 상자임을 알면서도 곧 내 손으로 그 상자를 열어야 한다니. 지레 겁먹기는 내 특기다.
모르겠다. 복잡하다. 생각을 더는 하고 싶지 않아 그저 허탈하게 웃기만 한다. 지옥이 워낙 힘들었을테니 조금 더 살기 좋은 지옥으로 리모델링을 해준다는데, 공짜라서 좋아해야 하는 것인지. 구원의 손길은 없는 것인지. 나는 나의 구원자가 될 수는 없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