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읽기 250623
출근해보니 오늘은 혼자 있다는 것을 깨달은 날이다. 다들 이런 저런 이유로 자리를 비워 내가 앉은 줄에는 나 혼자 뿐이다. 막연한 불안감이 또 고개를 든다. 나 대신 수습해 줄, 해결해 줄, 폭탄을 처리해 줄 사람이 없다. 나는 혼자다.
동공이 커지고 고개가 앞으로 빠진다. 화면에 가까이 간다고 더 잘 보이는 것도 아니건만, 현미경으로 세포를 살피듯 점점 더 눈이 가까워진다. 고개에 힘이 들어가고, 그 고개를 지탱할 어깨가 뻣뻣해지고, 두통으로 이어진다. 익숙한 맛이다.
점심 시간에 모두가 식당으로 향할 때, 나는 로비로 향한다. 로비 기둥 뒤 가장 구석진 의자에 몸을 억지로 구겨 넣고는 눈을 질끈 감는다. 잠이 올리 없지만 자는 척이라도 해서 나를 속여본다. 배보다 잠이 고프다.
짧은 휴식 시간 뒤에 고난한 오후가 찾아온다. 하나 둘 메일과 메신저가 쌓이면 숙제를 잔뜩 떠안은 중학생 아이마냥 손이 바빠진다. 가장 아래 놓여있던 숙제는 어느새 제목도 볼 수 없을 정도로 파묻혀있다.
그래도 오늘은 너무 깊게 파고들지는 않았다. 마지막 숙제까지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내일의 나에게 책임을 미뤄 죄송하지만 이것이 오늘의 나를 위한 최선이다. 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