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독립 잡지를 만듭니다. #6
편집과 디자인을 위한 소소한 팁 [두루]
by 두루 do rough Aug 1. 2021
죄송합니다.
점점 연재 사이의 기간이 길어지네요. 지난 글이 3월 말이었으니, 네 달이나 자리를 비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지난 글들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7월의 마지막 날에라도, 더 늦어지지 않기 위해, 다시 연재를 시작합니다.
매거진 제작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확인하신 분들은 익히 아시겠지만, 잠시 중단된 상태입니다. 개인적인 문제들과 함께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껴 그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올해 안에 3호를 선보이겠다는 약속은 꼭 지키고 싶습니다. 슬슬 다시 시작해야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겠죠?
지난 글(#5, 편집과 디자인을 함께)에서 예고드린 바와 같이, 이번 글에서는 편집과 디자인 작업에 직접 도전하시는 분들에게, 1인 제작자로서 드릴 수 있는 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저는 디자인을 전공한 적도 없고, 디자인 툴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적도 없기 때문에 당연히 전문적인 이론이나 기술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 사소한 팁이나 포인트에 대한 이야기들이니 가볍게 읽어주시고, 이론과 기술에 대한 내용은 이왕이면 관련된 강의나 유튜브를 찾아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 권의 책을 한 사람이 만든다면?
[1] 멀티 태스킹은 필수!
앞선 글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편집은 머리, 디자인은 손, 영업은 발로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1인 제작이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어느 부위 하나도 쉬고 있을 수 없습니다. 편집 방향을 고민한다고 디자인이나 영업을 놓고 있을 만한 여유가 없죠. 실제로 책을 출간하려 하면 전국의 독립서점들을 찾으면서, 굿즈 디자인을 스케치하고, 동시에 편집을 마무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즐길 수 있다면 가장 좋겠죠?
이런 멀티 태스킹은 팀이라고 해도 다를 것은 없습니다. 분담을 할 수는 있지만, 순서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해진 일정을 맞출 수 있고, 보다 수월하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2] 몸과 머리는 같은 방향으로
생각은 항상 변하기 마련입니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맞다고 생각되던 것이, 오늘 아침에는 전혀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죠. 일정에 쫓기다 보면, 눈은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가는데 손과 발은 멈출 수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실수나 사고를 저지르고 마는 것이죠.
변화하는 생각과 끊임없는 의심 속에서도 우리는 몸과 머리를 같은 방향으로 고정시켜야만 합니다. 마치 경주마처럼, 이미 시작했으면 끝을 보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때도 있는 법이죠. 중간에 고개를 되돌려 지금껏 걸어온 길을 바라보며 망설이거나, 잠시 다른 방향으로 몸을 돌리게 되면, 나중에는 목표했던 것에 비해 한참 늦어버렸거나 아예 다른 곳에 도착한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특히, 매거진을 작업할 때에는 더욱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한 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아쉽고 모자란 점은 다음 호에서 만회하면 되니까요. 물론,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기까지 엄청난 정신적 고통이 뒤따르기는 합니다.
[3] 일정은 반드시 거꾸로 계산하기
책을 완성하기까지 목표로 한 일정이 있다면, 그 사이에 필요한 과정들을 반드시 거꾸로 계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2월 31일까지 책을 완성해서 독자에게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면, 그 전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인 배송부터 결제 - 광고 - 굿즈 제작 - 인쇄 - 디자인 - 편집 - 취재, 그리고 처음 단계인 기획까지 일정을 역으로 계산하는 것이죠. 이때, 일정은 최대한 여유롭게 책정합니다. 그래야만 중간 과정에서 피치 못할 사고가 터지더라도 수습할 여유가 생기죠.
특히, 일반적인 경우보다 자신의 특수한 상황을 잘 고려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제본이 아닌, 사철 제본으로 제작할 생각이라면 인쇄 기간을 일주일이 아닌 최소 2주 이상으로 고려해야 하겠고, 다른 사람들보다 손이 느린 편이라면 디자인에 2-3주가 아닌 5-6주 이상 투자해야 하겠죠. 이런 점들은 반드시 기획 단계에서 사전에 파악하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만약, 일정을 반드시 지켜야 할 사정이 있다면, 외주를 맡기는 과감한 결정도 필요합니다. 내가 직접 굿즈를 디자인하는 것보다 외주를 맡기면 일정을 충분히 앞당길 수 있겠죠. 시간이 돈이라는 말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4] 독자 입장에서 필요한 것들 준비하기
위에서 언급한 과정 사이사이에는 아주 디테일한 것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배송이라는 한 가지 과정 속에도 택배 계약, 패키징, 정산, 결제 방법, 주문 방식, 교환 및 환불 정책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특히, 패키징은 책의 표지만큼이나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요소입니다.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많은 비용을 들일 수록 티가 나기도 하죠. 친환경 트렌드에 맞게 생분해가 가능한 종이 포장지와 박스로 포장할 수도 있고, 책의 컨셉에 맞는 특수한 포장지를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책이 독립서점에 진열될 때 어떻게 보일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종이 포장지나 불투명 비닐은 내용물을 겉으로 확인할 수 없기에 서점 입장에서 취급을 꺼려할 수도 있어요.
고민할 것이 정말 한두 가지가 아니죠? 그렇지만, 되도록이면 독자 입장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을 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제작자가 조금 편해지면, 독자는 생각보다 많이 불편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 반대도 맞는 말이겠죠.
그때 조금만 더 노력할 걸, 조금만 더 투자할 걸 하며 후회하는 순간은 언젠가 반드시 찾아옵니다.
비록 비전공자일지라도, 편집과 디자인은 공식이나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자신만의 길이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독립 제작자들이 존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항상 제 작업물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지만, 모든 독립 제작자분들께 자신감을 갖고 세상에 나서자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다음 글에서는 매거진 창간 이후 근 1년 동안 참여한 각종 페어들에 대한 간략한 후기와 그 의미들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벌써 1호가 나온 지도 1년이 다 되어간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시국이 시국이니, 홀로 축배라도 들어야겠네요.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21년 7월의 이야기
@do.rough @magazine.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