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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참을 수 있는 가벼움

by doablechan

인생이 무겁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에게만?

모두에게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심지어 아기들도


태어나는 순간부터

여러 가지 고통과

맞닥뜨리게 된다


배고픔, 찝찝함, 갑갑함...

뜻대로 되지 않고

우는 아이 젖 먹는 노력을

배우게 된다


성악설을 확신한다

천사같이 예쁜 아기

악을 배우기도 전에

욕구불만 시 표출되는

분노를 보게 된다

단지 작고 약해서 귀여워 보일 뿐

성인들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되려 커가며 교육과 경험을 통해

좋은 걸 선택할 능력이 커진다


인생은 이렇게 무겁다

태어나자마자 이런 무게감을 갖게 된다


그래서,

난 너무 진지하거나

무거운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무거운 인생에 단 1그램의 또 다른 무게를

더 얻거나 얹히고 싶지 않다


TPO, 시간과 장소와 상황을

고려할 분별력과 눈치가 있다면

그저 깃털같이 가벼워지고 싶다


모든 게 관점의 차이라는 걸

자각하는 순간 연체생물이 된다


하지만

감사하게 우리는

너무 줏대 없이 뭉그러지는 인생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그래서,

깨달아진 불변의 진리를 척추에 끼워놓고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직립 보행할 수 있다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가벼워지고 싶다


깃털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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