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상상을 한다.
집도 넓고, 시간도 여유롭고,
금전적인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면
우리 삶은 지금보다 더 행복할까?
하지만 곧 고개를 젓게 된다.
딸아이가 나를 껴안으며 "엄마, 사랑해"라고 말해주고,
빵이가 조용히 다가와 무릎 위에 몸을 얹는 순간,
나는 깨닫는다.
이대로도 괜찮다고.
많은 걸 가진 건 아니다.
화려한 집도 없고,
휴일엔 여행보단 빨래가 우선이고,
가끔은 지치고, 가끔은 벽을 보고 혼자 울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에겐 서로가 있다.
날마다 "엄마 수고했어요"를 말해주는 딸아이,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고양이,
그리고 이 모든 걸 감당하며
오늘도 밥을 짓고 하루를 살아내는 나.
어느 날, 딸아이가 말했다.
"엄마, 우리 셋이서 살고 있어서 난 좋아.
사람들 많으면 시끄러워. 우리는 조용해서 더 좋아."
나는 그 말이
작은 우주의 정의 같았다.
많지는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은.
작고 조용하지만
뜨겁고 단단한.
나는 이제 안다.
행복은 크기보다 온도라는 걸.
우리는 셋이서 충분하다.
아니,
셋이서 살아가는 지금이
우리에게 주어진 완전한 세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