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윤이의 마음 방패
희윤이는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예요. 크고 동그란 눈, 그리고 노란 리본이 트레이드마크였죠. 책 읽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였지만, 요즘 들어 학교에 가는 게 점점 무서워졌어요.
왜냐하면 같은 반 친구 민지가 희윤이를 자꾸 괴롭혔기 때문이에요. 쉬는 시간마다 핸드폰을 빼앗아가며 말했어요.
“이런 구닥다리 폰을 아직도 써? 진짜 촌스러워.”
때로는 이런 말도 했죠.
“너랑은 아무도 놀고 싶어 하지 않아.”
그 말에 다른 친구들까지 하나둘 희윤이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했어요.
매일 아침, 희윤이는 배가 아픈 듯했어요. “엄마, 오늘은 학교 안 가도 돼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결국 무거운 발걸음으로 학교에 가야 했죠.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날, 희윤이는 도서관 구석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어요. 그때, 다정한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조용히 다가와 말을 건넸어요.
“희윤아, 요즘 표정이 많이 어두워졌구나. 무슨 일 있니?”
처음엔 망설였지만, 사서 선생님의 따뜻한 눈빛에 희윤이는 용기를 내어 속마음을 털어놓았어요.
“민지가 저를 자꾸 놀리고, 핸드폰도 뺏어가요. 제가 뭐라고 하면 더 심하게 굴어요…”
사서 선생님은 조용히 책장으로 가 작은 책 한 권을 꺼내 희윤이에게 건넸어요.
“이건 『마음의 방패』라는 책이란다. 너에게 꼭 도움이 될 거야.”
그날 밤, 희윤이는 침대에 누워 그 책을 읽었어요. 책에는 마음을 지키는 세 가지 방법이 담겨 있었어요.
1.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나는 소중해요."라고 말하기
2. 나쁜 말을 들었을 땐, 그 말이 사실이 아님을 기억하기
3. 혼자서 참지 말고, 믿을 수 있는 어른에게 이야기하기
다음 날 아침, 희윤이는 거울 앞에서 조용히 중얼거렸어요.
“나는 소중해요. 나는 소중해요. 나는 소중해요.”
그 말이 마법처럼 마음에 작은 힘을 심어준 것 같았어요.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민지는 또 희윤이의 핸드폰을 뺏으려 했어요. 희윤이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말했어요.
“민지야, 내 핸드폰 돌려줘. 그런 말 들으면 정말 속상해.”
민지는 놀란 얼굴이었어요. 희윤이가 그렇게 말한 건 처음이었거든요.
하지만 민지는 곧 말했어요.
“뭐? 넌 정말 웃겨. 바보 같아!”
희윤이는 속으로 되뇌었어요.
‘이건 사실이 아니야. 나는 바보가 아니야. 나는 소중한 사람이야.’
그리고 쉬는 시간, 희윤이는 용기를 내어 담임 선생님께 찾아갔어요.
“선생님, 민지가 저를 괴롭혀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선생님은 진지하게 들어주셨고, 두 아이를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리고 반 전체 아이들과 함께 '서로를 존중하는 약속'을 만들었답니다. 나쁜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작은 약속이었어요.
며칠이 지나고, 민지의 행동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요. 희윤이도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나는 소중해요.”라는 말을 잊지 않았어요.
어느 날, 희윤이는 놀이터에서 전학 온 소율이가 혼자 있는 것을 보았어요. 그 표정은 어딘가 익숙했죠. 조심스레 다가가 말을 건넸어요.
“안녕, 같이 놀래?”
소율이는 눈을 반짝이며 웃었어요. 두 아이는 함께 그네를 타며 친구가 되었어요.
며칠 뒤, 소율이도 민지에게 놀림을 당했어요. 그 순간, 희윤이는 용기를 내어 다시 말했어요.
“민지야, 그런 말은 소율이 마음을 아프게 해. 우리, 다 같이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야.”
민지는 잠시 멈춰 섰어요.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사실... 나도 다른 애들한테 그런 말 많이 들었어. 너무 속상해서… 나도 모르게…”
그날 이후, 세 아이는 함께 점심을 먹으며 점점 가까워졌어요. 민지는 조금씩 마음을 열었고, 희윤이와 소율이도 그런 민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답니다.
희윤이는 알게 되었어요. ‘마음의 방패’는 자신을 지키는 용기일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혼자서 참지 않고 말하는 용기라는 것도요.
이제 희윤이는 더 이상 학교가 무섭지 않아요. 때로는 어려운 순간도 있지만,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그리고 어떻게 마음을 지킬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으니까요.
끝.
하물며 여린 마음을 가진 아이들은 어떨까요?
이 이야기는 누군가의 말에 상처받고,
그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혼자서 견뎌야 했던
모든 아이들을 위해 쓰게 되었습니다.
때론 우리가 ‘아무 말도 못 한’ 순간에도
사실은 참 큰 용기를 내고 있었던 걸지도 몰라요.
이 책 속 주인공 희윤이처럼 말이에요.
『희윤이의 마음 방패』는
아이들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그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스스로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이야기입니다.
이 책이 마음이 힘들었던 어느 날,
조금이나마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누구보다 소중한 당신에게,
진심을 담아.
— 송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