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딸아이와 고양이 사이에 흐르는 것

by 송남


빵이가 집에 온 지 며칠 뒤, 나는 잠시 고민했다.
혹시 딸아이가 금방 흥미를 잃지는 않을까?
한창 관심이 많고, 감정도 요동치는 시기라 걱정스러웠다.

그런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딸아이는 아침마다 눈 뜨자마자 빵이에게 "좋은 아침!" 인사를 건넸고,
하교 후엔 가장 먼저 빵이에게 달려갔다.
빵이도 딸아이에게 유독 애정이 깊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쉽게 다가가지 않던 빵이는 딸아이 가 부르면 졸졸 따라다니곤 했다.

어느 날, 딸아이가 조용히 내게 말했다.
“엄마, 나 가끔 외로웠는데... 빵이랑 있으면 덜 외로워.”
순간 울컥했다.
아이를 외롭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마음을 전부 채워주지 못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제, 그 빈자리를 빵이가 채워주고 있었다.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존재,
울 때 조용히 다가와 몸을 기대주는 따뜻한 체온.
딸아이의 세상에 ‘위로’라는 단어가 구체적인 얼굴을 가지게 된 순간이었다.

어른들은 종종 말한다.
“고양이는 독립적이라 정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빵이는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안다.
딸아이가 슬플 때, 무릎 위에 올라가 등을 동그랗게 구부리고 앉아 있는 그 모습은
세상 그 어떤 위로보다 따뜻하다.

우리는 이제 셋이다.
말보다는 마음으로,
소리보다는 체온으로 서로를 안아주는 가족.

그리고 오늘도, 딸아이는 빵이에게 속삭인다.
“넌 우리 가족이야. 절대 혼자 두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