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찍 일을 시작했다.

퇴사 준비

by 영미남편

산티아고 순례길을 연재한 이후에 한동안 글을 쓰지 않다가

다음은 무슨 주제로 글을 쓸까 고민하다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겪었던 일을 써왔던 것처럼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정리하면 되지 꼭 무슨 주제가 필요한가?


그래서 이번 테마는 퇴사 준비이다.


갑자기 웬 퇴사준비냐 하겠지만 사실 누구나 다 마음속에 사직서를 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 할지 모르는 그 순간이 눈앞에 꽤나 가까이 다가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금부터 하나씩 퇴사 준비를 해볼까 한다.




꽤나 어린 나이에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남자이고 군대를 갔다 왔음에도 불구하고 내 본격적인 직장생활을 시작한 건 22살이었다. (빠른 년생이라 23살로 봐도 무관하다.) 대학 졸업도 하기 전 실습이라는 명목으로 갔던 그곳에서 22살의 나이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나는 아니 나와 우리 동기들은 직장 내에서는 조금 특별한 존재들이었다. 4년제 졸업생들만 뽑는 보수적인 문화의 직장이었고, 동기와 선후배 관계가 꽤나 철저한 곳이었고, 매년 1 기수 정도의 신입사원들만 뽑는 직장이었지만, 대부분 졸업을 마친 4월에 신입사원을 선발한 것과 달리 우리 기수만 여름방학 실습 이후인 시점에 선발된 기수였다. 때문에 우리 윗 기수 들은 다른 기수보다 약 6개월 늦게 후배 기수를 받았고 덕분에 우리 기수들은 다른 선배들보다는 빠르게 후배 기수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대부분 4년제를 뽑았던 회사에 우리 기수만 대부분 전문대 인력들로 구성이 되었다.


바로 윗 기수 선배들과는 별로 문제 될 게 없었다. 그들은 선배들이었고 우리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었기에, 그런데 아랫 기수 들과는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아랫 기수들과 우리 동기들은 결과적으로 같은 해에 졸업을 하게 된 샘인데 우리 동기들은 전문대 생이고, 아랫 기수들은 4년제 대학을 졸업생 들이기에 적게는 2살 정도 우리보다 나이가 많았고 많게는 7살 많은 사람도 후배로 있었다. 단 한 명의 후배도 나보다 나이가 어렸던 사람은 없었다. 나와 동갑도 없었다.


그곳에서 3년 정도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동안 지켜보니 입사순이 아니라 나이순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 나보다 7살 많았던 나이 많은 후배는 입사한 지 1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었고 우리 윗 기수 선배들 그리고 회사 내에 주임 대리 과장 차장님 들도 모두 조금씩 조금씩 회사를 떠나갔고 그 자리는 그들보다 조금씩 어린 사람들로 채워졌다.


너무 어린 나이에 시작했기에 그들이 그렇게 바뀌는 것에 대해서는 큰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다. 한데 지금 와서 돌아보니 직장들이 가진 피라미드 형식의 구조상 위로 올라갈수록 자리는 한정되어 있는 것이었고 그게 내 옆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었다.


열정과 패기를 갖고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던 그들은 언젠가 한자리 차지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직장생활에 전념하다 어느새 자신들의 책상을 정리했으며 직장에서 볼 수 없는 존재들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제 내가 그들과 같은 선상에 놓여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간에 몇 번의 이직이 있었지만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다니 모든 회사들은 모두 정년을 보장하지 않았고 임원이 되지 않는 이상은 45세 언저리에서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있었다. 그리곤 아직 몇 해가 남긴 했지만 나도 곧 45세가 된다. 그때가 오기 전에 미리 지금부터 하나씩 준비를 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