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처럼 멋지게 사는 로큰롤밴드, 멋진인생
두 번째로 소개할 밴드는 바로 '멋진인생'. 밴드 이름처럼 진짜 멋지게 살고 멋지게 노래하고 멋지게 공연하고, 어쨌든 끝내주게 멋진 밴드다.
본래 소개할 다른 아티스트가 있었지만, 노래를 듣자마자 다급하게 모셔왔다. 지금 상태라면 찬양하는 말도 남길 수 있을 기분이기 때문이었다. 홍대의 라이브 클럽 Club FF의 공연 밴드 리스트에 있길래 들었는데, 아무래도 운명인 것 같다.
처음 노래를 들어보기 위해 서칭을 하는데, 당혹스러운 일이 있었다. 유튜브 뮤직에 아무리 가수 이름을 검색해도 노래가 나오지 않는 거다(!). 음원 보유량은 여타 음원 사이트를 뛰어넘는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네X버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정규 앨범도 내고, 2017년에도, 2018년에도 열심히 공연을 하고 있는 밴드였다. 유튜브에서는 나오라는 개별 음원은 안 나오고 밴드 멤버가 올린 것 같은 정규 앨범 전곡이 나왔다. 아무 생각 없이 재생버튼을 눌렀다가 30분이 지나가버렸다. 심각하게 멋졌다. (나중에 알고보니 노래가 있었지만 가수가 다른 사람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세상에….)
재치있는 가사와 흥겨운 목소리, 내가 태어나기도 전 세대의 밴드를 연상시키는 사운드는 언제들어도 좋았다. 특이한 점은 첫 앨범이 우리가 흔히 보는 CD가 아니라 카세트 테이프로 발매되었다는 점. 밴드 컨셉과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아무리 찾아도 정보가 안 나오더니 인스타그램에서 단 번에 나오더라. SNS를 하지 않으면 발매 정보도 몰랐을 거다.
다른 라이브 공연 영상도 봤지만, 무엇보다 이 영상의 링크를 올린 건 그냥 이 노래가 제일 맘에 들어서다. 모든 라이브가 다 좋아서 어떻게 선택을 할 수가 없었다.
EP에 실린 <사랑이란 이런걸까>는 사랑에 대해 '쟁반짜장을 시켰는 데 일반짜장이 왔네', '쟁반짜장을 시켰는 데 쟁반짜장이 왔네'라고 말한다. 예상하는 대로, 예상하지 못한 대로 굴러가는 사랑의 모습을 짜장면에 비유하고 있는 게 너무 재밌었다. 단순한 가사에 투박하고 묵직한 사운드는 짜장면에 너무 잘 어울렸다. 가운데 분이 입고 계시는 셔츠도 탐난다.
EP에 실린 '사랑이란 이런 걸까' 말고도 정규 앨범 1집은 꼭! 전부 들어보길 추천한다. 올드스쿨 사운드를 좋아한다면 순식간에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30분 동안 전 곡을 듣고 나면, 다시 그 다음 30분을 정규 1집 전 곡을 듣는 데 쓰게 될 지도 모른다.
멋진 인생을 삽시다.
다른 라이브에서 "멋진 인생을 삽시다, 시다, 시다…."하는 모습을 보았다. 중의적이면서 센스 있는 말이다. 나도, 너도 멋진 인생을 살자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멋진 인생의 앨범을 사자는 의미로 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고 난 다음 카세트 테이프를 사러 가기로 결심했다. 2017년 발매 앨범이라 남은 카세트가 있을까 걱정이긴 하지만 말이다.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는 없지만, 카세트 테이프를 사면서 플레이어도 주문하면 된다. (역시 돈이 있어야 멋진 인생도 살 수 있다.)
멋진 인생을 사는 밴드에게 보내는 멋진 응원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소개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