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acastela→Samos
Day 73.
Thursday, July 6
5시 반 바깥의 인기척에 일어났고 붐비기 전에 지하에 있는 여자화장실에 다녀왔다.
두 번째 건물은 투숙객이 많지 않았지만 미리 장을 비웠다. 몇 군데 알베르게에선 화장실을 다녀오면 몹시 가려운데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곳은 색 바랜 화장지였다. 쓰는 사람이 적어서 자동으로 비치된 지 오래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첫 번째 건물 화장지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았다.
침대로 돌아와 다시 누웠다. 6시쯤 두 명 다 일어나서 어두운 데서 짐을 싸고 있길래 불을 켜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오늘은 사모스까지 갈 거라 짧은 거리지만 알베르게가 15시 반에 오픈한다고 하니 만만치 않은 하루가 될지도 모르겠다.
근처에 편히 쉴 수 있는 작은 성당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양치하려고 칫솔을 꺼내다 떨어지면서 커버가 열렸다. 이제 새 칫솔을 꺼낼 때가 된 모양이다. 이번 까미노를 끝으로 많은 것을 버려야 할 것 같다.
늑장을 부렸지만 7시 출발했다.
안개가 자욱한 아침이다.
어제는 손가락 관절이 부어서 오른손으로만 스틱을 잡았고 그래서 많이 가라앉았는데 이제 보니 손가락 관절이 아니라 손바닥 뼈가 아픈 거였다.
사모스 138.514 vs 131.242 산실 까미노석도 교체되어 있었지만 이미 훼손되어 있었다.
이번엔 가는 길이 정해져 있는 터라 한치의 망설임 없이 사모스로 향했다.
뜨리아까스떼라에서 오리비오 강을 따라 걷게 되는 이 루트는 산 실 루트에 비해서 거리는 더 길지만 완만한 평지를 걷기 때문에 무릎에 이상을 느끼는 순례자에게 적합하단다.
뜨리아까스떼라를 통과하는 LU-634 도로를 따라 오리비오 강을 건너는 다리를 넘어서 삐까메예 산의 울창한 숲을 보며 편안히 걷게 된다. 그러면 산 끄리스또보 도 레알에 도착한다.
사모스를 제외하고 오늘 지나는 마을들은 멈추어 감상할만한 아름다운 건축 유산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산 끄리스또보 도 레알 입구에서 지나온 LU-634 도로와 떨어져 공동묘지에서 이어지는 까미노는 오리비오 강변의 좁은 오솔길을 따라 걷게 된다.
물레방아를 지나면 오르막길을 따라 렌체에 도착하게 되고 마을 출구의 내리막길을 따라 라스뜨레스로 이어진다.
이 마을에서 까미노는 다시 LU-634 도로와 만나게 되나 오른쪽의 아르수스의 농장지대로 이르는 부드러운 흙으로 만들어진 까미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길은 부드러운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프레이뚜세에 이르게 된다.
작은 언덕을 오르면 산 마르띠뇨 도 레알이 보인다. 오리비오 강을 건너는 시멘트로 만들어진 작은 다리를 건너면 산 마르띠뇨 도 레알로 들어가게 된다.
오래된 시골 가옥들 사이를 지나 마을을 통과하면 LU-634 도로의 아래를 지나는 터널을 지나 로우사라 계곡으로 까미노가 이어진다.
이제 주위는 오래된 돌담이 늘어서 있는 좁은 오솔길로 변한다.
오우떼이로 이 폰따오 성당을 지나 가파르지 않은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사모스에 도착하게 된다.
오늘은 도로를 따라 걸었는데 대형트럭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이라 신경은 쓰였다.
마을 초입에서 까미노 루트를 따라 걸으면 거리가 단축되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도로를 따라 걸었더니 사모스 수도원 알베르게 앞으로 이어졌다.
높은 산과 깊은 골짜기로 인해 갈리시아 지방의 자연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사모스는 아름다운 숲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마을에는 산 훌리안과 산따 바실리사 수도원 같은 중요한 건물이 있다. 이 수도원은 중세로부터 현재까지 많은 순례자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이 수도원이 건축적으로 대단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수사들이 부르는 환상적인 그레고리안 성가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심이 깊은 순례자라면 이 아름다운 수도원을 방문하여 묵을 수도 있다.
사모스는 오랫동안 순례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도시답게 순례자들에게 친절한 도시다. 또한 수도원에서 만든 전통적인 생산품들을 즐길 수도 있는 곳이다. Pax 라는 소화를 돕는 술과 과자가 수도원의 특산물이다.
사모스를 둘러싸고 있는 로우사라 자연보호구역은 아름다운 산과 깊은 계곡, 시원한 개울과 짙은 초목 등으로 특별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Real Abadia de los San Julian y Santa Basilisa
사모스 수도원이라고도 불리는 산 훌리안과 산따 바실리사 왕립 수도원의 기원은 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재 남아 있는 수도원 건물은 대개 16, 18세기에 건축되었다.
두 개의 회랑이 있는데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하나의 회랑에는 16세기에 만들어진 Fuente de las Nereidas가 있다. 또한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만들어진 다른 회랑에는 페이호 신부(Padre Feijoo)의 동상이 있다.
팔각형의 쿠폴라가 씌워진 감실과 거대한 바로크 양식 성당, 미완성으로 남은 거대한 파사드도 바로크 양식의 봉헌화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 수도원에서 철학을 가르치던 페이호 신부는 수도원이 있는 환경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이 수도원은 은둔하기에 적당하며 울창한 산속에 파묻혀있다. 구석구석이 닫혀있는 데다가 억눌려 있기 때문에 수직으로 위를 쳐다보지 않으면 별을 볼 수 없다.”
베니또 제로니모 페이호 신부는 스페인 계몽주의의 가장 유명한 석학으로 말년을 이 수도원에서 보냈다. 그가 죽은 다음 그의 저서에서 나오는 저작권 수입으로 수도원을 재건했다고 한다.
#Capilla del Salvador
알바도르 소성당은 10세기 모사라베 건축양식으로 만들어진 신랑 하나짜리 건물에 검은 돌판으로 지붕을 덮고 직사각형 평면으로 만들었다.
시프레스 소성당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는 살바도르 소성당 옆에 1000살이 넘은 Cipres (노송) 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 나무는 갈리시아 지방에서 가장 나이 많은 나무 중 하나다.
10시 50분 도착해서 오후까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걱정했더니 다행히 알베르게는 13시 오픈이란다.
문 앞에 의자가 있어 앉아 쉬려고 했는데 문이 열려있었다. 배낭은 맡아준대서 맡겼으나 나와보니 딱히 갈 곳이 없다.
다시 알베르게로 돌아와서 슬리퍼로 갈아 신고 먹을 것을 챙겨 나왔다. 몇 명은 배낭을 맡기고 수도원 구경을 가거나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의자에 개미가 있어서 물렸는데 베드버그에 시달려서 그런가 가려워도 걱정이 되지 않았다.
맑으면 배낭을 갖고 나와서 일광욕시키려고 했는데 날씨가 변덕이라 포기했다. 바로 옆이 주유소라 탱크가 주유소에 오일 공급하는 것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10분 전 오픈했고 첫 순서로 체크인했다.
커다란 공간에 26개의 2층 침대가 있고 안쪽으로 욕실과 샤워실이 있었다.
유일한 창문 옆 침대를 골랐으나 길가라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콘센트가 단독으로 있는 곳이라 선택했다.
간단히 빨래해서 침대에 널어놓으니 아직 14시도 되지 않았다.
맥주에 다크 초콜릿을 먹어치우고 플럼 케이크로 배를 채웠다. 그런데 아무도 기부하지 않는 것 같다. 한국인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 걸 보니 다른 알베르게로 갔나 보다.
침대에 누워서 창밖 구경을 하다 보니 길 건너 바르 위 담장에 빨랫줄이 설치되어 있는 게 보였다. 하지만 꼼짝하기 싫었다. 낮인데도 은근히 추웠고 빨래도 불안했다.
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컨디션도 별로다. 집에 가고 싶었다.
춥고 졸려서 침낭 속으로 들어갔는데 온몸이 쑤셨다. 깊이 잠들었지만 단체로 들어온 개념 없는 애들 때문에 깨기를 수차례 반복하다 일어나니 19시인데 빨래가 그대로다.
이 정도로 안 마를 줄 알았으면 귀찮아도 바깥에다 널어두는 건데. 이미 늦은 건 아닐까 싶었지만 빨랫줄이 있는 곳은 아직 햇볕이 있어서 들고나갔다. 아직 햇볕이 뜨거웠다. 다시 헹구어서 널어둘 걸 그랬나 싶다. 내일부터는 가급적이면 빨래를 줄이기로 했다.
단체팀 바게트가 너무 먹음직스러웠다. 내일은 바게트도 사 먹어야겠다.
21시 빨래를 걷어왔다. 52개의 침대가 거의 찼다.
다음 주면 산띠아고 데 꼼뽀스떼라에 들어가는데 전혀 아쉽지가 않다.
2년 전엔 이즈음이 되자 까미노가 끝나감에 많은 아쉬움이 남았었고 그래서 피스떼라까지도 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저 빨리 끝나가길 바라게 된다.
이보다 더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만약 여기에 다시 온다면 그건 오스삐딸레라로서 오는 것뿐일 것 같았다.
이번 까미노를 통해서 이 길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일들을 겪었다. 그래서 어떤 것이 순례자에게 도움이 될지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까미노 동안 오스삐딸레로와 오스삐딸레라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 주었던 많은 일들을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Triacastela→Samos 9.8km
○Triacastela (662M)
●San Cristovo do Real
●A Balso 2.6km
●Lusio (599M) 1.2km
●Renche (599M) 1.7km
●Lastres
●Freituxe
●San Martiño do Real
●Samos (542M) 4.3km
-Real Abadia de los San Julian y Santa Basilisa
-Capilla del Salvador
123.9km/775.0km
Albergue del Monasterio de Samos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