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os→Barbadelo
Day 74.
Friday, July 7
구글에선 사모스에서 사리아까지 12km 2시간 30분 걸린다는데 사리아에 일찍 도착하면 마땅히 앉아서 기다릴 곳이 없으므로 바르바데로까지 가기로 했다.
알베르게가 외관상 좋아 보였고 외진 곳이라 여유 있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러다 또 사람들이 몰려들지는 모르겠다.
6시쯤 일어나서 준비했다. 모두 거의 일어났기에 30분쯤 불을 켰다. 화장실이 4칸이라 부담 없이 장을 비웠다.
오스삐딸레로 아저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니 어깨를 두들겨 준다. 이런 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누군가의 격려는 나에게 있어 참 고마운 일이었다.
내 인생에서도 나를 격려해 주는 단 한 사람만 있었어도 나의 자존감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또한 내 인생이었다.
6시 50분 출발했다.
마을 출구의 샘터를 지나서 포장도로를 따라 부드러운 오르막을 오르면 포쇼스라는 작은 마을을 지나게 된다.
포쇼스와 인접해 있는 떼이긴의 출구에서 LU-634 도로로 이어지나 대부분은 금지 표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른쪽의 성당으로 이어지는 좁은 길을 걸어 내려가게 된다.
사리아 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면서 빠스까이스에 도착하게 된다.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듯한 빠스까이스의 입구에는 십자가상이 있다. 이곳에서 시멘트로 만들어진 다리가 있는 시내를 건너기 위해서는 공동묘지를 지나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리막을 내려가야 한다.
물레방아가 있는 강변의 오솔길을 따라 아름다운 숲과 목장 사이를 지나 고롤페까지 이어진다.
아주 오래된 밤나무들이 서 있는 계곡 옆의 포장길로 연결되어 베이가 데 레이리스에 다다르게 된다.
도로의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까미노를 따라 다리를 넘어 강을 건너면 포장도로를 따라 시빌과 뻬로스를 지나 드디어 사리아 루트와 합쳐지는 아기아다에 도착한다.
갈리시아 답게 오늘도 아침 안개로 시작되어 덥지는 않았다. 안개가 자욱한 끝없이 이어진 도로를 따라서 걷다 보니 허기가 졌다.
배낭 속에 넣어둔 플럼 케이크를 꺼내 다 먹었다.
도중에 스틱 팁을 또 잃어버릴 뻔했지만 역시나 다시 찾아서 끼웠다.
알베르게가 많이 있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사리아는 유명한 막달레나 수도원과 사리아 백작의 성곽 유적을 만날 수 있다.
고딕 양식의 살바도르 성당을 지나면 뿔뽀를 파는 뿔뻬리아가 늘어서 있다.
사리아에 도착하니 안개가 걷히고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기 시작했다. 그래도 일찍 도착했으니 사리아에선 필요한 것만 구입하고 바로 이동하기로 했다.
시내로 들어가지 않고 첫 번째 가디스로 바로 가니 10시 40분이다. 플럼 케이크는 원래가 유통기한이 짧은지 이번엔 9월까지다. 계산하러 가는데 바게트가 따끈해서 같이 구입했다. 바로 프로이스로 갔는데 바게트 210g 0.35€ 둥근 비스킷은 250g 0.50€. 그러고 보니 가디스에서도 250g은 있었던 것 같다.
마트 구경을 하고 까미노를 따라 사리아 공립 알베르게로 가니 11시 20분이다. 배낭이 몇 개 줄 세워져 있었지만 그냥 지나쳤다.
바르바데로까지 2.5km라는 까미노 표지판은 거짓말, 4.5km라는 것 다 안다! 구글 내비만 되었어도 단축했을 텐데 오프라인 지도조차 요즘 오락가락이다.
노란 화살표를 따라갔더니 기찻길 건너 고가도로 건너편에 있는 비에리까지 가는데 구불구불 오솔길을 돌고 돌아 걸었고 그나마 직선 구간은 오래된 나무들이 늘어선 가파른 오르막이어서 힘이 들었다.
가는 길에 어떤 부부가 바게트를 건네는데 아침이었다면 엄청 기쁘게 받아들였겠지만 이미 따끈한 바게트를 산 후라 정중하게 사양했다.
마지막까지 구불구불 땡볕 속을 걸었고 12시 50분 바르바데로 공립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한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같이 기다리고 있으니 오스삐딸레라가 와서 13시에 체크인했다.
이곳에도 주방은 있었지만 식기가 없고 전자레인지는 있으나 냉장고가 없다.
2층 10인실 A룸 5번 침대지만 위쪽 6번을 사용했다. B룸이 건물 정면으로 창문이 난 곳인가 보다.
아저씨가 먼저 씻는 동안 바게트를 먹었다. 한참 후에 나오길래 준비해서 씻으러 들어가려니 잠깐! 하면서 다시 들어간다.
기다려도 나오지 않아 뭐 하나 봤더니 세면대에서 면도를 정성스레 하고 있었다.
재촉하니까 샤워부스는 커튼뿐이었는데 들어와서 씻으란다. 이런 변태 같으니라고.
아무리 익숙한 풍경이지만 남자가 있는 공간에서 커튼 하나 사이에 두고 옷을 벗는 게 가능한 걸까? 게다가 이 건물에는 단 둘 뿐이다.
빨리 씻고 싶은 상황인데 그런 여유는 나중에 시간 남아돌 때 하면 되지 싶어 짜증이 났다.
내가 씻는 동안에는 오스삐딸레라와 수다 떨고 있더니 씻고 나오니 그제야 빨래를 하러 간다. 빨랫줄이 건물 뒤편 그늘 담벼락에 있어서 뭔가 불안했다.
그래도 실내보다는 낫겠다 싶어 모두 빨아 널었다. 그늘이라 그런지 바닥은 진창이라 벌레가 들끓었다. 물이 튀면 흙탕물이 튀어 발이 엉망이 되었다.
다시 씻고 들어오니 아저씨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오스삐딸레라는 점심을 싸왔는지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난다. 올라와서 문을 닫고 내려간다.
좁은 방에 2층 침대가 5개나 있고 좁은 화장실에 샤워 칸 2, 화장실 1, 세면대 2개에다 남자 소변기가 2개나 있었다.
어차피 잠금장치가 없으면 한 명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구조였다. 외관이 좋아 보여서 오스삐딸 다 꼰데사 알베르게처럼 최신식인가 했더니 욕심만 과해서 이도 저도 아닌 모양이 되어버렸다.
더구나 방에 콘센트가 1개밖에 없다. 여러 명이 묵을 경우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
창밖으로 보이는 건물 뒤편으로는 말 두 마리가 숲을 돌아다니고 있는 풍경이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었다. 시간은 잘 흐른다. 졸리고 피곤하다. 밤에 잠이 오지 않을까 봐 낮잠을 안 잤는데 요 며칠은 낮잠을 자고도 밤에 잘 잤다. 그럼에도 여전히 피곤했다.
옷을 담았던 지퍼팩이 찢어져 교체하고 배낭을 한번 정리했다. 오늘 사온 주스를 다 마셔도 갈증이 풀릴 것 같지 않아 캔콜라를 꺼내 마셔버렸다.
양지바른 곳은 아니지만 맑은 날에다 건조한 바람이 불어서 빨래는 잘 말랐다.
17시 빨래를 걷고 있으니 지나가다가 근처에서 쉬던 학생 순례자들이 빨래터 수도를 보곤 달려온다.
세요만 받고 지나가는 순례자 소리가 종종 들렸다. 늦은 오후까지 걸으면 알베르게마다 세요를 받을 수도 있겠다.
13일에 몬떼 도 고소에서 멈추지 않고 산띠아고까지 가기로 했다. 처음 일정을 짤 때야 여유가 있어서 멈추려고 한 거지만 어차피 여유란 것은 오래전에 사라졌으니 상황에 맞추자.
더구나 숙박비 아끼자고 생일날까지 걷기엔 생각만으로도 피곤했다. 차라리 13일에 노숙을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지금 난 무얼 해도 안 되는 상황이다. 그냥 좋은 상황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18시, 자려고 누웠다. 뭉게구름이 두둥실이라 소나기 한번 오기는 할 것 같았다.
마른하늘에 천둥소리가 들리니 왠지 불안하긴 하지만 차라리 밤에 비가 오는 게 낫긴 했다. 갑자기 김밥이 먹고 싶어졌다. 이건 뭐지?
Samos→Barbadelo 19.5km
○Samos (542M)
■San Xil (650M) 3.9km
■Furela (664M) 6.5km
■Pintín (624M) 1.3km
■Calvor (514M) 1.4km
●A Ferrería
●Foxos
●O Vao
●Aguiada (500M) 10.3km ■0.5km
●San Mamede do Camiño (495M) 1.3km
●Teibilide
●Rosende
●Sarria (443M) 3.4km
-Convento de la Magdalena
-Fortaleza
-Iglesia del Salvador
●Barbadelo (546M) 4.5km
-Iglesia de Santiago
110.9km/775.0km
Gadis Sarria 1.90€
Plumcake IFA 400g -0.99€
Zumo Naranja IFA 1L -0.55€
Baguette 250g -0.36€
Albergue de Peregrinos Barbadelo -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