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26

Carrión de los C.→Calzadilla de la Cueza

by 안녕
Day 24.
Friday, June 19


주스가 있어 물을 사 오지 않았는데 어제 절반을 마셔버린 터라 혹시 몰라 누군가 남겨놓고 간 생수로 물통을 채웠다. 주방에서 수녀님이 준비해 놓으신 보카디요를 요거트와 같이 먹었다. 간식으로 바나나, 사과를 챙기고 알베르게를 나서는데 대도시라 그런지 방향을 모르겠다. 지나가는 사람조차 없어 멍하니 서있다가 광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그러다 드디어 노란 화살표를 찾아서 7시 15분쯤 출발했다.




7시 반쯤 까리온 강을 넘으니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의 출구가 이어진다. 오래된 돌로 만든 다리를 넘으면 산 소일로 왕립 수도원을 지나게 된다. 이어 적십자사의 원형 건물을 지나게 되고 빨렌시아와 살다냐를 지나는 CL-615 도로와 만나게 된다. 여기에서 직진하면 따르따호스 부근의 까미노에서 만났던 N-120 도로와 다시 만나게 된다. 도로를 가로질러 계속 이어지는 포장길을 따라 이어지는 구간은 자동차가 거의 없어 걷기에 편하다. 계속해서 베네비베레 수도원의 오래된 흔적을 지나 비요띠야로 향하는 도로와 만날 때까지 밀밭과 버드나무 숲이 이어지면 상당히 편안하고 쾌적한 길을 걸을 수 있다.

이제 피곤함과 지루함 외로움이 함께하는 구간이다. 오른쪽으로는 멀리 산띠아고 데 꼼뽀스떼라로 향하는 고속도로가 보이고 포장도로를 지나서 로마시대의 까미노인 비야 아끼따나를 걷게 된다. 13km 정도 이어지는 지루하고 외로운 이 길에는 수로를 건너기 전에 보이는 순례자 병원이 있었다는 표식이 전부다. 까미노 중간에는 오아시스라는 이름의 조그만 바르가 있어 간단한 음식을 먹고 쉴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문을 여는 시기가 일정하지 않다. 잘못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간단한 음식과 충분한 음료수를 준비해야 한다.




드넓게 펼쳐져 있는 밀밭 사이로 드문드문 나무들이 보이고 까미노가 그 나무들을 이어주는 것을 볼 수 있다.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에서 깔사디야 데 라 꾸에사까지 17km에 이르는 이 구간은 어떠한 마을이나 샘터도 없다. 이 구간은 까미노 프란세스 중 마을과 마을 사이의 거리가 가장 먼 곳이다. 스페인에서 가장 광활한 평야 지역이자 까스띠야의 정수를 간직한 끝없이 펼쳐진 깜뽀스 고띠고스를 걸어야 한다. 특히 이 지역은 여름에는 뜨거운 햇빛과 싸워야 하며 비가 조금이라도 내리거나 눈이 녹으면 바닥이 진창으로 변해 상당히 걷기 힘들다. 따라서 이런 날에는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아침 일찍 여정을 시작하여 천천히 걷는 것이 중요하다. 길도 험난하지만 이 구간에서는 외로움을 호소한다.




오늘은 아무런 답이 없는 날이다.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는 그런 날이었다. 묵묵히 걸으면서 마을이 나타나길 바랄 수밖에 없는 날이었다. 11시쯤 도착한 쉼터가 유일한 공용 화장실인 셈이었다. 가뿐한 맘에 더 걸을 수도 있겠다 싶었으나 그러다간 발뒤꿈치가 다시 아작 날 것만 같았다. 오늘은 끝없이 펼쳐진 길에서 어느 정도 왔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 더 힘들었다.

두 번째 운하를 지나면 가벼운 오르막길이 나왔다. 여기서부터 깔사디야 데 라 꾸에사까지는 한 시간이 채 남지 않았지만 마을의 위치가 분지 아래에 있어서 아주 가까이 가기 전까지는 마을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 수 없다. 때문에 정신적으로 더욱더 지루하고 피곤한 길이 될 수 있다. 마을에 아주 가까이 다가가면 갑자기 황토색의 묘지 탑이 나타난다.




Calzadilla de la Cueza (854M)는 아담한 마을로 멀리서 보면 지평선과 혼동하여 지나쳐 버리기 쉽다. 마을 안에는 벽돌로 지은 아담한 집이 있다. 그림 같은 풍경 안에 지친 영혼에게 안식을 주는 시원한 샘이 있으며 우람한 소나무가 이곳을 지나는 순례자들에게 편안한 그늘을 제공한다. 이곳은 알폰소 6세가 왕이었을 때 볼뻬헤라 전투가 일어났던 곳이다.

Iglesia Parroquial de San Martin
산 마르띤 교구 성당은 소박한 성당의 내부에는 푸안 데 푸니 화파가 그린 16세기의 봉헌화가 있다.




13시 드디어 눈앞에 마을이 보였고 오늘따라 마을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깔사디야 데 라 꾸에사 공립 알베르게가 너무 반가웠다. 마당을 지나 등록하고 내부로 들어가니 의외로 현대식이었다. 침대 옆 개별 콘센트가 너무 반가웠고 침대에서도 와이파이가 가능했지만 주방은 전자레인지만 있는 취사는 안 되는 주방이었다. 오는 길에 주스는 다 마셔버려 바나나, 페스츄리, 비스킷 등으로 배를 채우고 주방에서 올리브와 오이 피클로 염분을 보충했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라 18시쯤 잠자리에 들었으나 요란한 꿈을 꾸다 깨었다. 두 시간마다 화장실을 가느라 쪽잠 자는 기분이었지만 열두 시간을 내리 잠만 잤다.




Carrión de los Condes→Calzadilla de la Cueza 17.0km

○Carrión de los Condes (836M)
●Calzadilla de la Cueza (854M) 17.0km
-Iglesia Parroquial de San Martín

387.8km/775.0km




Albergue Municipal de Calzadilla de la Cueza -5.00€




보카디요, 요거트
파인애플 주스, 사과
바나나, 비스킷, 올리브 피클


Comedor
Microondas
WI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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