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tiponce→Guillena
Miércoles, 19 de Marzo
10°~21°
머리가 지끈거렸다. 손까지 부었다. 먹고 바로 자서 그런가? 양치도 하지 않았다. 충전도 안된 상태였다.
지급된 수건이 있으니 장을 비우고 샤워하고 싶은데 고정 샤워기라 포기했다. 아래 침대 투숙객이 화장실에 다녀왔다. 아직은 순례자인지는 잘 모르겠다.
추워서 스카프를 둘렀지만 코가 시큰거렸다. 일교차가 힘들었다. 이제 침낭을 써야 할까 보다.
이딸리까 호스텔은 원하는 바가 다 좋았다. 3시쯤 장을 비웠다. 양치도 했다. 그리고 부킹닷컴 고객센터에 글을 남기려니 완료가 되지 못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어느새 6시 반이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늘은 로스 몰리노스 스트림 구간을 지나면 안 되기 때문에 우회를 잘해야 했다. 길을 잘 찾을 수 있을까? 벌써 까미노 루트는 의미가 없었지고 무사히 도착해야 했다.
7시 반, 하나 남은 소이요구르트를 먹었는데 맛이 이상했다. 커피를 마시고 꼬마 머핀을 2개 먹었다. 기예나에서 왕복 2km 거리의 마트에 가야 하나 고민했는데 오늘은 마트에 가지 않아도 되었다.
사람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다리는 아직 아프고 배낭은 줄어들지 않았다. 아직 1구간이 끝나지 않았다. 어제 여파로 척추가 욱신거렸다. 배도 심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모닝커피도 언제까지 마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
8시 5, 6이 떠나갔다. 8은 다시 잔다. 이렇게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일찍 출발할까 했지만 14시 오픈이니 9시엔 출발해도 될 것 같았다.
스웨덴 메이트가 뒤에서 나타났고 앞질러 갔다. 전선 위의 둥지 사진을 찍느라 앞섰고 고속도로 입구를 가로질러 숲 속으로 들어갔다.
갈림길이다. 물웅덩이가 없는지 다들 직진했지만 나는 안전하게 웅덩이가 없는 곳으로 갔다.
9시 반, 지나가는 여인에게 알려줄까 하다가 혼자서 우측으로 가는데 뒤에서 누군가 소리친다.
나는 물웅덩이를 피해서 갈 거예요.
걸으면서 보니 그들은 어느 구간에서 고민하는 것 같더니 어디론가로 올라가고 있었다.
내가 선택한 우회로에도 물웅덩이는 있었다. 첫 번째 웅덩이는 돌을 딛고 건넜지만 두 번째는 발목까지 오는 물이 흐르고 있었다.
건너편은 깨끗해서 신발 벗고 건널까 싶었지만 그냥 돌아섰다. 원래 길로 가기로 했다. 다들 가는 걸 보면, 그쪽은 방법이 있을 것 같았다.
돌아오는 길에 한 순례자와 마주쳤는데 여기도 물웅덩이가 있다고 얘기했지만 그는 따라오지 않았고 사라졌다.
오리지널 길은 커다란 웅덩이가 있었다. 둘러갈 길도 없었고 그녀들이 간 곳은 길도 아니었다. 30분을 허비했다.
10시 다시 원점이다. 차라리 우측 길로 가기로 했다. 개울을 건너고 두 번째 개울에서 신발을 벗고 조심 건너는데 종아리 깊이였다.
크록스를 꺼내야 하는데 건너고 보니 주변이 다 젖어서 배낭을 내려둘 곳이 없었다.
크록스를 신느라 잠깐 내려둔 신발은 그새 바닥이 젖어서 배낭에 넣을 수가 없었다. 신발을 들고 걸었다.
발이 마를 무렵 웅덩이가 또 나왔다. 그리고 이내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진창길에서 발등까지 진흙범벅이 되었다. 크록스를 신고 있으니 차라리 물이 나았다.
발이 마른다 싶으면 또 웅덩이가 나타났다. 인도가 아니라 물길이라 지대를 더 낮게 만들어 두어서 물웅덩이가 생긴 것 같았다.
왼쪽 초원 위에 말과 소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하지만 우측에는 무릎까지 물이 들어찬 농장에 소들이 서있었다.
불쌍해.
전선이 뒤엉켜있는 커다란 개울을 건너고 한참만에 새로운 농가 부근에서 깊은 물웅덩이를 만났다.
도저히 건널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단 농가로 꺾어서 가는데 길 없음 표시가 이쪽으로 나있었다. 옆에 까미노 오리지널 루트가 있기를 기도하며 걸어갔다.
그런데 농장 끝으로 높은 철장이 있었다. 누구라도 나와서 문을 열어주길 기대했으나 아무도 없다.
다행히 철조망이 끝나는 부분에 틈새가 보여서 넘어갔다.
드디어 오리지널 루트가 이어진다. 그 길 직전에도 커다란 물웅덩이가 보였다.
이제 직진. 날벌레 떼가 쫓아다녀서 힘들었다. 스틱 잡은 손에도 물집이 잡혔다. 발가락에도 물집이 생겼는데 너무 아파서 휴지로 발가락 사이에 꽂았다.
쭉 뻗은 길로 걷다가 죄측으로 빠지는 길에 화살표가 없어서 직진했다. 그래도 끝부분에서 합류되었다.
고속도로로 이어지나 싶더니 풀밭길을 안내했다. 하지만 진창길로 안내할 것 같아서 고속도로로 갔다. 걸으면서 내려다보니 물길 반 흙길 반이었다.
뜨거운 태양이 오늘은 반갑지 않았다. 땀이 젖어온다. 애써 세탁한 보람도 없다.
10분 남은 거리의 고속도로 옆에서 발에 묻은 진흙을 닦아냈다. 물티슈가 배낭 허리백에 들어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크록스는 어쩌지 못하고 다시 출발했다.
마을 입구에서 길이 합류되었는데 그때까지도 물길이었다.
13시 7분 드디어 기예나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그런데 문이 닫혀 있다. 문고리를 한참 동안 두드렸다.
옆집 할머니가 누군가 배웅하러 나왔다가 뭐라고 한다. 이글레시아 옆에 열쇠가 있다고 하는 것 같았다. 같이 가준다는 말인 줄 알고 따라나서는데 자기 집으로 쏙 들어가 버린다.
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마냥 서있자니 힘들었다. 성당에 앉아있다가 나중에 다시 오자 싶어서 성당을 찾아갔다.
Parroquia Nuestra Señora de La Granada, 문이 닫혀있다. 한 바퀴 돌아보았지만 열린 문은 없었다.
부근에 문이 열린 집이 있지만 어느 집인지 알지도 못하고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른다. 무턱대고 아무 집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다음 순례자를 기다리는 편이 나았다.
그렇게 다시 돌아오니 알베르게 앞에 두 사람이 서 있었다. 전화했단다.
13시 반쯤 오스삐딸레라가 왔다. 나는 세 번째로 등록했다. 2층으로 올라와서 남자는 2번 여자는 3번 방을 지정해 준다.
스페인어가 안 되는 나는 루프탑으로 직접 안내해 주었다. 거기서 바로 세탁이 가능했다.
크록스 때문에 샤워가 시급했다. 발에 흙이 너무 많아서 발을 먼저 씻고 무릎보호대를 뺐다. 그런데 왠지 찝찝했고 떨어뜨려서 세탁해야 했다.
1유로 바구니에 오렌지 두 개가 남아있었다. 하나 챙겼다.
루프탑으로 올라가서 바지, 무릎보호대, 수건을 빨아서 널고 오렌지를 까먹었다.
전기주전자가 없어서 컵에 우유를 담아서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블랙커피를 넣어서 라떼를 만들었다.
머핀 하나를 먹고 냉장고 속에 있던 토마토를 먹었다.
다시 루프탑으로 올라갔고 대기하면서 라떼를 마셨다. 스카프를 빨아서 널어놓고 내려왔다.
메이트 한 명 입실, 네덜란드 아주머니다.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서 물 빼고 소독하고 밴드를 붙였다. 그리고 또 한 명 입실, 프랑스 아주머니다.
와이파이 비번 찾으러 내려갔는데 할아버지 순례자가 알려준다. Albergue / guillena
현관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안에 누군가 있었다면 당연히 문은 열려있었을 텐데 아까는 14시 오픈을 13시 오픈으로 알고 마음이 조급했었다.
조금은 민망해서 숏데님을 입고 루프탑으로 올라갔다. 수건, 바지, 스카프는 말랐는데 무릎보호대는 축축했다. 바지를 입었다.
그제야 선택한 침대에는 콘센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가운데 아래 침대에만 있어서 자리를 옮겼다. 편리함이 더 나았다.
냉장고에 있던 레몬을 까먹었다. 그다지 시지 않고 뭔가 맹탕이다. 혹시 길에서 주워온 것은 아닌지 살짝 의심스러웠다. 1유로 바구니에 오렌지가 다시 채워졌다.
발은 뜨겁고 몸은 춥다. 코가 시큰거리고 기침이 나서 침낭을 꺼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불이 얇아졌다.
무릎보호대 챙기러 올라갔지만 한쪽이 덜 말랐다. 네덜란드 아주머니는 루프탑에서 글을 쓰고 있다.
내일은 아침부터 비가 온다는데 얼마나 내리려는지 하얀 뭉게구름이 빛나고 있었다.
해가 지고 있어서 다시 올라갔는데 다 마른 것 같아서 침대에 걸어두었다.
내일도 개울 코스가 있어서 도로 따라가기로 했다. stream 개울이란 뜻이었다.
저녁에 한 여성이 입실했다. 그나마 젊다.
여긴 알베르게라 아침 8시 반 체크아웃이다. 이제부터 늑장을 부릴 수도 없고 그럴 상황도 아니다.
신발이 젖으면 차라리 크록스가 나으려나. 시에라 공원은 험난한 길이 될 것 같다. 전망대는 갈 수 있을까?
Santiponce→Guillena 12.6km
-Santiponce
-Arroyos de los Molinos Stream
-Guillena 12.6km
Albergue Luz del Camino B&B 15€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