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ía de la Plata #16

Almaden de la Plata→El Real de la Jara

by 안녕
Sábado, 22 de Marzo


9°~13°
새벽 2시 눈이 떠졌다. 깔창이 다 말라서 가져왔다가 바닥이 조금 축축해서 다시 갖다 두었다. 화장실에 갔는데 장을 비우는 건 잊었다. 다이닝룸의 신발은 전혀 마르지 않아서 방으로 가져오려다가 그래도 라디에이터가 비어있어서 올려두고 왔다.

다시 누웠는데 양말이 생각났다. 대락 말랐는데 자리가 비었다. 침대에 걸어둔 수건은 전혀 마르지 않아서 가져다 두었다.

신발이 걱정인데 어제 올려두었던 누군가의 등산화는 말랐으니 가저간 듯싶다.

방 라디에이터가 온풍 기능이 세서 갈등이 되지만 아무리 몰래 가져온다 하더라도 신발을 방에? 일단 한 시간만 두고 보기로 했다. 맥주에 약을 먹고 누웠다.




3시 30분 알람에 간신히 깼다. 신발 하나는 축축하지만 하나는 제법 잘 마르고 있었다. 그런데 자리가 빈 게 아니라 누군가의 옷이 깔려있는 거였다. 등산화 자리에 올려두어 찝찝했던 터라 다행이긴 한데 괜스레 미안했다.

다 마른 옷은 의자에 걸쳐두고 신발은 끈을 풀어서 다시 올려두었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보통 때라면 깨어있을 시간이었는데 계속 졸리다. 5시 충전이 되지 않고 있어서 선을 뽑았는데 내 것이 아니었다. 다시 꽂아두었다.

신발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뒤늦은 양치하고 장은 비우지 못했다. 옆 침대가 서둘러 출발했다. 나누어 가지 않고 33km를 한꺼번에 가는 모양인지 다른 순례자도 나갔다.

기침이 심해진다 싶더니 패딩을 벗고 있었다. 기침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건강하다고 해도 감기에 걸릴 수밖에 없는 길이다.




오늘 목적지 알베르게가 문을 닫았다. La Casa del Cura가 시립이지만 가격은 15유로. 그래서 다들 Alojamiento del Peregrino, Alojamiento Molina 가는데 두 군데가 모두 문을 닫았다. 무늬만 시립인 알베르게의 등장으로 문을 닫았나 싶다. 내일도 마찬가지.

10유로 수도원 숙소가 문을 닫고 15유로 시립이 등장했다. 오늘은 도착하면 전화해야 한단다. 일찍 가면 또 다음 순례자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체크인 시간이 없으니 무진장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네이트 변경하려고 로그아웃 했는데 로그인되지 않았다.

불을 켜고 준비하는데 늑장을 부리는 사람도 있었다.




7시 50분 출발했다. 입김이 나오는 추운 아침이다. 힘들 것 같은 오리지널 루트는 14km 차도는 16km 그냥 오리지널로 걷기로 했다. 마을의 끝부분이라 뒷동산으로 오르더니 끝없는 산길, 숲길로 이어졌다.

그래도 기분 좋게 걸으면서 해바라기씨를 까먹었다. 숲 속 그림 같은 집에서 키우는 개들이 따라오면서 계속 짖어댄다. 으르렁대는 개들 속에 한 마리는 옆으로 따라와서는 쓰다듬어 주길 바랐다.

그 앞에 개울이 있는데 건널 수 있는 거였다. 몇 개 건너면서도 설마 했다.




10시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개울이 나왔다. 또 고민에 빠졌다. 아예 크록스로 갈아 신고 남은 길을 걸어볼까? 앞으로 어떤 길이 나올지 알 수 없었다.

물이 맑아서 스카프로 발을 닦고 양말을 신고 신발을 신었다. 걷다가 뒤돌아보니 한 순례자가 개울 앞에 멈추어 섰다. 설마 또 나오진 않겠지.

하지만 10분 만에 또 개울이 나왔다. 그나마 돌 징검다리가 있었다. 제발 마지막이길.




날씨가 맑다고 해서 판초우의는 배낭에 넣었는데 비가 온다. 일단 가지고 있으려고 꺼냈지만 춥기도 해서 입고 걸었다. 약을 먹으려고 꺼내다가 떨어뜨렸다. 다시 꺼냈지만 또 떨어뜨렸다.

끊임없이 오르막이 이어지니 땀이 나서 판초우의를 벗는데 그 순례자가 지나간다. 정상 부근에 올라 진창길로 안내하는데 차가 지나간다. 차도를 걸으려 따라갔다. 문을 닫는데 철창인가 싶지만 주차를 하는 것 같아서 사유지라고 생각했다.

다시 돌아 나와서 비탈길을 따라 내려갔다. 물길에 철문이 있는 억지로 만든 길이었다. 그런데 그때 그 차가 지나간다. 차도가 맞았다.

무거운 철문을 어렵게 열었는데 차는 무선으로 금방 열고 지나간다. 아쉬움에 쳐다보며 태워달라고 눈짓했더니 빗물을 차로 튕기며 지나간다. 그때 독일인 요하네스가 지나간다.




12시 25분 마을 초입에 다다르자 비바람이 몰아쳐서 신발이 젖어갔다. 그때 뒤에서 사람들이 갑자기 나타났다.

폐쇄되었다는 알베르게는 간판도 보이지 않아서 지나쳐갔다. 시립이라도 가려고 하는데 맵스미에 정보가 없어서 성당을 찾아가는데 자꾸 뒷길을 안내한다.

자전거 아저씨를 보내고 뒤돌아오는데 네덜란드 그녀가 나타났다. 주민에게 물어서 따라갔다. 문이 닫혀 있는데 아무도 전화를 하지 않았다.




그때 문이 열린다. 무슨 호텔 같은 비주얼이다. 직윈이 설명을 하더니 신발 갈아 신는 사이 둘은 그녀를 따라 계단을 올라갔는데 나도 뒤늦게 따라갔더니 없다. 다시 내려왔는데 그녀는 리셉션에 앉아있었다.

리셉션에 들어가니 나에게는 도와줄 사람이 조금 후에 온다고 번역기를 써서 기다리란다. 어디에 있었는지 두 명이 나타나더니 둘을 먼저 안내했다. 이건 뭐지? 나쁜 의도는 없어 보여서 기다렸다.

그런 후에 체크인, 15유로 카드결제. 다음번 스페인어 하는 두 명에게 설명하면서 번역기를 돌려서 동시에 나에게도 얘기해 주었다.

가운데 침대 위침대 3번, 1번은 안되냐고 하니 갑자기 분주해지더니 네덜란드인이 내 번호를 쓰고 있었다. 카드키마다 번호가 있었고 번호가 바뀐 것 같았지만 그냥 쓰기로 했다.




자전거 아저씨만 다른 방이다. 대기하며 씻고 있어서 일단 주방으로 내려왔다. 라밥을 만들면서 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배가 불러서 빵은 남기고 요구르트, 커피를 마셨다. 올라가서 씻었는데 바디젤이 비치되어 있었다. 침구 커버에 수건까지 완전히 호텔이다.

그런데 너무 춥다. 패딩을 꺼내려고 침대에서 내려갔다가 아이폰 충전기를 꺼내 충전하고 주방으로 내려갔다.

아무도 없다. 호박수프가 생각나서 데웠는데 양이 좀 많다. 스틱 과자와 같이 먹다가 다 먹지 못하고 올라왔다.

아이폰 충전이 거의 되었다. 그녀는 1번 나는 3번 아래인 2, 4 베드는 스페인들, 5 베드는 독일인 요하네스, 6 베드는 친구가 차지했다.

아래 침대에서 콘센트 문제로 얘기를 하는 것 같더니 2 베드로 가서 충전했다. 이제 그만 충전하기로 했다. 카드를 빼야 해서 눈치를 보다가 5 베드 독일인 요하네스네가 충전을 안 하길래 문을 닫으면서 카드를 뽑았다. 그 순간 전원 꺼지는 소리가 들렸고 민망함에 충전기를 빼서 가져갔더니 2번이 친구 충전기를 건네고 자신의 충전기를 꽂았다. 전원이 안 들어온다고 하더니 카드를 꽂는다. 분위기 묘한.

2번이 와이파이 비번을 6번에게 물어보니 모른다고 해서 대신 알려줬다. 이해를 못 해서 요하네스가 철자를 알려주었다. 접속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는지 친구가 내려가서 다시 알아온다. 독일인과 프랑스인 사이의 철자발음.




기침이 너무 났다. 찬공기에 더 심해지는 것 같아서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피곤해서 글 쓰는 것도 포기하고 누웠다.

그때 물을 마시는 게 어떻겠냐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그녀, 가시가 돋친 말로 들렸다.

그러다 잠들었고 기침에 잠이 깼다. 빵을 우걱 씹었다. 뭐라도 넘어가면 낫지 않을까 싶어 커피도 마셨다. 인기척에 다시 누웠다.

카드를 꽂아두고 간 스페인. 네덜란드가 문을 열어주고 간다. 따뜻한 블랙커피라도 마셔야지 싶다. 약이 떨어져서 한팩을 꺼내두고 주방으로 내려왔다.




모두들 여기에 있었다. 폰을 충전하고 물을 끓이고 커피를 마시고 있으니 아는 체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해바라기씨를 나눠준 순례자 같았다.

여자는 몇 명 되지 않고 한국인 아니 동양인은 나 하나뿐이니 그들에겐 익숙하지만 나는 그들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했다.

요하네스는 어디까지 갈까 싶어 따라가고 싶지만 다른 이들은 버겁다. 내일은 일요일이라 수도원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싶다.

카드키를 꽂지 않으니 문을 계속 열어놓아야 해서 실내가 점점 더 추워졌다.

화장실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데 그냥 들어가선 다 흘리는 스페인인, 아니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프랑스인이다.

20시 30분 자리에 누웠다.




Almaden de la Plata→El Real de la Jara 13.6km
-Almaden de la Plata
-El Real de la Jara 13.6km

Albergue Municipal La Casa del Cura 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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