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ía de la Plata #17

El Real de la Jara→Monesterio

by 안녕
Domingo, 23 de Marzo


9°~14°
3시 기침에 깼고 약을 먹었다. 코 고는 사람은 없지만 숨소리가 심한 2번이 화장실에 갔다. 그러자 6번이 큰 방귀를 발사했다.

충전을 시킬 겸 주방으로 갔다. 주스인 줄 알았는데 또 호박수프였다. crema de calabaza con un suave toque de nata 부기를 빼고 싶은 여인들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요구르트 2개를 먹었다. 차가운 것이 들어가니 기침이 더 심해졌다. 걷기 싫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4시 방으로 왔다. 화장실에 갔는데 변기 주변이 물바다가 되어있었다. 샤워부스도 멀고 세면대 근처가 아니었으니 당연히 누군가 오줌을 흘린 거였다. 건식 변기라 물청소도 어려울 텐데 싶다.

어둠 속에서 흘린 상황이었으면 왜 다들 불을 켤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변기 뚜껑을 열어보니 휴지가 잔뜩이다. 피해주기 싫어서 물을 안 내린 셈인가?

한두 명이 아니었다. 저러다 변기가 막히면? 건식 바닥에 오줌을 흘리면? 그게 더 큰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닐까?

네덜란드 자꾸 신경 쓰인다. 워터 어쩌고 하면서 기침하는 시늉을 했다. 아무래도 나에게 기침 때문에 뭐라 하는 것 같았다.




다들 나선다. 키박스는 있는데 구멍이 없다. 밖에 있나 싶었더니 문이 안 열린다.

순례자에게 부탁했다. 키박스 덮개를 젖히자 구멍이 있었다. 밖으로 나가니 다들 이미 떠나고 없었다.

뒤에서 쳐다보고 있으니 알베르게 사진도 못 남기고 대충 걸었다. 그런데 개가 짖으면서 달려온다. 못 본 척 해도 끈질기게 따라오며 짖어서 스틱을 내보이니 사라졌다.

비가 오는 아침이다. 움직이니 또 걸을 만했다.




그런데 또 스트림, 사람들이 지체하고 있어서 후딱 양말을 벗고 건넜다. 스카프로 발을 닦고 양말을 신고 신발을 신었는데 삐끗하며 젖은 땅을 밟았다. 오른쪽은 무사히 신고 출발했다.

커플과 남자가 이내 앞서 가지만 또 스트림이 이어졌다. 대부분 징검다리가 있어서 무사히 건넜지만 어느 순간 물이 튀어서 왼쪽이 젖었다.

그러다 그냥 건너자 싶어 오른쪽 신발마저 물에 담갔다. 양말 젖은 것과 신발 젖은 건 차원이 달랐다. 심지어 그게 마지막 스트림이었다. 조심할 것을!




주유소 부근에서 양말의 물기를 짜고 걸으니 나았다. 차도 옆은 고민이 되어 루트를 따라갔으나 이내 차도가 나왔다. 도저히 갈 수 없는 루트라 차도를 따라 걸었다.

어느 지점에서 고민하다 되돌아와서 루트를 따라 걸었는데 다행히 포장길이었고 차도는 돌아서 멀었다. 전단지 나누어 주는 차량이 원망스러웠다.

정상에 다다르자 피크닉 존이 나왔다 출입구를 통해 빠져나가는데 문 부근에 거대한 물웅덩이가 있어서 또 신발이 빠졌다.




드디어 마을 입구에 다다랐다. 조형물 부근에 멈추어 섰는데 가디언스 시빌 차량이 있었다.

그리고 이쪽으로 다가오더니 내가 다시 움직이자 그대로 지나쳤고 다시 그 자리에 서있다가 내가 멈추면 다가오길 반복했다. 그리고 움직이자 가버렸다.

13:20 하몽 박물관에 도착했다. 화살표를 따라 걸었는데 알베르게는 다른 방향이라 한참을 돌고 돌아서 찾아갔다.

병원 건물인가 싶었더니 뒤편으로 붙어있었다.




13시 50분 도착했다. 오늘따라 배가 고프고 따뜻한 국물이 절실했다.

냉동실에 고기와 냉동채소가 있어서 채소볶음을 하려고 프라이팬을 데우고 있었다. 그런데 오스삐딸레로가 오더니 자기 꺼란다. 민망해졌다.

파스타면을 삶아서 파스타 수프를 끓여서 먹고 블랙커피를 타서 놔두고 씻으러 갔다.

화장실 안에 샤워룸이 커튼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샤워하고 양말을 빨아서 건조대에 널어놓고 커피 마시러 주방에 갔다.




다들 난로 주변에 모여 앉아있었다. 방은 습했지만 주방은 난로가 있어서 따뜻했다. 양말과 깔창을 말리고 싶은데 난로에 얹으면 싫어할까 봐 의자에 걸쳐두고 앉아있었다.

신발도 화장실에 가지고 가서 빨고 주방 구석에 세워서 물을 뺐다. 수건은 말리려고 머리에 얹고 다녔다.

퍼피를 보고 있는데 오스삐딸레로가 드라이어를 주겠단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갖다 주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어디서 해야 할까 하다가 콘센트가 있는 곳이고 눈치껏 양말을 말릴 수도 있었다. 그래도 주방이니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말렸다. 그런데 소리가 너무 커서인지 쳐다본다. 아님 부러워서 그런가?

오스삐딸레로가 주방이라 위생상 안 좋다고 화장실에 가서 말리란다. 신발을 주방에 두는 건 괜찮고 머리카락은 문제가 되나? 더구나 개가 주방에 들어오는 건 괜찮나?

신발이 시급했지만 양말이 거의 마를 정도로 쓰고 리셉션에 갖다 두었다. 양말도 깔창도 완전히 마르지는 않아서 가지고 주방으로 왔다.




네덜란드인도 깔창을 가지고 난로 위에 올리고 간다. 신발은 상관없나 보다.

빨아서 구석에 세워둔 신발에 물이 가득 찼다. 화장실에 가서 물을 버리고 당당하게 난로 옆에 세워두니 요하네스네가 난로 앞에다 놔둔다.

그리고 이미 다 마른 깔창을 가져다 놓아두더니 가져간다. 다 말랐다고 해도 가져가더니 다시 돌려준다. 옷에 걸어둔 양말도 굳이 가져가서는 금세 돌려준다.

신발이 문제다. 내 신발이 가장 문제다. 체크인하는 순례자 중에 한국인이 있었다. 오른쪽 발바닥에 물집이 생겼다.

요하네스는 여전히 남의 신발을 말리느라 정신이 없다.

비가 그치고 햇볕이 비치는데 제법 뜨겁다. 하지만 이내 어두워졌다. 스페인 청년이 과자를 먹다가 모두에게 먹을 거냐고 물어보더니 놔두고 자리를 옮겼다.




샤워하고 온 한국인이 인사한다. 한국인이 또 있단다. 목요일 세비야에서 출발했고 하라를 건너뛰고 온 거란다.

믹스커피 하나를 건네주었는데 하필 노란색이었다. 요하네스가 저녁 먹으러 갈 건데 같이 갈 거냐고 물었다. 주방을 벗어나기 싫었다.




다들 저녁 먹으러 떠나고 난로 주변은 새로운 인물들로 구성되었다. 또 다른 이들이 신발을 가져다 난로에 얹었는데 냄새가 나서 보니 연기가 났다.

그때 오스삐딸레로가 지켜보고 있다가 신발 말리기를 금지했다. 그리고 난로를 치워버렸다.

게다가 사람들이 주방을 나가는 걸 보니 주방도 봉쇄하는 모양이다.




19시 침대로 왔는데 공기가 너무 차다. 바로 기침이 났다.

요하네스에게 질문을 하지 못했다.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 일 것 같았다.




El Real de la Jara→Monesterio 20.0km
-El Real de la Jara
Andalucía → Extremadura
-Venta el Culebrín
-Complejo Leo
-Monesterio 20km

Albergue Municipal Las Moreras 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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