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ía de la Plata #19

Calzadilla de los Barros→Zafra

by 안녕
Martes, 25 de Marzo


5°~16°
너무 추웠다. 찬공기에 노출될 때마다 기침이 심해진다. 폰을 쓰고 싶어도 손이 너무 시려서 포기했다. 스페인 날씨가 이럴 줄은 몰랐다. 스페인 태양의 뜨거운 열기는 어디로 간 거야. 3월이 거의 지나가는데 방에서 손이 시리다니.

3시 화장실에 갔다. 알베르게 화장실의 대부분은 문고리가 파손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여러 번 고친 흔적이 많은 걸 보면 이상한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한 번은 문과 변기가 떨어진 곳이었는데 그때 누군가 문을 열려고 했고. 노크를 할 수 없어서 안에 사람이 있다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끝내 문고리가 파손되면서 문이 열리고 말았다.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순간적으로 일어서고 말았는데 그는 사과도 없이, 쳐다보다가 조용히 사라졌다.

남자만 해당되지 않았다. 남녀 구분된 화장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변기에 앉아있는데 누군가 오더니 노크하지 않고 문을 잡아당겼다. 문이 열리지 않으니 문을 강제로 열려고 해서 안에서 노크했다. 그런데도 멈추지 않고 문을 계속 흔들어 대었다. 나는 계속 소리를 내면서 노크했다. 그래도 멈추지 않아서 결국 내가 먼저 문을 열고 나갔다. 그러자 그녀는 "안에 있었어?" 이 한마디가 전부였다.

이곳에도 한 곳은 문고리가 뜯겨 나간 상태였다. 문고리가 있는 변기 쪽은 누군가 또 물을 내리지 않았다. 장을 비웠다. 그리고 6시 또다시 장을 비웠다. 먹은 것도 없이 계속 나온다.

다들 출발하고 내가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자전거 아저씨가 남아 있었다.




8시 10분 출발했다. 비포장도로가 엉망이다. 이내 후회했다.

라스 카냐다스 개울에서 갈대길로 우회하다가 그만 미끄러졌다. 발이 갈대 속으로 쑥 빠지면서 그대로 신발 속에 물이 가득 찼다. 신발이 진흙범벅이 되니 큰 개울이라도 나오길 바랐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요하네스가 지나간다. 나보고 자꾸 쉬란다. 발이 물에 빠졌다고 했지만 관심이 없다. 요하네스가 먼저 갔는데 저 멀리 정체구간이 보였다.

역시 큰 개울이 나왔다. 하지만 편한 마음으로 물속으로 들어갔다. 진흙이 묻은 신발을 씻는 마음으로 물속을 걸었는데 거의 허벅지까지 물이 올라왔다. 바지를 최대한 걷었지만 젖었다.

BA-069 교차로에서 양말을 벗어서 물기를 짜내고 신발에 고인 물을 버렸다. 그러나 다시 실개천 구간을 지나야 했다.

은의 길은, 물의 길이었다.




마을 부근에서 기차 건널목을 건넜다. BA-160 건너 누에스트라 세뇨라 데 벨렌 거리를 따라 푸에블라 데 산초 페레스 마을 지나간다.

에스파뇰 광장에 도착하면 대각선으로 건너서 성당을 지나간다. 성당 우측 오비스포 도로를 따라 BA-160 도로를 따라 마을을 빠져나간다.

에스파냐 광장을 지나고 세비야 거리를 지나 그란데 광장에 도착했다. 로페즈 아스메 거리를 건너 안차 거리를 계속 직진하면 왼쪽에 산 프란치스코 수녀원이 보인다.




사프라에 도착하고 한참을 더 걸었다. 공원이 나와서 당연히 지나쳤는데 길은 공원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공원으로 다시 들어갔지만 그냥 통과하기만 하고 반대쪽 문으로 빠져나갔다.

알베르게에 거의 다다랐을 때, 저 멀리 수도원 건물이 보였다. 하지만 갑자기 골목으로 안내했다. 그래서 다른 건물이거나 입구가 다른 줄 알고 맵스미 안내를 믿고 따라갔다. 하지만 골목을 돌고 돌더니 다시 큰길로 나왔다.




알베르게는 그냥 큰길에 있었다. 14시 50분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리셉션이 비어있어서 안뜰로 들어가니 오스삐딸레라가 카페에서 나온다. 같이 리셉션으로 갔는데 다리가 아프다고 하니 병원에 갈 거냐고 묻는다. 나는 그냥 쉬고 싶다고 했다.

한국인 왔냐고 그냥 물었을 뿐인데, 청년이 있는 방은 윗침대뿐인데 괜찮냐고 물었다. 얼떨결에 가운데 방의 침대 위층을 배정받았다.

그리고 내일 아침식사 장소를 알려주는데 그곳이 주방이란다. 취사할 수 있는 곳이 아닌, 그냥 먹는 곳이었다.

방에서 짐을 풀고 있는데 오스삐딸레라가 다시 오더니 방을 바꾸어 주겠단다. 5인실을 혼자 쓰란다. 그라시아스.

병원에 안 갈 거냐고 해서 일단 샤워하고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옷을 빨고 싶지만 혹시나 싶어 그만두었다. 양말, 수건, 스카프를 빨아서 널었다. 깔창을 빨아서 그나마 햇볕이 뜨는 화장실 창가에 올려두었다.

걸으면서 신발은 마른 것 같았지만 다시 물로 헹구었다. 창가에 드는 햇볕이 따가웠지만 구름에 자꾸 숨으니 마르기 쉽지 않았다.




뜨거운 물을 요청하면서 병원에 대해 물어보려고 했는데 다리가 아프다던 한국인 청년이 생각났다.

그런데 한국인 청년 방은 내가 있던 가운데 방이 아니라 끝방이었다. 그는 외출했는지 보이지 않았다.

알베르게 카페에 가보니 문을 닫았다. 방으로 돌아오다 청년과 마주쳤다. 이야기하니 병원에 가겠단다.

그는 저녁식사 취소 하려고 오스삐딸레라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 문자를 보낸 모양인지 그때 그녀가 사무실에서 나왔다.

식사 취소하고 병원 문의하니 그냥 태워주기만 하는 모양이다. 나도 따라가겠다고 했다.




5분 후에 바로 출발했다. 스페인에서 승용차를 타는 것도 좋았다. 편하게 앉아서 가니 너무 좋았다.

청년이 같이 피자를 먹으러 가겠냐고 하는데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그때 사프라 병원에 도착했다.

Hospital de Zafra, 알베르게에서 850m 거리다. 여차하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안심했다. 응급실로 가서 수속하는데 보험 여부를 묻는다. 그런 게 있을 리 없잖아.

결국 영사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영사관은 통역만 할 뿐이라며 대사관으로 문의하란다.

청년은 비용이 얼마가 나오든 다 지불할 테니 진료를 받겠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대사관 직원과 병원 직원의 통화가 길어지면서 로밍 통화료는 청년이 부담해야 했다.

나는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진료를 포기했다. 그러자 간호사가 진료를 받지 않을 거면, 대기실에 가 있으란다.

히터가 나오는 대기실은 따뜻했다. 병원 외부에 나가서 사진을 찍고 들어왔다. 왼쪽 엄지손톱은 부러졌고 오른쪽 손가락은 찢어져 있었다.

따뜻한 실내 의자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기침이 나더니 토할 것 같았다. 바깥에 나가서 바람을 쐬니 기침은 가라앉았다. 안에 들어가기 겁나서 서성이다가 응급실 입구로 다시 가니 오스삐딸레라가 부른다. 저녁식사 준비하러 가야 한다며, 나보고 있으란다.




청년에게 피자 먹으러 가자고 얘기하니 저녁식사를 다시 신청했다고 한다. 청년은 혼자 있어도 된다며 나에게 먼저 가라고 하지만, 병원에서는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결국 둘이 남았다.

청년은 진찰실로 갔다. 이내 엑스레이 찍으러 가서 나는 그냥 응급실 의자에 앉아있었다. 다시 어디론가 안내되어 가보니 처치실이다. 의사가 뼈는 문제없다고 약처방만 해준다.

약처방전을 받으면서 청년이 오스삐딸레라를 다시 불렀다. 오스삐딸레로가 금방 와서, 차를 타고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이곳에도 오렌지 나무가 있었다. 청년은 먹어보지 못했다고 해서 레몬과 오렌지 맛의 중간이라고 하니 자기 취향이란다.

결국, 병원에선 진통제 처방과 냉찜질이 전부였다.




식사 시간이 되기 전에 서둘러 카페로 가서 뜨거운 물을 요청했다. 종이컵을 들고 갔는데 예쁜 커피잔에 담아준다. 준비해 간 스페인어는 까먹었다. 믹스커피 2 봉지를 넣으니 딱 좋았다.

짐을 정리하고 침낭을 깔았다. 알베르게 바로 앞에서 휴지통에 버린 부직포 커버가 생각났다. 추우니까 찝찝한 담요 두장을 꺼내서 덮었다.

한이 노크한다. 같이 가주어서 고맙다고 오렌지를 사 왔다.




공립에도 주방은 없으니 여기서 2박을 하든지 아니면 버스 타고 점프해야 할 것 같았다. 앞으로 30km 이상 구간이 계속 나올 예정이다.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퉁퉁 부어있는 이 발로는 무리였다.

식사시간이 임박해서 커피잔을 갖다주고 왔다. 방을 구경하려고 들여다보다가 돌아섰는데 순례자 할아버지가 친구는 화장실에 있다며 불러주겠단다.

아니라고 했지만 부르는 소리에 급히 방으로 돌아오다가 마주쳤다.

그리고 다시 수도원 건물 구경하다가 식사를 마치고 카페에서 나오는 청년과 마주쳤다. 공립 알베르게에도 주방은 없으니 2박 할 거면 여기서 해야 할 것 같다고 하니, 점프할 곳에는 주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청년도 점프하기로 했나 싶어, 나는 메리다까지 가기로 했다니까 그는 고민해 보겠단다. 2박 할 거면 당당하게 방 옮기라고 하니, 그건 원치 않는 것 같았다.

신발을 가져오고 화장실 창문을 닫았는데 신발이 그대로 젖었다. 불안하지만 신문지를 구겨 넣었다.

요하네스 왓츠앱 프로필이 크레덴시알 사진으로 바뀌었다. 수도원 세요인 걸 보니 여기 어딘가에 와있긴 한 모양이다.

식사가 끝난 시간인지 20시 30분, 그녀가 크레덴시알을 갖다 주는데 사진에서 보았던 두꺼운 조형물 세요가 찍혀있었다.

청년이 원하면 방을 옮겨도 된단다. 자기가 직접 얘기해 주면 좋을 텐데, 내가 가서 얘기해 주긴 민망해졌다. 지금도 다들 내 건강으로 한 마디씩 하는데 괜한 가십거리 만들기는 싫었다.




밤이 되니 왠지 따뜻했다. 그러나 난방 장치가 아니라 그냥 기온이 조금 더 올랐을 뿐이다.

어느덧 21시가 되었다. 내일은 걷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서인지 피곤하지도 않았다.

신문지를 교체하고 침낭 속으로 들어갔다.

Titularidad: Junta de Extremadura
Gestión: Particular
Encargado/a: Sandra Bermejo




Calzadilla de los Barros→Zafra 18.0km
-Calzadilla de los Barros
-Puebla de Sancho Pérez 14.2km
-Zafra 3.8km

Albergue Convento San Francisco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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