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ía de la Plata #24

Calzada de Valdunciel→El Cubo del Vino

by 안녕
Domingo, 30 de Marzo


0°~16°
새벽 3시쯤 화장실에 갔는데 장은 비우지 못했다. 미니머핀 빵봉지를 챙겼다.

6시쯤 잠이 깼는데 너무 어두웠다. 충전하고 요구르트 먹으러 갔는데 없다. 피나수모도 사라졌다. 주인이 있었나 보다.

7시 반 짐을 챙기고 있으니 일어나기 시작했다.




8시 여전히 어두웠지만 알베르게를 나섰다. 아무도 없다.

대지는 메말랐는데 물덩이가 자꾸 나온다. 왠지 불안하더라니 아슬한 공간이 나타났다.

두 번째는 고속도로 부근에서 물웅덩이가 나왔다. 늪지대 같아서 도저히 걸을 수가 없어서 그냥 고속도로를 따라 걸었다.

어느 정도 지나자 메마른 루트가 고속도로와 나란히 이어졌다. 다시 합류하고자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철조망은 이어졌고 길목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대로 고속도로 따라 걸어야 되나 싶었는데 어차피 목적지에 고속도로가 통과했다.




오늘따라 빵빵거리는 차량이 많더라니 Guardias Civil 차량이 떴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나를 부른다.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된다는 뜻이겠지.

까미노 루트를 가리키며 나도 저 길로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대원들이 적당한 곳을 살펴주는데, 철조망 높이가 높고, 그 아래는 수풀이 우거졌다.

좀 더 가면 길이 있을 것 같은데, 어림없을 것 같다. 그때 지나가던 4명의 순례자가 보더니 적당한 장소를 찾아서 알려준다.




까미노 루트에 자물쇠로 잠겨진 출입문이 있었고, 고속도로에서 그 문까지 길이 나있었다. 철조망은 높고 출렁거려서 넘기 힘들지만, 쇠로 된 출입문은 넘으면 된단다.

무서웠지만 해보기로 했다. 배낭은 대원이 넘겨주고 나는 맨몸으로 철조망 위로 올라갔다. 팔힘은 좋아서 문 위까지는 잘 올라갔는데, 문쪽 철조망은 구멍 폭이 좁아서 신발 신은 발을 끼우긴 힘들었다.

철조망 난간은 폭은 되지만 위에 매달릴 구조물이 없다.

남자 순례자가 밑에서 잡아준단다. 하지만 혼자서 해보려고 신발을 벗자, 다들 아니라며 아우성이다. 하지만 출입문 문틈으로 발가락 두 개를 끼워서 담을 넘어갔다.

내려가는 그때 뒤에서 누가 잡는 바람에 손을 놓지 못하고 공중에서 버둥거리게 되었다. 안 잡아 주어도 되는데 말이다.




모두에게 인사하고 돌아서는데 순례자들은 휑하니 앞서가 버린다.

조금 걷자, 고속도로와 합류하는 지점이 나타났다. 조금만 더 걸었더라면 그 고생하지 않고 까미노 루트로 들어올 수 있었던 셈이다.

자연화장실 이용하려는 찰나 자전거 지나가고 또 지나가고 또 지나갔다. 간신히 홀가분하게 출발했다.

오늘도 힘들었다. 마지막엔 혼신의 힘을 다했다.

알베르게 침대수가 10개라 쫓기듯이 달렸다. 구원팀 4명이 마을에서 나와 알베르게로 가는 게 보였다.




15시,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나를 건져내 준 일행이 앞서 체크인을 하고 있었다.

내 차례가 되어 자리에 앉자, 오스삐딸레로 아저씨가 내 뒤에 서있는 순례자에게 통고했다. 꼼쁠리또!

18유로라 10유로 두장을 내밀었다. 오스삐딸레로가 잔돈을 가지러 가려고 해서 동전주머니를 꺼냈다. 9유로가 있었는데 어쩐 일인지 8유로도 되지 않았다.

다시 집어넣으려고 하자 옆에서 세어보더니 그냥 퉁치자며 동전을 몽땅 가져가 버린다. 순간 더 많이 가져간 것이 아닌가 싶어 혼란스러웠다. 이제 동전 없이 지내야 한다.

오스삐딸레로가 나가잔다. 피곤한데 어딜 가는 걸까? 마지못해 따라나가니 배낭 들고 나오란다.

아저씨가 안 보이더니 차를 가지고 와서 실어준다. 배낭은 트렁크에 실었는데 무언가 잔뜩 묻어있었다.




알베르게는 여기가 아니었다. 먼저 체크인을 마친 순례자 4명은 광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차를 따라왔다. 알베르게는 마을 입구에 있었다.

주방이 있는 거실을 지나 트윈룸 3개를 지나 계단으로 올라가니 욕조 딸린 화장실 그리고 더블베드 1개 싱글베드 5개가 있다.

4명은 1층에 나 혼자 이층이다. 아직 빈자리가 있는데 만실이라니. 햇볕이 들어오는 베드에 짐을 풀었다.

욕실을 쓰려고 올라오는 걸 보고 먼저 씻으러 들어갔는데 화장실에 잠금장치가 없다.

개인주택을 알베르게로 사용하는 것 같은데, 공용 화장실에 잠금장치가 없었다. 누가 문을 울까 봐 불안해서 후딱 씻고 나왔다.




시간도 충분하고 햇볕도 따갑지만 수건과 양말만 빨아서 뒤뜰에다 널었다.

커다란 냄비를 찾았지만 주방에서 불을 쓸 수 없었다. 여긴 무늬만 주방이고 싱크대는 세탁하는 공간이었다.

솔이 보여서 신발을 빨았다. 일부러 안 씻고 있었는데 솔이 나올 확률이 없어서 솔질해서 빨아서 널었다. 창가에 두었지만 바람이 너무 불어서 잘 마르지는 않았다.

수건과 양말은 걷어왔다. 등산양말만 덜 말라서 창가에 내놨다. 깔창은 들이고 신발은 화장실 창가 쪽에 햇살이 더 뜨거워서 옮겼다.

바람이 엄청 불어서 컵에 물을 담아 전자레인지에 물을 데웠다. 머핀과 같이 먹으려고 커피를 침대로 가져왔는데 그만 시트에 쏟았다. 그대로 둘 수 없어 시트를 빨았다.

그사이 식은 커피는 맛이 없고 머핀도 그렇다.




어느덧 18시. 화장실을 쓸까 하다가 문고리가 없으니 불안해서 참고 있었다.

이층에는 침대가 6개, 이미 5명이 들어왔지만 커플이 더블을 쓴 상황이라 빈 침대는 2개가 남아있었다.

오스삐딸레로 아저씨가 순례자 3명을 더 데리고 왔다. 계단 옆 잡동사니 공간에 침대 하나를 더 설치했다. 아저씨에게 Wifi 쓰러 같이 가겠다고 하니 여기도 와이파이가 있단다. 비번을 저장하고 접속하게 해 주었다.

내일 아침에 굳이 거기까지 가지 않아도 되었다. 옆에 전원 콘센트가 있으니 이만하면 됐다.

다들 프랑스인이다. 시끄럽다.




사모라에 가서 마지막 라면수프를 먹자. 커피도 마지막이다.

냉장고에 들어있던 햄버거빵을 체크하니 치즈가 들어있었다. 두고 간 것 같아서 2개 모두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모짜렐라 치즈라 제법 맛있었다. 그런데 간이 되어있지 않았다. 추가로 들어있던 햄도 먹어버리기로 했다. 딱 두장이 있어서 적당했다.

물을 끓여서 블랙커피를 마셨다. 갈증이 났는지 다 마셔버렸다. 한 컵을 더 끓여서 마시고 한 컵을 더 끓여서 식혔다.

20시 사람들이 돌아왔다. 물을 생수병에 담고 그릇을 정리했다.




21시, 아니타에게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날짜를 잘못 입력한 데다 두 번이나 겹쳐서 보낸 걸 알았다. 취소가 안되어 다시 보냈다.

●나는 Sevilla를 출발하여 Via de la Plata를 걷고 있는 중이다. Sevilla에서부터 거의 매일 비가 왔다. 그리고 매일 Arroyos에 빠지는 루트였다. (Stream에 브리지가 없다.) 그래서 매일 젖은 신발을 신고 걸었고, 물집은 낫지 않았다. 3월의 Via de la Plata는 비바람의 연속이었다. 밤에는 너무 많이 추웠다.

결국 나는 감기에 걸렸다. 내 발은 많이 부었고, 아파서 속도가 나지 않았다. 초반에는 28km를 8시간 만에 걸었는데, 지금은 18km를 8시간 동안 걷는다. 나는 시간에 맞춰 Albergue에 도착하기 위해, 쉬지 않고 하루 종일 걸어서 오후에 도착한다.

나는 쉬고 싶지만 까미노 중에는 멈출 수가 없다. 이곳 어디에도 2박을 받아주는 곳이 없다. 그리고 30km 이상 구간이 너무 많았다. Albergue가 있으면 이틀로 나누었지만, Albergue가 없으면 그럴 수도 없었다.

30km 이상 구간은 하루에 걸을 수가 없어서 결국 나는 버스를 탔다. 그래서 나의 일정이 앞당겨졌다. 나는 4/12일쯤엔 Astorga에 도착하게 된다.

나는 걷기를 멈추면 컨디션이 좋아지다가도 다시 걸으면 더 나빠졌다. 날씨는 좋아졌지만 바람은 여전히 차가웠다. 나는 찬바람을 맞으면서 감기가 재발되고 있다. 나는 발이 아파서 더 걷기도 힘든 상태라 그만 멈추고 싶다. 이제 나에게도 잠시 쉴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

Via de la Plata 가 Camino Frances에 비해서 이토록 어려운 길인 줄 나는 정말 몰랐다.

결론은 나는 Astorga에 너무 일찍 도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5/1~15는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나는 4월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공백이 너무 길어졌다.

같은 곳에서는 2주간만 머물 수 있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다른 곳에서 추가로 일하는 건 어떤가?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려운 부탁이라 조심스럽지만 도움을 요청드린다.




Calzada de Valdunciel→El Cubo del Vino 20.7km
-Calzada de Valdunciel
-Guardia Civil N-640
-El Cubo de Tierra del Vino 20.7km

Albergue Torre de Sabre 17.5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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