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ía de la Plata #25

El Cubo del Vino→Villanueva de Campeán

by 안녕
Lunes, 31 de Marzo


1°~21
왠지 따뜻했다. 마지막까지 발에 아이스팩 하다가 침낭 속으로 들어갔다. 자정이다. 어디선가 난방을 하는 것처럼 열기가 느껴져서 담요를 걷었더니 이내 추워졌다.

2시 기침소리에 잠이 깼다. 그리고 6시 반에 일어났다. 아래층은 짐을 싸기 시작했는지 소란스러웠다. 장을 비우기 위해 누워서 보카디요를 먹는데 아래층에서 무언가 찾는 소리가 들렸다.

소란스러움에 위층도 하나둘씩 일어났다. 안쪽 팀도 일어났고 불은 켜졌다.




배낭을 다 싸고 보니 7시가 조금 넘었다. 그런데 슈즈케이스가 안 보인다. 어제 리셉션에서 신발 갈아 신고 습관적으로 배낭에 넣었던 것 같은데, 아니었을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 비닐에 신발을 넣었다. 침대 주변을 뒤져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짐을 싸다 말고 갑자기 사라졌다. 알고 보니 아침 식사하러 간 거였다. 먼저 갔던 사람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슈즈케이스를 찾으러 가볼까 싶다. 아닐지도 모르고, 흘렸다 해도 아직 있을 리가 없지만 마지막으로 나서는 순례자를 따라갔다. 알베르게 문이 잠긴 줄 알고 돌아서려다, 혹시나 싶어 손잡이를 돌려보니 열렸다.

하지만 거기에도 없었다. 여기까지다. 또 잃어버렸다.

잠깐 걸었다고 발이 아프다. 냉찜질도 일시적일 뿐이다. 잠깐 누웠다가 마지막으로 배낭을 뒤져보고 침대 주변을 뒤져봤다. 할 일은 없지만 아직 어두워서 기다렸다.




화장실에 들어가고 싶은데 잠금장치가 없으니 불안했다. 모두 떠나길 기다리려다가, 프랑스인 커플이 있어서 믿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허벅지에 기다란 상처가 있었다. 발의 통증이 심하니 이 정도 쓰라림은 느끼지도 못했나 싶다.

화장실에 장금장치가 없으니 밖에 누구라도 있는 편이 나은데 갑자기 소란스럽더니 이내 조용해진다. 나가버린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이 올까 싶어 급해졌다.

그런데 화장실 문이 빼꼼 열려있었다. 게다가 점점 더 열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변기는 욕실 안쪽에 있고 문을 닫으려면 수습하고 가야 했다.

혹시 화장실 문이 열리는 걸 보고 놀라서 급하게 나간 건 아니었을까? 밝은 내부가 보였을 것 같은데, 민망해졌다. 어쩔 수 없다. 그들은 오늘 사모라까지 갔을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7시 50분, 출발했지만 마을 끝에 다다르니 8시다.

곧은길로 오로지 직진이다. 철길 옆으로 길이 이어져 있는데 곳곳에 물웅덩이가 엄청나게 많았다. 철도로 걷고 싶을 정도로 큰 웅덩이가 나타났다.

발 하나 디딜 정도의 공간에 진흙이 말라붙어 있어서 미끄러지지 않고 무사히 건넜다. 하지만 수시로 나오고 끊임없이 나오니 불안했다.

길은 전반적으로 양호하지안 발이 너무 아프다. 블랙커피가 너무 시원했다. 다 마시고 끎여서 식힌 물은 맛이 이상했다. 그래도 시원한 맛에 마셨다.




산 위에서 내다보았을 때 멀찍이 보이는 마을일까 봐 불안했다. 가까이에 마을이 보여 안도했지만 처음 본 마을이 맞았다.

산에서 내려올 때 올라가던 트랙터가 일을 마치고 벌써 내려왔다. 마을이 참 멀게 느껴졌다. 알베르게 시설에 대해서 생각했다.

내 슈즈 케이스는 어디로 갔을까? 마을 입구에서 마지막 남은 물을 마시느라 잠시 멈추었는데 길에서 1유로를 주웠다. 전에는 좋았지만 이제는 불안했다.




마을이 나오니 빠르게 다가왔다. 12시 55분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지도상에서는 더 들어가야 하는데 사진과 똑같으니 의심할 수 없었다. 바르 Via de la Plata에서 체크인해야 한다는데 문이 열려있었다.

누군가 차에서 내리는데 오늘 앞서거니 했던 커플이다. 어제는 내 뒤에서 꼼쁠리또 당했다. 여기서 잠깐 쉬다가 사모라까지 간단다.

그때 뽀글 머리 아저씨가 안에서 나왔다. 도착해서 짐을 풀고 있었던 모양인지 먼저 베드 선점했다.

나는 창가 안쪽을 선택하고 보니 베드 옆에 콘센트가 있었지만 히터가 가동 중이다. 충전하려면 히터를 옮겨야 가능했다.

컵을 씻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들어오니 아저씨가 히터를 문쪽으로 옮기고 있었다. 내 옆 콘센트를 쓰려고 하나 싶어 얼른 충전시켰는데 아저씨가 콘센트를 쓰라고 자리를 만들어준 거였다. 아저씨 자리에는 콘센트가 보이지 않았다. 같이 쓰려고 만들어 둔 거였나 보다. 어쨌든 그라시아스.




어느덧 13시 20분, 순례자 2명이 왔다. 오스삐딸레로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오기 전에 먼저 씻어야 할 것 같다. 바깥쪽 화장실은 냄새가 심하게 나서 안쪽에서 씻었는데 변기가 망가져 있었다. 물도 내리지 않은 상태였다.

바깥쪽도 물을 내리지 못해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씻고 와보니 내 베드 옆에도 콘센트 하나가 숨어있었다. 아저씨 혼자 쓰시라고 코드를 비웠다.

커피와 머핀을 먹으러 주방에 나오니 순례자 아저씨가 혼자서 거창하게 식사 중이다. 나는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그때 누군가 들어와서 아저씨에게 인사했다.

오스삐딸레로인 줄 알았는데 아저씨에게 보카디요를 건네주고는 나가버린다. 뭐지? 그런데 이 아저씨, 한입 베어 먹더니 맛없다고 버린다.




너무 추웠다. 커피를 원샷하고 다시 물을 끓여서 침대로 왔다. 옆 베드에도 순례자가 왔는 모양인지 반대쪽 콘센트를 점령하고 히터는 그 옆 침대 콘센트에 꽂혀있었다.

열기가 전혀 오지 않아서 히터를 내 옆 콘센트에 옮겨 꽂았다. 그런데 아저씨 자리에도 콘센트가 숨겨있었다. 여긴 나 혼자 쓰라고 해준 거였는데 숨은 콘센트를 못 봤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혹시나 싶은 마음에 콘센트 테스트를 해보니 역시 먹통이다. 처음에 여기저기 테스트를 해봤을 것 같았다. 히터를 다시 갖다 두었다.

그러자 입구 쪽에 자리를 잡았던 순례자들이 안쪽으로 옮기더니 히터를 입구 쪽으로 옮겨서 꽂았다. 내 옆 베드는 과식한 아저씨 자리였는데 기침도 하고 코도 굴면서 잔다.




식은 커피는 병에 담고 새로 물을 끓였다. 해바라기씨를 까먹었다.

맵스미에 공립 알베르게가 뜬다. 그런데 뒤져봐도 정보가 없다. 화장실 문제도 있고 해서 한번 가볼까 싶었다.

그때 체크인하러 할머니가 왔단다. 다른 순례자는 등록을 안 한다. Via de la Plata 바르에서 체크인한다더니 다들 체크인하고 왔나 보다.

그론세에는 12유로, 부엔카미노는 13유로 표기되어 있는데 알베르게 안내문대로 12€

화장실 이슈는 현실이 되었고 할머니가 물을 부어서 해결만 하고 가버렸다. 오늘 아침에 장을 비우고 오길 다행이다. 양껏 먹으려던 마음을 접었다.




옆 침대 아저씨는 더웠는지 히터 방향을 돌려버린다. 그런데 막상 안쪽이 추워지니 히터를 안으로 갖고 왔다.

와이파이도 있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메일 체크했다. 이나타는 첫 번째 보낸 메일에 답을 해왔다.

첫 문장을 보고는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답변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일단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런데 성수기도 아닌 시점에 필요하다는 곳이 있을 리는 없었다. 수녀원으로 갈까?

순례자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줄 알았다. 당장 화장실 문제가 심각했다. 변기가 두 개 있지만 물을 내리지 못한다.

낮에 들렀던 커플은 오늘 사모라까지 간다고 알베르게에서 잠시 쉬어갔다. 그런데 떠나면서 내일 보자고 했다. 인사치레인 줄 알았는데 어쩜 이 마을에서 내일 출발하는 건지도 모른다.

여기서 안 잔다고 했는데, 이 알베르게에서 안 잔다는 뜻일 수도 있다. 그래서 공립이 존재한다면, 공립으로 갔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 1유로 주울 시점에 알베르게의 시설에 대해서 생각했다. 와이파이가 있으면 좋지만, 개별 콘센트가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한번 사용하는 거라 중요치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러자마자 화장실을 쓰지 못하게 되니 할 말이 없다. 화장실도 중요해!




내일은 19km 우회지점 때문에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른다.

물 한 컵을 준비해 두었는데 벌써 화장실에 가고 싶다. 와이파이가 수시로 끊어졌다. 일찍 누웠다.

21시. 히터가 안쪽까지 닿진 않아 추웠지만 침낭과 담요만으로 버틸만했다.

한참을 자다가 인기척에 눈을 떴다. 아침인 줄 알고 놀랐는데 자정이었다. 다행이다.




El Cubo del Vino→Villanueva de Campeán 13.2km
-El Cubo del Vino
-Villanueva de Campeán 13.2km

Albergue Privado Villanueva de Campeán 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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