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nueva de Campeán→Zamora
Martes, 1 de Abril
15°~23°
4시 반 누군가의 알람소리에 깼다. 2명이 일어나서 떠날 준비를 했다. 열이 났는지 더웠는지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다. 그리고 속이 너무 불편했다. 화장실에 가고 싶었다.
바르에 가서 화장실을 사용할까 했는데, 아침에는 영업을 안 하는 것 같았다. 다시 잠들지 못하고 누워있는데 누군가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5시다. 알베르게에 계단이 있었다. 위층에 방이 있다면 화장실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어두컴컴한 계단을 올라갔다.
역시 침실도 있고 화장실도 있었다. 물이 내려가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의 기회를 날리기는 싫었다. 도착했을 때부터 답답했던 상황이다.
변기가 높이 있으니 쉽진 않았다. 불안함과 함께 성공했다. 일단 급한 불은 껐다. 2층은 변기가 고장나진 않았다.
그리고 내려와서 보니 바깥쪽 화장실이 깨끗했다. 변기 고장도 아니었다. 냄새가 안나는 걸 보니 원인은 똥! 도대체 누가 물을 안 내리고 갔던 걸까?
그런데 할머니 오스삐딸레라는 왜 양동이로 물을 부어서 내린 걸까?
날씨가 추우니 폰이 내 지문 인식을 하지 못해서 패턴으로 오픈하는데 그마저도 힘들어서 바꾸었다. 잊어버리는 건 아니겠지?
6시 뽀글이 아저씨 일어나는 것 보고 잠시 누웠다가 눈을 떴다. 깜빡 잠들었는지 어느새 6시 50분이다. 남은 순례자도 일어나길래 불을 켜고 짐을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화장실에 갔는데 잠금장치도 없고 걸쇠도 파손이라 문손잡이를 잡고 있어야 했다. 다들 왜 그러는 걸까?
7시 20분 출발. 어둡지만 바닥은 보였다. 통증이 심해지기 전에 속도를 내야 한다. 하지만 오늘도 금세 지쳤다. 발을 잘라내고 싶었다. 발뒤꿈치가 아프니 발가락으로 걸어보려고 했더니 감각이 없다.
산 마르시알 마을 통과길이 더 짧아서 계속 직진했다. 동전 0.02 주웠다. 도로를 벗어나 다시 까미노 길로 접어들어야 하는데 고민되었다.
10시 저 멀리 사모라가 보였다. 아직 10km 남았는데 벌써 보이니 이상했다. 차도를 버리고 루트대로 걸었는데 너무 힘들었다.
양 목장이 있는데 시커먼 개 한 마리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다행히 양 떼 속으로 돌아갔고, 주변에 사람도 있었다.
조용해서 지나가려니 다른 개가 달려온다. 무서운 기세는 아니고 놀자고 오는 것 같았지만 너무 크다.
개물림 사고가 있었다는 곳이 사프라인 줄 알았는데 사모라였다. 그래서 조용히 서 있었다. 하지만 주인이 부르자 개는 이내 돌아갔다.
세 기둥에서 시작된 진창길. 그나마 굳은 상태였지만 2km가 이어졌다.
여전히 저 멀리 사모라는 보이는데 도무지 가까워지지 않았다.
우회도로 직전, 마을 벤치에 잠시 앉아서 아끼고 아끼던 물을 꺼냈다. 생각보다 아직 많이 남아있었지만 모두 마셔버렸다.
사모라에 들어가기 위해 두에로 강을 건너야 하는데 보행자용 다리, Puente de Piedra 공사 중이라 다른 다리로 건너가야 한다는 안내문을 봤다.
작년에 시작된 공사인데 지금은 끝났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발 상태 때문에 갔다가 공사 중이면 다시 되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고민되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멀리 있는 다른 다리로 건너갈 수도 없었다.
14시 까미노 루트대로 가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나서 보니 동양인 여성과 서양인 남성 커플이 어느 샛길로 들어갔다.
역시 다리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나 싶어 따라가 보니 강변길이 나왔다. 하지만 우회루트는 아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차가 다니는 커다란 브리지로 넘어가야 하는데 너무 멀다.
그래서 일단 기존 루트대로 갔다. 산책 중인 주민에게 물어보니 삐에드라 다리를 건너가란다. 통행이 가능한 모양이다.
강변을 따라 걷고 끝지점에서 도로로 올라가는 길이 있었다. 단장된 Puente de Piedra는 철제 난간을 돌난간으로 교체했다.
건너서 사모라 구시가지로 들어갔다. 3km 거리가 이렇게 멀었을까?
골목 안 언덕을 오르니 금방이다. 길을 헛돌게 만든 커플이 이내 뒤따라 오더니 전망대로 가버렸다.
14:25 알베르게 앞에 도착했다. 18.4km 7시간 걸렸으니 아주 잘 걸어왔다.
오픈 시간은 15시지만 초인종이 보여서 혹시나 싶어 눌렀다. 오스삐딸레로가 나오긴 하는데 오픈 시간을 가리킨다.
아침에 알베르게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아저씨가 두 번째로 도착했다. 신발을 갈아 신고 앉아서 기다렸다.
오늘은 태양이 뜨겁다. 내일도 거리가 만만치 않은데 일찍 나서야 하나 싶다. 음료가 필요한데 비소식이 있으니 음료 사기가 망설여진다.
15시 정각에 문이 열렸다. 존므앙 오스삐딸레로가 배낭을 침실까지 들어다 주었다.
아래층에 있는 침실도 좋다. 언덕길이라 침실이 2층 전망이다. 창가 베드를 찜했는데 하필 여기만 콘센트가 멀다.
한층 아래 주방 체크했다. 냉장고에는 누구나의 식재료가 너무 가득이다. 과일 바구니에서 오렌지와 사과를 챙겨서 방으로 올라오니 상한 과일들이다.
샤워하고 옷을 싹 갈아입었다. 빨래터는 주방에 있어서 그냥 화장실에서 빨아서 마당에 널었다.
다시 주방에 갔는데 누가 다녀갔는지 불이 켜져 있었다. 귤 하나를 까먹었다.
일단 물을 끓였다. 블랙커피를 식혔다. 냄비는 없어서 프라이팬에 마지막 쌀을 넣고 마지막 라면수프를 넣고 끓였다.
오스삐딸레로가 식탁에서 시트를 개고 있었다. 괜히 눈치가 보이는데 다가오더니 감기 걱정을 해 준다. 모든 알베르게가 추웠다고.
발에 얼음찜질을 하다가 커피가 식어서 생수통에 담아서 방에 갖다 두고 다시 주방에 갔다.
소이소스, 냉동채소로 볶음을 해 먹었다. 파스타면이 있으면 제대로 만들어 먹었을 것 같다. 빨리 먹으려다 포기하고 천천히 먹고 있으니 오스삐딸레로가 다녀갔다.
마트를 검색했는데 두 번째로 가까운 곳이 Gadis! 880m 밖에 되지 않았다. 정리하고 장바구니 챙겨 들고 18시쯤 나갔다.
가까운 거리라고 생각했으니 당연히 입구 쪽인 줄 알고 언덕길을 내려갔다. 그런데 재검색되면서 1km로 늘어났다. 북쪽에 있는 거라 굳이 언덕을 내려올 필요가 없었다.
그제야 며칠 전에 사모라에서 검색해 봤던 Gadis란 걸 알았다. 그때는 멀어서 포기했던 곳을 오늘은 가깝다고 생각했다니.
10분 걸려 언덕을 다시 올라갔다. 그곳에는 또 다른 신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명동 거리를 보는 것 같았다. 쇼핑거리를 지나쳐 18:30 Gadis에 도착했다.
하지만 마론케이크가 없다. 초코 가예따스가 없다. 만사나 수모 0.78 하나 사들고 오려는데, 미니 사과가 보였다. 단단한 사과라 돌아서기 힘들었다. 결국 수모는 내려놓고 만사나 보르사 구입했다. 무겁겠지만 며칠간 양식이 되는 거였다.
발이 부서질 것 같았지만 전망대를 지나는 길이라 잠시 들어갔다. 빛의 속도로 사진을 찍고 다시 골목으로 내려갔다. 바로 알베르게가 나왔다. 20분 만에 돌아왔다.
그런데 알베르게 바로 옆이 전망대 옆문이다. 그대로 내려오면 되는 거였는데 굳이 돌아서 내려왔다. 전망대에서 알베르게 마당도 보였다.
그래도 착각 덕분에 처음으로 시내 구경을 하고 온 셈이다. 허벅지도 무릎도 잘 버티고 있지만 발뒤꿈치만 버티지 못했다.
알베르게 안이 덥다. 감기 걸린 나 때문에 난방을 최고로 올린 느낌이다. 사과를 모두 씻어서 비닐백에 담았다. 2kg 17개 당분간 먹을 양식이다.
썩은 오렌지는 까먹었다. 사과 하나도 먹었다. 배가 부른 건지 잘 모르겠다.
내일 비소식이 있지만 오전 흐림, 오후 맑음이라 헷갈렸다. 기다리는 협회 메일은 없었다.
과식을 한 것 같아서 양치하고 장을 왕창 비웠다. 너무 덥다. 바로 옆에 라디에이터가 뜨끈했다.
어느덧 21시, 밤이 되니 좀 싸늘해져서 침낭 속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딱딱거리리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그리고 누군가 큰 소리로 통화하는데 너무 시끄러웠다. 골목에 아무도 없는 걸 보니 전망대에서 나는 소리 같았다.
Villanueva de Campeán→Zamora 18.4km
-Villanueva de Campeán
-San Marcial
-El Perdigón
-Entrala
-Zamora 18.4km
Albergue de Peregrinos de Zamora 10.00€ (15:00~)
Gadis Manzana 2kg 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