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ía de la Plata #80

Hospitalera en Fontanillas

by 안녕
Domingo, 25 de Mayo


12°~28°
3시쯤 문소리가 났다. 흡사 문 두드리는 소리 같아서 나가보니 주방에 불이 켜져 있었다.

화장실에 갔다가 주방에 들어가 보니 순례자가 있었다. 데사유노 안 먹는다더니.

불편해할까 봐 침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내가 더 불편했다. 지극히 범상하지는 않았다.




7시 반, 나머지 순례자가 일어나서 블라인드를 걷고 있었다. 양치하고 와서 시트 수거함을 들고 있으니 걷어서 준다.

주방에는 아무도 없다. 시트를 세탁기에 넣었다. 그가 혼자 식사하고 있는데 차가운 커피와 아몬드 타르트를 먹고 있었다.

스페인 사람이니 앙헬라의 설명을 들었을 텐데 감기에 걸려서 기침을 하면서 데울 생각은 왜 하지 않는 걸까?

우유를 데워서 커피가루를 넣어서 정원으로 나갔다. 그도 그제야 무언가를 데우기 시작했다. 어색함이 싫어서 커피를 들고 다시 밖으로 나갔다.

마놀로가 세운 표지판이 없어졌다.

컵은 싱크대에 두고 침대로 돌아왔다. 그들의 소리가 들려서 주방으로 갔다. 그는 짐을 정리하러 갔다.




어젯밤에 무얼 먹고 잤냐고 해서 피자 얘기를 했다. 오랫동안 잤냐고 물어서 10시간을 잤다고 했다.

한국인이 나가는 소리를 들었냐고 해서 그는 3시에 일어났고 30분에 출발했다고 했다.

어젯밤에 먹지 못한 미니 크루아상을 꺼내주니 또 먹게 된다. 마셨다는 말은 하지 못하고 앙헬라가 주는 까페꼰레체를 또 마셨다. 엄청난 양에 한참을 마셨다.

앙헬라에게 마놀로 표지판이 없어졌다고 하니 갑자기 이상한 말을 했다.

그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소송을 도와주었는데 패소했다. 번역의 오류인지 뭔지 알지 못하니 질문도 할 수 없었다. 대화는 포기했다.

내가 표지판 이야기를 꺼내서 마놀로 이야기를 한 것은 알겠는데 뉘앙스가 무언가 애매했다.

어제 마놀로가 잠시 들렀다고 하니 대뜸 타르트를 주었냐고 물었던 것도 그렇고 마놀로가 나에게 알 수 없는 말을 하게 한 것도 마음에 걸리던 터라 앙헬라의 말을 쉽게 넘길 수 없었다.

8시 20분 포토타임을 가진 순례자가 떠났다.




앙헬라는 오늘도 내가 있는데 Donativo 박스를 열었다. 금방 닫아서 빈통인 줄 알았는데 손에 지폐를 쥐고 있었다. 다행이다.

앙헬라가 정원에서 세탁기가 종료되길 기다리는 동안 나는 바나나를 먹고 장을 비우고 샤워했다.

교체한 샤워기는 별로다. 수압이 약한 곳에서 넓은 샤워기는 수압을 더 약하게 만들 뿐이다.

옷을 갈아입고 빨랫감을 모아놓고 화장실 청소부터 했다. 걸레 하나로 청소했다. 어차피 누군가는 씻으러 올 건데 그렇다고 청소를 안 하기도 그렇다. 걸레를 빨아서 널고 빨래를 했다.

머리를 정리하고 수건을 널고 있으니 빠꼬가 씻으러 지나간다. 청소는 무효가 되어버렸다. 그들만의 청소가 시작되었다.

산책이라고 하더니 외출복 차림을 한 앙헬라를 보고 나도 옷을 갈아입었다.




11시 반, 출발했는데 따바라에 간단다. 따바라 알베르게에 호세가 있는데 전압 어댑터를 놔두고 가서 가져다준단다.

따바라에 도착했는데 길 건너 카페에서 일본인 요시끼가 뛰어온다. 여기서 이렇게도 만나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어댑터를 두고 간 것은 그녀였다. 그녀가 고맙다고 음료와 따빠스를 사겠다고 우리를 이끌었다.

크루아상, 카페, 카페꼰레체, 나랑하 수모, 케이크 그리고 그녀는 치킨볼과 세르베사를 주문했지만 계산을 한 것은 빠꼬였다.

물건도 직접 가져다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니 그녀는 고마움에 몸 둘 바를 몰라했다. 그런데 자원봉사자에 관심을 가지더니 어떻게 되는지 묻자 앙헬라가 사이트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나에게 어떻게 지원하는지 설명해 주란다. 번역기를 들이밀었지만 그냥 일본어로 설명했다.

앙헬라에게 이미 설명을 했고 혹시나 싶어 메시지로도 설명을 덧붙였다. 그런데 그녀에게 굳이 설명하라고 해서 의아했다.

혹시 나에게 친절을 베푼 그 사연을 설명하라는 것일까?




그녀는 따바라에 머문다고 해서 다 같이 따바라 알베르게로 갔다. 사모라 협회장 호세가 있는 따바라 알베르게는 생각보다 아담하고 낡았다.

그나마 순례자들이 머무는 건물은 새 단장을 해서 나아 보였지만 폰따니야스와 비교할 수가 없었다.

호세와 함께 마누엘이 함께 지내고 있었다. 알베르게 곳곳에는 조롱박이 엄청나게 많이 달려 있었는데 방치된 것도 많아서 지저분해 보였다.

내가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한다면 저것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았다.

여기는 단층 침대였는데 이미 도착했는지 배낭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도착한 순례자가 먼저 체크인하고 일본인도 체크인했다.

햇볕에 옷을 걷어보니 팔에 두드러기가 생겼다. 물린 건 아니었지만 불길했다.




우리는 곧 떠났다. 하지만 오다가 멈추더니 그들은 바르를 찾고 있었다. 방금 먹고 왔잖아요?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나 때문에 자꾸 사주는 건가 싶어서 불편했다. 빠꼬가 먹고 싶어서 그런 것도 같다. 집밥에 질린 사람들이 손님을 핑계 삼아 외식을 부추기는 것도 같다.

처음 도착한 곳은 호스텔에 딸린 레스토랑인데 문을 닫았다.

두 번째 바르는 문을 열었다. 심지어 사람들로 붐비었다. 식당이 문을 닫은 일요일이라 여기에 다 모인 듯싶다.

세르베사에 새우가 올라간 핀초를 시켜서 나눠먹었는데 너무 비렸다. 그런데 바게트가 나와서 먹었는데 이내 꼬치구이 3개가 나왔다.

매운 거라며 먹으라는데 그냥 따바스꼬 소스를 뿌린 돼지고기구이였다. 이제는 말해야겠다.

"한국인들은 매운 음식을 즐겨 먹습니다. 하지만 '한국식 매운 음식'과 '스페인식 매운 음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맛있는 스페인 음식을 일부러 맵게 만드는 것은 스페인 요리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행위입니다. 매운 음식을 흉내 낸 음식은 한국인의 입맛에도 맞지 않고, 스페인 사람들의 입맛에도 맞지 않습니다."

괜히 말했나 싶지만 매운 것만 있으면 무조건 사도록 그냥 놔둘 수는 없었다. 심지어 이상한 매운맛이었다. 향신료가 들어간 매운맛이라 먹기 힘든 것도 있었다.

오늘은 알베르게에 가서 피자를 먹으려고 했는데 망했다. 먹는 걸로 고문하는 수준이다.

이러고 가서 점심을 먹자는 것은 아니겠지?




알베르게에 오니 뻬레그리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건너편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체크인을 끝내고 모두 쉬러 갔다.

나는 카페꼰레체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또 한 명이 왔다. 그들은 바로 나왔다.

거의 땀에 절어서 왔는데 음료를 뭘로 하겠냐면서 커피부터 얘기하고 있다. 오늘 같은 날은 친절도 필요 없었다.

그냥 시원한 거 아무거나 주면 돼요.

그들 대화 속에 불쑥 레몬주스를 꺼내주니 그는 두 잔을 연거푸 들이켰다.

침대를 배정해 주었는데 씻지도 않고 먼저 온 순례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앙헬라가 무언가를 만드는데 불길하지만 카페꼰레체를 마저 마시고 침대로 왔다.

그런데 빠꼬가 부르러 왔다. 밥 먹잔다.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세요?

병아리콩을 밥에 섞어 먹는다고 했더니 심지어 밥을 따로 지었다. 당연히 반찬은 없다. 뭐랑 밥을 먹으라는 건지. 병아리콩을 섞어먹으란다.

아니 그건 반찬이 있는 한국에서 쌀에 콩을 섞어서 밥을 짓는다는 거지 맨밥에다 콩을 섞어서 그냥 어떻게 먹어요?

이러다 스페인 음식이 싫어질 것 같다. 본의 아니게 조미김을 꺼냈다.

심지어 빵은 아예 구워두었다. 더운 날씨라 음료를 마시고 싶었지만 무언가를 마시면 음식을 한 숟가락도 먹을 수가 없어서 참았다.

병아리콩에 오징어, 조개, 칵테일 새우를 넣고 끓인 것으로 특유의 향신료가 들어간 찌개 같은 음식이다.

저번에 잘 먹었다면서 해산물 밥을 다시 해주었을 때는 그냥 먹었다. 먹고 설사를 심하게 했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말할 수도 없었다.

냉동 해산물에 해동시킨 병아리콩으로 만든 거였고 심지어 어제저녁에 끓여둔 거였다.

그런데 어제 사온 신선한 왕새우를 꺼내서 껍질을 까더니 고양이들에게 주었다. 차라리 나도 새우 먹을래요. 사람은 냉동 해산물을 먹고 고양이는 생새우를 먹었다.

노아도 이 해산물 요리 주세요. 안된단다. 그러고 보니 앙헬라는 한 숟가락 먹고 만다. 더 드시라고 하니 본인은 충분하단다.

음식이 남으면 다음날까지 고통받아서 가급적이면 억지로라도 다 먹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이제는 너무 힘들어서 나도 못 먹겠다.

"저도 못 먹겠어요."

밥을 한솥 가득 지어놓았는데 반찬 없이 어떻게 먹으라는 건지 모르겠다. 저 정도의 양은 한국인도 다섯 명 정도는 먹어야 했다.




더운 날 자꾸 해산물을 먹여서 불안한데 심지어 전날 저녁에 만들어서 주방에 놔두었던 것이었다. 두드러기 원인을 알 수 없어서 불안한데 해산물은 계속 주니까 왠지 불안했다.

동남아시아에서 더운 날씨 속에도 고기를 실온에 두고 판매하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는데 여기도 마찬가지였다.

'해산물을 실온에 두면 상하지 않아요? 저번에 설사했단 말이에요.'

앙헬라가 고양이들에게 새우를 주러 갔는데 빠꼬에게 앙헬라가 음식을 너무 많이 만든다고 하소연했다.

먹는 모습을 보는 게 행복하다는 것도 정도껏.

배가 불러서 못 먹겠다는데, 안 먹어서 걱정된다는 것도 이제는 말이 안 된다. 심지어 많이 먹고 기운 차려서 마드리드에 가란다.

"배가 불러서 못 가겠단 말이에요."




방으로 돌아왔다. 대화하다가 한 명이 씻으러 가고 한 명이 있었는데 무언가 자꾸 삑삑거린다.

참다가 한소리 했다. 그런데 대꾸가 없다. 분명히 자리에 있었고 영어 하는 사람이다.

또 다른 벨소리가 울렸다. 그러자 다른 순례자가 들어와서 폰을 가져간다. 그때 코 고는 소리가 살짝 들렸다. 일어나더니 나갔다.

노아가 방으로 들어왔다. 자꾸 울어댄다.

그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다시 그 소리가 울렸다. 이러다 밤새도록 놀라게 될까 봐 volume down, please 하니까 뜬금없이 빠르동? 그런다.

"방금 전까지 영어로 대화하셨잖아요."

빈말로라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나갔다.




얼굴에도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베드버그의 가려움인지 뭔지 모르겠다.

어제 사 온 딸기도 아직 먹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저녁 안 먹어. 먹으면 죽을 것 같았다.

보통 사람에게도 이 정도는 고문인데 하루 한 끼 먹는 사람에게 이건 너무 가혹했다.

잔다는 사람도 억지로 데리고 가서 밥을 먹여서, 이제는 자는 척까지 하고 있다.

먹고 싶은 빵도 못 먹고 이상한 음식만 먹고 있었다. 치즈를 좋아한다니까 치즈 피자 한판을 한 끼로 다 먹으라고 주질 않나, 심지어 먹고 싶은 건 먹을 틈이 없고 먹기 싫은 건 다음날 꼭 먹게 했다.

남은 피자도 먹을 틈이 없었다. 그냥 빵과 치즈면 충분한데 이제 더 이상 외식은 못 참겠다.

오늘 산책을 가기 위해 준비를 해두겠다는 말이 결국 해산물 음식을 말한 셈이다. 아무리 그래도 해산물을 전날에 조리해서 실온에 놔두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되지 않았다.

장을 비우려고 바나나도 먹었지만 실패했다. 이제 다 살로 가는 중이다. 이제 한계에 도달하면 배탈이 날 거다.

오늘은 정말 진심으로 짜증이 났다. 먹는 거 남기는 게 싫어서 억지로 먹은 음식을, 잘 먹는 음식이라고 계속 주다니.




4시에 온다던 사람이 있었는데 두 번째 순례자가 그였나? 하지만 18시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여니 작은 배낭을 멘 순례자가 서있었다. 들어오라고 하고 여느 때처럼 신발을 먼저 벗어달라니까 대뜸 자신은 오스삐딸레로와 얘기하겠단다.

자러 온 것 아니니? 그럼 신발부터 벗으라니까 대꾸도 없다.

초인종을 길게 눌렀다. 그래도 신발 벗어! 그랬지만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냥 짜증이 났다. 나는 도저히 안 되겠다. 자꾸 무언가를 변화시키려고 했다. 그런 내가 너무 싫다.

다양한, 때로는 뭐 같은 사람이 와도 그냥 넘겨야 하는데 나는 도무지 그게 안 되는 것 같다.

순례자가 아닌지부터 물어봤어야 했지만 나는 묻지 않았다. 배낭을 메고 있으니 당연히 순례자라고 단정 지었을 뿐이다.

그가 들어와서 내 말은 무시하고 오스삐딸레로를 찾을 때, 그저 무례한 순례자라고 생각했다. 오늘 예약한 순례자가 있으니 당연히 그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화가 났던 거다.

나의 분노의 초인종 누르기로 인해 두 사람이 나왔다. 그리고 이야기가 이어졌고 앙헬라가 방으로 들어왔다. 그에게 설명하길래 '거봐 순례자가 맞잖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방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순례자가 아니었나?

그리고 앙헬라가 나에게 와서 괜찮은지 묻고 갔다. 내가 누군가에게 화를 냈으면, 앙헬라는 나에게 따져 묻고 주의를 주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괜찮은지 물었다.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그들이 신발을 벗든 말든 내가 무슨 상관이야? 자전거를 주방에 놔두든 말든 내가 왜 나서는 거야? 나는 그냥 짜증이 나있었을 뿐이다.

누군가 침대에서 음식을 먹는다. 가서 얘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다. 안돼. 또 그 삐 소리가 울렸다. 안돼. 침대에 과자 부스러기를 떨어뜨리든 말든, 소리가 거슬리든 말든, 내버려 둬. 그렇게 나를 붙잡고 있었다.

다른 순례자들이 싫어할 거니까 소리를 줄여달라는 게 아니었다. 솔직히 내가 싫어서 그랬다.

그들이 청소하기 힘들까 봐 침대에서 먹지 말라고 한 게 아니었다. 솔직히 내가 꼴 보기 싫으니까 그랬던 거다.

어느덧 19시다. 물소리가 나고 저녁 준비가 시작되었다.





노아가 방으로 들어와서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보였다. 부르니 나에게 왔는데 침대에 올라올 뻔했다. 못 오르게 하니 가버린다.

19시 40분, 주방으로 갔다. 자다 일어난 모습인 것처럼 보였다. 다들 평소와 같았다.

나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냉대한 죄로 다소 민망함에 수건을 걷으러 나갔다. 누군가 정원에 앉아있었는데 그는 나에게 어색한 인사를 건넸다.

세 번째 그 사람, 그는 순례자가 맞았다. 그러고 보니 식탁에 3인분이 세팅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이제 내가 누군지 아는 거였다.

그가 나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듣고 앙헬라가 안부를 물으러 온 것이다.

레몬이 탐스럽게 보였다.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으면 먹어도 되는 거다. 그래도 불안한 시기라 먹어도 되는지 물어보았다. 레몬이 달다. 피로가 가시지는 않았지만 맛있게 먹었다.

이걸 보고 배고파서 그러는 거라고 오해하진 말았으면 싶다.




식사가 준비되고 그들이 식탁에 모여들었다. 설거지를 하는데 앙헬라와 빠꼬가 나가버리니 잠깐 고민했다.

마저 하고 나가고 싶었지만 잔소리를 듣고 끌려나가고 싶지 않아서 설거지를 중단하고 정원으로 나갔는데 아무도 없다. 뭐지?

잠시 후에 나타났지만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화장실에 가려고 주방으로 들어갔는데 빠꼬가 따라 주방에 들어왔다.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주방에 가보니 다시 정원에 나가있었다. 바람이 거세어서 파라솔이 날아갈 것 같다니까 파라솔을 걷어서 묶었다. Zoe 목끈이 파라솔 묶는 끈이었다.

두 사람이 주방에 들어가서 따라 들어가니 앙헬라가 설거지를 하고 있다. 가서 노노노! 하니까 비켜주었다.

말리지 않는 걸 보니 오늘은 내가 해주길 바랐던 게 아닐까 싶다. 그대로 이어서 설거지를 끝내고 디저트 타임에 침대로 왔다.

한 시간이 지나도 부르러 오지 않았다. 순례자가 오지 않으니 얘기 중인가 싶었다. 블라인드를 뒤늦게 내렸다.




21시 30분, 주방에 가니 앙헬라가 슈크림을 가지고 오는 중이었다. 딸기를 씻어서 생크림을 얹어먹었다.

세 번째 순례자는 정원에서 계속 통화 중이다. 여기 온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정원에서 보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가 순례자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모양이다. 순례자에게 봉사하기 위해 있는 그들에게 지나가는 사람은 필요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모든 짐을 침대가 아닌 복도 의자에 늘어놓았는데 노트북과 옷가지가 전부였다. 내가 봐도 까미노 하는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

늦은 시간에 도착하려면 최소 사모라에서 걸었어야 하는데 그렇게 보기엔 너무 멀쩡했다.

앉아있는 시간보다 정원을 서성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심지어 침대에는 누워보지도 않았다. 그는 순례자가 맞는 걸까?

내일 식사는 7시에 하기로 했단다. 아침식사 시간을 알려준 건 처음이다.

양치하고 침대에 누웠다. 오늘은 순례자가 세명인데 너무 조용하다, 싶었는데 그 순간 천둥 같은 코골이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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