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spitalera en Fontanillas
Viernes, 30 de Mayo
17°~31°
6시 그들은 분주했다. 잠은 깼지만 그냥 누워서 그들이 식사하러 가길 기다렸다. 사바나를 걷으려면 지금 일어나 봐야 서로 부대낄 뿐이다.
그런데 유독 한 순례자가 유난스럽게 짐을 챙기고 있었고 큰소리로 떠들기 시작했다.
자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좀 조용히 하라고 하자, 그 순례자는 화가 난 건지 더 큰 소리로 떠들었고 급기야 짧은 괴성을 질러대더니 방에서 나갔다.
잠시 후면 서로 안 볼 사이라 다들 참자 싶은 마음이었는지 더 큰 소동은 없었다.
도대체 누구였을까?
모두 방을 나가고 나서, 사바나를 걷어서 주방으로 갔다.
자전거 순례자가 식사를 하고 있다가 인사를 하는데 순간 그가 범인이라고 생각했다.
어제 방에서 혼잣말을 하기도 했었고 여자 순례자와 할아버지는 얘기 중이었고 어제 아침부터 와서 기다렸던 순례자는 이미 떠났는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전거 순례자가 범인이라 생각했지만 아시아인이 새벽부터 그렇게 쾌활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그는 조용히 식사하고 있었다.
먼저 떠난 순례자가 유력해 보였다. 뻬레그리나가 먼저 포토타임을 가지고 떠났다.
그리고 두 순례자도 포토타임을 가지는데 나에게 사진을 찍어달란다.
노아가 도로 한가운데 앉아있었다. 왠지 불안해서 다가갔다. 그때 앙헬라가 소리쳤고 이어서 차소리가 났다.
속으로 짜증을 냈지만 미안한 마음에 자전거 순례자에게 부엔까미노 해주고 침대로 돌아왔다.
갑자기 현기증이 났다. 장을 비우고 샤워했다. 화장실 청소를 먼저 하고 걸레를 빨아서 널었다. 옷을 갈아입고 세탁기를 돌렸다.
정작 세탁해야 할 두꺼운 긴 옷을 빠뜨려서 세탁기를 껐다가 다시 켰지만 그대로 작동되었다.
남은 원두커피에 우유를 넣고 데워서 가루커피를 넣어서 마셨다. 식빵에 모짜렐라 치즈를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었다.
도나띠보 박스가 열려있었다. 내부를 본 것은 처음이다.
세탁기가 종료되어 빨랫감을 들고 정원에 나가는데 앙헬라가 숙소에서 나왔다. 빨래를 널고 있는데 속옷 하나가 없었다. 주방에 떨어져 있었는지 앙헬라가 가져다주었다. 다시 빨아서 널었다.
주방에 들어가니 앙헬라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사바나가 건조기 밖에 꺼내져 있어서 먼저 정리하려고 하니, 혼자서 하려고 하지 말라며 지금은 쉬란다.
노아는 식탁에 누워있었다. 노아를 쳐다보자, 순례자가 없을 때는 고양이들을 주방에 들어오게 해 준단다. 고양이들은 자기네가 왜 자꾸 쫓겨나는지 이유를 알지 못한단다.
아마 식탁에 고양이가 누워있으니 내가 싫어할 거라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원래 나는 고양이들이 식탁에 올라오는 것을 싫어했다. 쥐도 잡아먹고 새도 잡아먹는 고양이가 가까이 오는 것이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양이들이 무섭지도 싫지도 않았다. 오래도록 보아오던 가족 같았다.
앙헬라와 같이 사바나를 정리했다.
곧 알메이다가 식료품을 가지고 올 거란다. 그 후에 옆 동네 벼룩시장에 가서 채소를 사 올 거란다.
주방 바닥을 쓸고 있으니 10시 반쯤 알메이다가 왔다. 팬트리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식료품과 함께 과일도 잔뜩 왔다. 사과, 오렌지 등등.
정리하는 동안 그들은 담배를 피우며 얘기를 했지만 이내 돌아갔다.
식재료는 정리했고 과일은 식탁에 놔두고 잠시 자리를 비웠더니 그사이 앙헬라가 과일바구니에 산처럼 쌓아두었다.
그런데 쓰레기통에 오렌지 하나가 비닐에 싸인채 들어있었다. 잘못 버렸나 싶어 비닐은 버리고 오렌지는 꺼내두었다.
청소는 마치지 못했지만 나가잔다. 오렌지는 물어보지 못하고 따라나섰다.
리에고 델 까미노를 지나서 망가네스로 향했다. 벼룩시장을 기대했지만 그냥 채소&과일 트럭이 있었다.
딸기, 체리, 바나나, 토마토를 사서 근처 바르로 갔다. Solo Cerveza, 거절했지만 기어이 Tapas 홍합을 시켜주어 마지못해 먹었다.
이 더운 날씨에 자꾸 해산물을 먹이려고 했다. 이내 일어섰다.
폰따니야스 마을 입구 강당 앞에서 마놀로가 나무를 베고 있었다.
근처 마을 Piedrahita de Castro의 Bar 주인장 호세와 다른 사람도 있었다.
대화를 나누다가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청소하다 말고 갔는지 침대마다 조명이 켜져 있고 걸레도 의자에 놓여있어서 불을 끄고 걸레는 빨아서 널었다.
데님팬츠와 침낭만 남기고 빨래를 걷었는데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서 침낭도 걷었다.
땀이 나서 다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으려고 했더니 청소를 재개했다.
기다리는 동안 짐을 정리했다. 어젯밤에 그렇게 춥지 않아서 침낭은 배낭에 넣기로 했다.
신발을 한번 더 빨아서 가져가거나, 신고 가려고 했지만 이 더위에 운동화를 신고 가면 힘들 것 같았다. 마드리드에서 한국에 갈 때도 그럴 것 같아서 신발은 신발주머니에 넣었다.
배낭을 다 싸고 보니 부피는 여전했다. 스카프를 빨아서 널었다.
청소가 끝나서 샤워하고 있는데 뻬레그리나가 왔다. 그리고 이어서 뻬레그리노가 왔는데 맥주를 달라고 했다.
앙헬라는 자신이 사놓은 맥주를 가져다주었다. 안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다.
팬츠와 스카프를 걷고 수건을 널었다.
마드리드에서 캐서린이 준 산호색 상의를 앙헬라에게 주었더니 수납장을 열어 보인다. 수납장에는 순례자들이 놓고 간 옷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도리어 나한테 필요한 옷을 챙겨가라는데 다음에 와서 입겠다고 했다.
앙헬라는 나를 기억하는 의미로 옷은 가지고 있겠단다.
디에고에게 톡을 보냈는데 나와 함께 지낼 브라질 봉사자는 어제 도착했다고 한다.
쓰레기통에서 꺼낸 오렌지를 먹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과일바구니에서 다시 꺼내먹기도 애매했다. 그래서 앙헬라에게 물어봤다.
그러자 오렌지에 곰팡이가 피었는데, 먹고 문제가 생길까 봐 버린 거란다. 음식은 항상 조심해야 하는 거라고.
그렇게 오렌지는 다시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오렌지를 까먹었다.
다시 햇볕이 쨍쨍해서 긴팔을 빨아서 널었다. 수건도 빨아서 널 것을 그랬다.
앙헬라가 흰살생선과 조개찜을 만들었다. 하지만 어제 남긴 달걀밥을 먼저 먹어야 했다. 앙헬라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접시에 조금 덜었지만 앙헬라가 와서 내 접시에 더 담아주었다.
노아에게 밥을 주려고 하니 앙헬라가 자신의 밥을 덜어서 그릇에 담아 노아에게 주었다.
밥을 먹고 해동시킨 바게트를 먹고 흰살생선 조개찜을 조금 먹었다. 하지만 남은 것도 내 접시로 왔다.
노아가 밥을 남겼고 더 이상 먹지 않았다. 갑자기 내 무릎 위로 올라왔다. 생선껍질을 주니 안 먹는다. 배가 부른 상태라 얻어먹으려고 온 것은 아니었다.
그 모습을 보던 앙헬라가 말하길, 노아가 나에게 떠나지 말라고 그러는 거라고 했다.
사람 손을 타지 않던 이께르는 정원에서 뻬레그리나에게 무언가를 얻어먹고 있었다. 오늘 고양이들이 이상했다.
설거지를 끝내자, 빠꼬가 노아를 데리고 숙소로 갔다.
나는 앙헬라와 함께 Café Sólo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16시 시에스따. 긴팔과 수건을 걷었다. 화장실에 갈까 고민하다가 사과를 먹었다. 풋사과라 아삭하고 새콤했다. 떠나려고 하니 채워지는구나.
짐도 쌌고 정리도 끝났다. 샤워하고 수건을 빨아서 널었다. 내일 아침에 머리를 감으면 수건이 마르지 않을 것 같다. 내일은 일어나는 대로 빨리 씻어야 했다.
20시에 시작된 식사는 30분 만에 끝났지만 이야기가 이어졌다. 설거지는 끝났고 오늘 순례자 디저트는 딸기란다.
준비하는데 뻬레그리나가 정원으로 나갔고 빠꼬가 담배 피운다고 따라나가서 합세했다.
들어오길 기다렸으나 앙헬라와 얘기하던 뻬레그리노마저 정원으로 나가버렸다.
두 순례자는 종일 정원에 앉아서 얘기를 했는데 식사가 끝났으니 계속 얘기할 모양이다.
딸기를 씻어서 접시에 담았다. 1인당 4알씩 준비했더니 앙헬라가 보더니 순례자들은 항상 배고프다며 더 많이 준비하란다.
접시 가득 담기는 했지만 그래봐야 몇 개 더 담은 거였다.
앙헬라가 딸기 접시를 정원으로 가지고 나갔다. 그러더니 같이 먹자고 나오란다.
배고픈 순례자들이라 많이 주라더니, 같이 먹으면 몇 개 더 담은 의미가 없었다. 우리 것도 같이 담으라고 했다면 모른다. 그래도 예의상 하나만 먹고 비켜 앉았다.
파리떼들이 딸기에 계속 달려들었다. 앙헬라가 하나 더 권하는데 싫다고 했더니 방금 파리가 앉았던 딸기에 초코시럽을 뿌려서, 먹으라고 건네준다.
싫다고 발버둥 쳤으나 그 딸기는 내 입속으로 들어갔다. 이럴 때는 정말 싫었다. 저녁식사를 해야 했다.
날씨가 더워지니 베드버그에 물린 상처가 가려운 데다 발등에도 무언가에 물려서 가려웠다.
식사를 마친 그들이 자리를 비켜주었으면 저녁을 먹으면 되었지만 굳이 따라나가서 얘기를 했다.
내일 떠나는 나와 얘기하자고!
이럴 거면 그들이 놓아주지 않았다고 하지 말던가. 그들과 저녁을 먹고, 나와는 디저트를 먹든가.
막판에 이러기 있기? 없기? 서운해지려고 했다.
하긴 순례자들도 내일 떠나는 사람들이었다.
오렌지 하나를 들고 침대로 왔지만 저녁을 먹을지 몰라 한참을 고민했다.
먹고 나니 순례자들이 방으로 들어왔고 앙헬라도 따라 들어와서는 저녁을 먹자고 했다.
노! 씨!
주방으로 갔는데 밥이 아니었다. 체리만 먹었다. 심지어 빠꼬는 22시쯤 인사하고 먼저 나가버린다.
앙헬라와 둘이서 얘기했다. 런치를 싸준대서 밥 대신 과일만 먹는다니깐 그럼 과일을 싸가란다. 버스에선 안 먹는다며 자꾸 사양하게 된다.
집주소 알려주면 치즈를 보내준다고 하길래, 통관 안될 것 같아서 올해가 가기 전에 와서 먹겠다고 했다.
부에나스 노체스~
수건을 가지러 정원에 나가니 빠꼬는 테이블에 앉아서 어머니와 통화 중이다. 매일 밤마다 어머니와 한 시간씩 통화하는 착한 아들이란다.
침대로 돌아왔다. 어찌 보면 마지막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