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spitalera en Madrid
Domingo, 08 de Junio
19°~33°피의 일요일
7시 반 잠이 깼지만 일어날 수 없었다. 아파서 제대로 잠들지 못했지만, 그들과의 기싸움으로 기력을 소진했다.
어젯밤에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감기가 나을 때까지, 밤에는 창문을 닫아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았고 밤새 창문이 열려있었다.
빨리 나을 수 있도록 그들의 협조를 내심 바랐다. 하지만 아파도 참고 일어나서 내가 맡은 일을 다 해내고 있으니, 그들은 내가 아프든 말든 상관없는 것 같았다.
오늘은 삐뚤어지기로 했다. 그들에게 피해주기 싫어서 정신력으로 버티는, 그런 미련한 짓은 이젠 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청소하기 전까지만 일어나면 되었다. 다시 잠들어버렸다.
청소기 소음에 잠이 깼지만 손가락 마디도 꼼짝할 수 없었다.
10시 디에고가 왔다. 청소는 끝났는지 조용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나가보니 아무도 없었다. 화장실 청소는 하지 않았고, 심지어 오늘따라 화장실은 너무도 지저분했다.
밤새 흘린 땀으로 몸이 끈적거려서 샤워부터 했다. 기운이 없어서 간신히 샤워하고 샤워실 문을 열어놓고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수에리가 화장실에 들어오더니 지저분한 화장실 바닥을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불을 끄고 나가버렸다. 순간 너무 당황해서 소리를 질렀다.
"야! 불은 왜 꺼?"
사람이 있는데 불을 끈다고? 이제는 해보자는 거지? 청소를 하지 않았는데 그냥 간다고? 이 꼴을 보고도 청소를 안 하겠다는 거니?
사람이 아프면 대신해 줄 수도 있고, 어차피 며칠 후면 둘이서 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바닥은 원래 그들이 하기로 한 거였다.
너무 짜증이 나서 물기도 닦지 않고 나와버렸다. 광장에서 햇볕에 머리를 말리며 서있으니 디에고가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
수에리는 다른 샤워실을 쓴 모양이다.
알베르게 청소가 끝나지 않았지만 외출하는지 Jean이 장바구니를 들고 나왔다.
'너 많이 아파 보여.'
그들 때문에 감기에 걸렸고 지금은 아프기까지 한데, 감기 낫게 도와주지 않는다며 서운해했지만 이제는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Jean은 내 얼굴을 보고 측은하다는 듯 쳐다보았지만 수에리가 나오자 둘은 사라졌다.
그들이 청소하는 구역은, 청소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지만 화장실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은 청소하고 싶지 않았다.
즉석 미역수프를 마시면서 마지막 약을 먹었다. 이제 감기약도 떨어졌다. 내가 이곳에서 감기를 낫기 위해 하는 마지막 노력이었다.
이제는 아프면 참지도 않을 거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야. 아무리 아파도 내 할 일은 끝까지 해냈지만 오늘은 그들처럼 행동하기로 했다.
침대로 올라갔다. 잠이 쏟아졌다.
13시 주방에서 식사 준비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 식사도 준비해 줄 거라 생각했고, 디에고가 해주는 마지막 식사라 고민되었지만 지금 무언가를 목으로 넘길 힘조차 없었다.
그때 수에리와 Jean이 돌아왔다. 술을 마시는지 건배하는 소리가 들렸다. 불러도 거절할 생각이었는데 부르지 않았다.
아픈 동료를 위해 청소를 도와주지 않은 그들보다 청소를 하지 않은 내가 더 싫은 건지도 모른다. 나도 아쉬울 것은 없었다.
이미 식사가 시작되었지만 뒤늦게 Jean이 부르러 왔다.
"노, 그라시아스!"
그러자 이어서 디에고가 부른다.
"식사하세요."
"안 먹을래요."
"네."
그들만의 식사가 이어졌다. 나는 그 와중에 다시 잠이 들었다. 내 스케줄을 제대로 해내고 싶었기 때문에 최대한 에너지를 아껴야 했다.
13:55 리셉션으로 나갔다. 당연히 디에고가 있을 줄 알았는데 Jean이 앉아있있다.
"비켜"
"너는 쉬어."
디에고가 리셉션을 맡고 있었으면 빵이라도 사러 나갔다 오려고 했다. 현재로선 먹을 것이 없어서 저녁까지 굶어야 했다.
Jean이 대신해주겠다고 했지만, 그들에겐 맡기고 싶지 않았다. 리셉션에 앉아있는 것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란 걸 잘 알고 있었다.
삐뚤어질 대로 삐뚤어진 나는, '됐어. 너희가 창문을 열 때는 내가 더 아플 거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니?'라고 따지고 싶었지만 그럴 기력조차 없었다.
"내 시간이야."
그리고 자리에 앉았다.
체크인이 시작되었다.
마드리드 마라톤을 뛰고 온 순례자, 그런 정보는 도대체 어디서 듣고 참여하는 걸까? 순례길을 마치면 보통 며칠은 쉬기 마련인데 아침부터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고 온 순례자가 존경스러웠다.
Jean이 사과를 먹으며 "아파?" 그러면서 사과를 가리키고 있었다. 먹겠냐는 말이지만 왜 사과를 '아파'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너 때문에 아파. 그러니까 나 그거 먹을래."
사과를 하나 받았다. 설마 애플을 모르는 건 아니겠지?
Jean이 준 사과를 씻고 있으니 빨간 사과를 먹고 있던 순례자가 빨간 사과가 더 맛있다며 "줄까요?" 그러길래 "네, 주세요." 그랬다.
오늘 내가 왜 이러지? 원하더라도 일단 사양하고 보는 나였다.
배가 고프던 찰나에 갑자기 사과 2개가 생겼다.
마라토너가 자기 침대에 있더라며 무언가를 가져왔는데 속옷이라며 키친타월에 싸서 가져왔다.
주인을 알 수 없으니 리셉션 벤치에 놔두었는데, 디에고도 어쩔 줄 몰라하는 걸 보니 이미 알고 있나 보다.
짐을 가지러 온 한국인 순례자들에게 물어보니 샤워실에 계속 있었단다. 알고 보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속옷이었다.
그제야 꺼내보니 젊은 여성 팬티였다. 갑자기 중국인 순례자가 생각났다. 젊은 여성은 그녀밖에 없었다.
혹시나 싶어 외국인 순례자에게 물어보니 자신들도 샤워실에서 봤단다. 중국인이 돌아왔는데 그녀 것도 아니었다.
체크인한 모든 순례자에게 다 물어봤지만 주인이 없어서 그냥 쓰레기통에 버렸다. 도대체 누가 벗어두고 간 거지?
잠시 후에 수에리가 도미토리룸으로 가더니 마라토너에게 가서 뭐라고 한다. 이어서 마라토너가 리셉션에 나와서 나에게 그것의 행방을 물었고, 나는 주인이 없어서 버렸다고 말했다.
마라토너가 수에리에게 버렸다는 소식을 전하자 따라 나와서 듣고 있던 수에리 표정이 좋지 않았다. 왜 그러지?
난장판이 된 화장실에 들어가면 자신이 청소를 하고 나와야 하니까 일부러 도미토리룸 샤워실을 사용했던 수에리였다.
'설마 네 거니? 맞아도 지금은 아니라고 하는 편이 나아. 왜냐하면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다 보았거든. 심지어 팬티가 뒤집어져 있어서 적나라하게 보였어. 도대체 누가 그렇게 벗어두고 갔는지 다들 궁금해하고 있거든. 만약 나라면, 내 것이어도 내 것이 아니라고 할 것 같아.'
디에고가 말하길, 어제 누구 것인지 모를 원피스를 수에리가 그 마라토너에게 갖다 주었단다. 이 팬티도 그녀가 그에게 갖다 주어서 마라토너가 난감해하며 하소연하더란다.
순간 빵 터졌다. 그 사람은 무슨 잘못? 혹시 그녀의 팬티를 그에게 선물로 준 건가 싶었다.
커피를 마시고 식탁 위에 있는 파운드케이크를 먹었다. 맛이 없는 걸 보니 순례자가 두고 간 것 같았다.
연박 순례자가 블루베리, 체리를 나누어 주어서 먹었다. 배가 아프다. 나갈까? 음료를 사러 갈까?
고심 끝에 이케아에 가봤다. 햇볕이 정말 뜨거웠다. 내가 깨뜨린 큰 컵은 없고 작은 컵만 있었다. 다른 매장에 다녀오기는 무리고 돈으로 주기는 더 그랬다.
접시가 행사 중인데 튼튼한 사기 접시였다. 작은 컵 6개와 접시 중에서 고민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컵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차라리 접시 선물이 나을 것 같았다.
접시 10장을 사서 주려고 했는데 다음이 없다면 폰따니야스에 하지 못한 선물을 마드리드에 한 게 되었다. 그래서 더 고민이 되었다.
근처 BM Supermercados 들렀다.
돌아와서 샤워했다. 옷을 갈아입고 빨아서 널었다. 침대에 물이 떨어질까 봐 창가에 널었다.
수에리는 빨래 건조대의 에어컨 기능을 켜놓고 거기에 앉아있었다.
라면수프를 끓여서 마셨다. 꼴라까오가 조금 남아서 통을 비웠다. 따뜻한 것을 마시니 열이 났다.
옷의 물기를 짜냈다. 어차피 오늘도 창문을 열어둘 것 같으니 침대로 가져왔다.
23시 수에리와 Jean이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창을 닫는 시늉을 했지만, 열려있었다. 눈속임까지 하는 모습에 정말 질렸다. 이젠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이제 창문 닫아주지 않을 거야. 지금보다 더 심해질 수 없을 만큼, 난 최악이야. 새벽마다 일어나서 창문 닫는 것도 이젠 너무 지쳤어.
너희들, 그러다 감기 걸린다. 아니 이미 감기 걸렸으니까, 새벽 찬바람 쐬고 자면 조만간 더 심해질 거야.
서로 다름이 축복이 되려면? 친구의 SNS, 정도는 어려워도 최소한의 원칙은 지켰으면, 하는 글을 보니 최소한의 도리.
우린 다르다. 다르니까 갈등이 생긴다. 갈등이 생겨도 잘 극복해 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중재자가 없으면 나는 내 몫을 요구하지도 받아내지도 못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었다. 차라리 수직적인 조직에 들어갔어야 했다. 왜 내 인생은 회복하기 힘든 후회만 가득한 걸까?
앙헬라 말처럼 며칠만 버티면 되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