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반 눈을 떴다. 이곳 알베르게에서 굳이 흠을 찾는다면 개별 콘센트가 없었다. 방 입구 쪽에 멀티탭이 있어 폰 충전을 하려면 거기에 꽂아두어야 하는데 입구 쪽이라 왠지 불안했다. 여긴 대도시니까. 눈을 뜨자마자 충전 중인 폰을 찾으러 갔더니 내 충전기에 다른 폰이 꽂혀있었다. 충전이 완료라도 된 상태라면 이해를 하겠는데 내 폰은 아직 절반도 충전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그 폰은 완충이 되어있었다. 그래 폰을 잃어버리지 않은 게 어디야.
오늘따라 갑작스러운 톡이 많이 들어와 있었다. 몇 년 만에 한번 연락할까 말까 하는 K, 생일을 기억하고 연락한 건가 싶었으나 그건 아니었다. 축하해 달라는 말조차 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수원 친구랑 톡을 했고 7월이 생일인 W는 캄보디아라니 마냥 부러웠다.
보증금 1€를 넣고 라커룸을 잠그고 8시쯤 식당으로 내려갔다. 치즈 보카디요를 만들어 거한 식사를 했고 9시쯤 길을 나섰다. 밸비스 파크로 내려가 대성당으로 향했다.
Santiago de Compostela(255M)는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의 중심지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도시로 스페인 북서부의 라 꼬루냐 주에 위치하고 있으며 2000년에 유럽의 문화 수도로 선정되었다. 이곳에 있는 산띠아고 데 꼼뽀스떼라 대성당은 9세기부터 현재까지 까미노 데 산띠아고로 불리는 성지순례의 목적지기도 하다.
중세 유럽의 수도사나 기독교 신자들은 성지순례를 위해 예루살렘을 방문하는 게 커다란 소원이었으나 셀주크투르크가 이스라엘 지역을 포함한 중동지역을 장악하면서 성지순례가 어려워지자 대안으로 찾게 된 곳이 야고보의 무덤이 있다고 알려진 산띠아고 데 꼼뽀스떼라 대성당이다. 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오면서 프랑스 국경도시 생장피에드포르에서부터 이 도시까지 이어진 길을 순례자의 길이라 부르며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와 음식점이 늘어났다.
종교적인 의미 외에도 스페인이 무어인들에게 많은 영토를 빼앗기다가 국토 수복 운동인 '레콩키스타' 를 시작하는 시발점이 된 도시로도 의미가 있다.
대성당에 도착하니 마침 미사 시간이라 영성체를 모셨다. 대성당의 중앙 제대 위쪽에는 산띠아고의 좌상이 있다. 산띠아고 상을 가까이에서 보려면 제대 뒤의 별실로 올라가야 하는데 제대 오른쪽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된다. 자기 차례가 되길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짧은 시간 안에 인증샷과 기도를 마쳐야 했다.
순은을 입혀서 조각한 산띠아고의 유골과 그의 제자인 떼오도로와 아따나시오의 유해가 들어있는 함이 안치되어 있는 지하 묘소에도 다녀왔다.
산띠아고 대성당 옆에 위치한 Hostal dos Reis Católicos에는 오래된 전통이 있다. 과거 까미노를 완주했다는 증거로 끄레덴시알을 제시한 순례자 10명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고 최근까지도 그 전통을 유지했단다.
큰길을 따라 돌아오다 밸비스 파크 쪽으로 내려가다 또 다른 디아를 발견했다. 가디스의 Plum Cake와 비슷한 형태의 Cake marmol이 있어서 커피와 같이 사 왔다. 알베르게는 아직 오픈 전이라 주방에서 시간을 보내며 시원한 맥주를 마셨다. 여기서 마신 술이 지난 십 년간 마신 술보다 많을 듯 싶다. 침대 시트는 그대로였다. 연박을 하면 시트는 교체해 주지 않는 것 같았다. 굳이 바꿀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내버려 두었다. 한국인 아주머니가 체크인을 했다. 산띠아고에 일찍 도착해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하길래 피스떼라와 무시아 얘기를 해 드리니 솔깃해한다. 걸어갔다 올 시간적 여유가 없으면 버스를 타고 다녀와도 된다고 하니 한번 걸어가 보겠다고 했다.
빨래해서 널고 쉬었다. 정말 한량이 따로 없다. 파스타면이 있어서 소스를 사러 갔는데 크림소스는 작은 병 한 가지뿐이었다. 토마토소스는 싫고 크림소스 파스타를 만들어 먹고 싶었던 거라 샐러드는 내일 먹기로 하고 간식거리만 사려는데 돈을 갖고 나오지 않았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긴장의 끈을 놓고 있나 보다. 알베르게까지 다시 다녀왔다. 저녁은 밥 따로 국물 따로로 지어서 오랜만에 라밥을 먹었다. 아직 먹거리는 많이 남아있는데 걷지도 않으면서 고열량으로만 먹고 있었다.
Albergue de Peregrinos Seminario Menor -12.00€ Dia 7.18€ Cafe Soluble Normal 100g -1.39€ Cake Marmol 400g -0.99€×2=1.98€ Colacao -1.26€ Galletas Rellenas Sabor Chocolate 500g -0.89€ Palmeras de hojaldre -0.85€ Chasunut -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