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56

Lisbon, Portugal

by 안녕
Day 54.
Sunday, July 19


좋아하는 치즈가 아침마다 나오는데도 치즈를 먹지 않았다. 포르투갈의 치즈는 슬라이스가 되어있으나 우리처럼 낱장으로 포장되어 있지 않아 실온에 두면 한 덩어리로 뭉쳐지는데 그걸 한 장씩 떼어내려면 손으로 만져야 했다.

호텔에선 잘 떼어낼 수 있게 펼쳐두었고 집게도 따로 있었지만 이곳은 그렇지 못해 한 눈에도 비위생적으로 보였다. 어제 먹고 남은 치즈를 오늘도 그대로 내놓았고 상태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아 좋아하는 치즈인데도 손이 가지 않았다.

과일은 몇 개 되지 않아 늦게 나오면 과일은 구경도 못하는 상황이라 일찍 나와야 했다. 그럼에도 꿋꿋이 배를 채웠다.

한국인이 보이는데 모른 체 하기 그래서 인사했더니 사람을 그냥 빤히 쳐다만 본다. 이건 뭐지? 헤치지 않아요. 남자는 모두 체크아웃하고 여자만 남은 7호실.




오늘은 벨렝 지구에 가기로 했다.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10시~18시 관람할 수 있는데 월요일엔 문을 닫고 공휴일과 일요일엔 14시까지 무료로 개방한다고 해서 오늘 가보기로 했다.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12€, 벨렝 탑은 5€지만 패키지는 12€에 구입할 수 있다. 참고로 발견 기념비는 4€다. 중심부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곳이라 호시우 광장에서 15번 트램을 타고 가야 하지만 테주 강을 따라 이어진 길을 걸어가기로 했다. 까미노로 단련된 두 다리로 못 갈 곳은 없었다.

9시 반쯤 출발했다. 테주 강을 따라 이어진 트램길을 따라 걸어가면 되는데 4월 25일 다리를 지나치면 가까이서 볼 수 있었지만 강이 얼마나 큰지 강 건너 언덕 위의 예수상은 여전히 조그맣게 보였다.




Ponte 25 de Abril
4월 25일 다리는 테주 강 하구에 위치해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과 남안의 알마다를 잇는 현수교다. 이름은 1974년 4월 25일 혁명에서 유래했는데 1966년 8월 6일에 완공하였고 1999년 철도 층이 추가되었다. 붉은빛이 도는 색깔 때문에 미국의 골든게이트 브리지와 자주 비교되지만 실제 시공은 샌프란시스코의 오클랜드 베이 브리지를 지은 American Bridge Company에서 했고 이로 인해 두 다리 사이의 형태적 유사성이 발견된다. 총길이는 2,277m로 세계에서 23번째로 가장 긴 현수교이다. 위층에는 6차선의 고속도로가 아래층에는 술 선 복선철도가 지나간다. 1974년까지는 포르투갈의 독재자 살라자르의 이름을 따 살라자르 다리로 불렸다.




리를 지나치면서부터는 잘 닦여진 강변을 따라 걸었는데 산책 나온 현지인들이 많았고 낚시하는 사람도 있고 요트 선착장도 있었다. 11시 반쯤, 발견 기념비에 도착했다. 거대한 기념비 외부에 유명한 인물이 조각되어 있는데 누군가와 함께 왔더라면 누구인지 맞춰보는 재미가 쏠쏠했을 것 같았다. 기념비 안으로 들어가면 전망대도 있단다.




빠드랑 두스 데스코브리멘뚜스, 발견 기념비는 포르투갈 리스본 산타 마리아 데 벨렝의 테주 강 연안에 있는 대항해 시대를 기념하는 기념비로 길이 46m, 넓이 20m, 높이 52m, 깊이 20m. 1958년 2월 3일에 공사를 시작했으며 1960년 10월 10일에 준공되었다. 엔히크 왕자 탄생 50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기념비의 맨 앞쪽에는 엔히크 왕자의 조각상이 설치되어 있으며 동쪽 부분과 서쪽 부분에는 인물들의 조각상이 설치되어 있다.

동쪽 부분, 포르투갈의 아폰수 5세 바스쿠 다 가마 (인도로 가는 해양 항로를 발견한 탐험가), 아폰수 곤살베스 발다이아 (항해가), 페드루 알바르스 카브랄 (브라질을 발견한 탐험가), 페르디난드 마젤란 (최초로 세계 일주를 한 탐험가), 니콜라우 코엘류 (탐험가), 가스파르 코르트헤알 (탐험가), 마르팅 아폰수 드 소자 (탐험가), 주앙 드 바후스 (작가), 이스테방 다 가마 (선장), 바르톨로메우 디아스 (최초로 희망봉을 항해한 탐험가), 디오구 캉 (최초로 콩고 강에 도착한 탐험가), 안토니우 드 아브레우 (항해사), 아폰수 드 알부케르크 (제2대 포르투갈령 인도 부왕),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선교사), 크리스토방 다 가마 (선장)

서쪽 부분, 코임브라 공작 페드루 (주앙 1세 국왕의 아들), 랭커스터의 필리파 (주앙 1세 국왕의 왕비), 페르낭 멘데스 핀투 (탐험가 겸 작가), 곤살루 드 카르발류(도미니코 수도회 선교사) 엔히크 드 코임브라 (프란치스코회 선교사), 루이스 드 카몽이스 (항해사를 주제로 한 서사시 《우스 루지아다스누누 곤살베스 (화가), 고메스 이아느스 드 주라라 (연대기 작가), 페루 다 코빌량 (여행가), 제우다 크레스케스 (지도 제작자), 페드루 이스코바르 (도선사), 페드루 누느스 (수학자), 페루 드 알렝케르 (도선사), 질 이아느스 (항해사), 주앙 곤살베스 자르쿠 (항해사), 페르난두 성왕자 (주앙 1세 국왕의 아들)




저만치에 벨렝 탑이 보여 가봤지만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 강 위 나무다리 위로 탑까지 이어진 대기줄을 보니 의욕이 상실되었다. 예매를 한 사람은 바로 입장이 가능하지만 현장 구매하려면 이 긴 줄에서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여길 기다리면 제로니무스 수도원을 못 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10시에 오픈이니 그 이전에 와서 대기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바깥 구경만 하고 수도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또레 데 벨렝, 벨렝 탑은 포르투갈 리스본 벨렝에 있는 타워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16세기 마누엘 1세에 의해 바스코 다 가마의 세계일주의 위업을 기념해 만든 테주 강 선박의 출입을 감시하는 목적의 탑이다. 건축 양식은 마누엘 양식이다.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줄이 더 길었고 수도원의 규모만큼 줄이 이어져 있었다. 입장객을 제한하기 위해 빠져나오는 인원수만큼 입장시키는 것 같았는데 한참을 서 있어도 대기줄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내 뒤로는 줄이 늘어나지 않으니 계속 꼴찌로 서 있었는데 시간 내에 입장할 수 없다는 것을 이 사람들은 알고 있는 건가 싶었다.




모스떼이루 두스 제로니무스,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벨렝에 있는 수도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16세기, 마누엘 1세의 의뢰로 산타 마리아 예배당 자리에 세워졌다. 포르투갈 왕실의 묘비로 사용하려고 지었으나 훗날 탐험가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에서 귀환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목적으로 바뀌었다. 바스코 다 가마는 그 역사적인 출정 전야에 이곳을 찾아 기도하였으며 그의 무덤은 아직도 수도원의 역사적 기념물 가운데 하나이다. 처음 수도원을 설계한 사람은 디오고 보이탁 (1460년경~1528년)으로 훗날 후안 데 카스틸류(1475년경~1552년)가 그 뒤를 잇게 된다. 그 세심하기 그지없는 디테일의 파사드와 실내에서 보여준 장인들의 기술은 빼어나다. 1550년 공사에 다시 착수한 건축가 디오고 데 토랄바(1500~1566년)는 메인 예배당과 합창석을 추가하고 2층짜리 수도원 건물을 완공하였다. 루앙의 제롬(1530~1601년)이 1571년부터 그의 뒤를 이어받았다. 그 스타일은 후기 고딕 양식과 스페인 플라테레스코 양식의 합성물이며, 항해 요소들이 곳곳을 꿰뚫고 있어 마누엘 양식이라 불릴 만하다. 코스타 모타나 니콜라 샹테렌 같은 저명한 조각가들도 참여했다. 이 화려한 건물에는 예배당, 수도원, 교회, 그리고 포르투갈 군주들의 묘도 포함되어 있다. 포르투갈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루이스 데 카모스나 페르난도 페소아 같은 시인들의 묘도 있다. 세계에서 마누엘 양식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건물로 평가받고 있다.




오늘 안으로 입장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계속 쉬지 못한 탓에 일단 근처 스타벅스로 갔다. 포르투갈어가 통하지 않아도 스타벅스에서만큼은 한국에서처럼 주문을 하면 된다. 더워도 따뜻한 까페라떼를 먹을 것인가 고민하다 화장실부터 갔는데 영수증에 화장실 비번이 있단다. 왠지 낯설어 화장실만 이용하고 나와 1837년 오픈한 Pastéis de Belém으로 가니 Pastel de Nata 가격이 올라 1.05€였지만 대기하는 줄이 어마했다. 마카오에서 먹었던 에그타르트 생각이 났지만 갓 구운 빵은 무얼 먹어도 맛있는 법이다. 길 건너 맥도널드로 갔다. 햄버거 1€, 치킨 치즈 버거 1.30€로 저렴했고 치킨 치즈 버거를 주문해서 먹었다. 일요일이라 무엇 하나 계획대로 되는 게 없어서 조금은 허무한 하루였지만 와 본 것만으로 됐다. 날씨 하나는 끝내주는 리스본이다.

까페라떼를 마실 기분은 아니라 스타벅스에 가서 원두를 사 가기로 했다. 한국에서 15,000원에 판매하는 원두 가격이 5.45€라 두 봉지를 사려고 했는데 유통기한이 그다지 길지 않아 수마트라 원두만 사기로 하고 계산하려는데 직원이 대뜸 마시고 갈 거냐고 물어서 의미 없이 아니라고 하니까 무료 음료 쿠폰을 건네준다. 이럴 수가!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텀블러를 사면 무료 음료 한잔을 주듯이 스타벅스 포르투갈에선 원두를 사면 무료 음료 한잔을 주는 거였다. 결국 안 마시려던 까페라떼 톨 사이즈가 내 손에 들어왔다. 가난한 뻬레그리노라 스페인에서는 엄두를 못 냈던 스타벅스 까페라떼를 포르투갈에서는 맛보게 되었다. 원두부터 샀더라면 햄버거는 안 먹어도 되는 거였는데 배가 부르긴 하지만 걸으면서 마셔도 되기에 빠스뗄 드 나따와 함께 먹었다. 5.45€ 원두를 구매하는데 2.70€ 까페라떼를 공짜로 주다니, 이런 시스템을 이제라도 알게 된 게 어디?




15시쯤 출발하여 쉬엄쉬엄 구경하면서 오는데 강변에 선착장도 있었지만 바로 물에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있었다. 강 가의 모래와 수영하는 사람들을 보니 모르고 보면 그냥 바닷가 같았다. 16시 반쯤 꼬메르시우 광장에 도착했다.

넋을 놓고 있다 호스텔로 돌아오니 어느새 17시다. 씻고 침대에 누워있으니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나갔다.

일요일인데도 문을 연 상점들이 많았고 상점을 기웃거리다 포르투갈 천가방 가격을 물어보러 들어갔더니 갑자기 자기네끼리 가격 흥정을 시작한다. 그냥 물어본 거였는데 비싸다고 생각한 건지 가격을 낮추다 보니 절반 가격을 부른다. 이건 뭐지?

여기에도 스타벅스가 있었다. H&M, Zara 등 익숙한 브랜드가 눈에 띄어 아이쇼핑을 했다. 7월 세일 기간이라 90% 할인율에 저렴하고 예쁜 옷들이 널렸지만 편한 신발은 보이지 않았다. 얇은 슬리퍼를 신고 나갔는데 발바닥이 너무 아팠다. 시아두 역 가는 길에 아담한 성당이 보여 쉬러 들어갔더니 마침 미사 중이라 참여했다.




미사를 마치고 나와 산따 후스타 엘레바도르 타는 곳에 뷔페가 있대서 가봤다. Wok Oriental 런치 7.95€, 디너 8.95€지만 뭔가 어둡고 입맛이 돌지 않아 그냥 돌아섰다. 사실 익숙하지 않은 곳에 혼자 들어갈 수 없었던 이유가 가장 컸다.




20시쯤 호스텔로 돌아와 빵에 크림치즈를 발라 먹고 있는데 오늘 저녁도 주방은 북적였다. 파스타를 만든 투숙객이 먹겠냐고 해서 얻어먹었는데 술까지 곁들이며 이야기를 하니 주방이 너무 소란스러워서 식사만 서둘러 마치고 침대로 돌아왔다.




Oeste de Lisboa
●Belém
-Ponte 25 de Abril
-Padrão dos Descobrimentos
-Mosteiro dos Jerónimos
-Torre de Belém
-Monumento de Combatentes de Ultramar




Vistas de Lisboa Hostel -14.99€
McDonald's Chicken Chieese -1.30€
Starbucks Sumatra 250g(+Latte) -5.45€
Chiado Misa -0.94€




꼬마 머핀, 식빵, 잼, 버터, 커피, 시리얼, 바나나 초코칩 쿠키, 치킨 치즈버거, 까페라떼, 오렌지 크림치즈 빵, 파스타


Cozinha
Geladeira
WIFI
Supermercado Pingo Do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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