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시내에서 750ml에 6€하던 Bacardi가 리스본 포르떼라 공항 면세점에선 1L에 20€,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면세점에선 15.95€에 사은품 컵까지 제공되었다. 컵이 예뻐 충동구매를 할 뻔하다 겨우 참았으나 호세 꾸엘보 1+1 세일에 넘어가 두병을 구입했다. 계산하면서 코리아가 어쩌고 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지만 면세한도 초과는 아니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네덜란드에 입국할 때는 두 번씩 그렇게 깐깐하게 검사하더니 출국할 때는 추가 검사를 하지 않았다.
한국인 승무원이 2명이나 타고 있는 KLM 비행기에 오르니 좌석이 비상구 앞이다. 창가에 앉으면 옆 승객의 방해를 받지 않아 좋지만 나갈 때마다 미안했고 통로에 앉으면 마음대로 일어날 수는 있지만 창가 승객의 방해를 계속 받게 된다. 하지만 창가 좌석인데도 비상구 쪽이라 간식을 맘대로 갖다 먹을 수 있었고 화장실도 맘대로 다녀올 수 있어서 좋았다.
기내식을 먹으며 와인과 사이다를 마시고 영화를 보면서 맥주를 마셨다. 이 항공사는 갤리 출입이 자유로워 안쪽에 마련된 음료와 평소에는 먹지도 않던 컵라면을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마음이 가장 편해진다. 잠을 자기에 아까워 영화만 봤다.
세관신고서를 보니 주류 규정이 1L란다. 와인 두병 가능하대서 데낄라 두 병 산 건데 침울했다. 자동입국심사 등록 안 했더니 일반 줄은 너무 길어서 한참만에 나왔다.
배낭을 찾았는데 까미노 조가비가 반쪽만 달려있었다. 파손을 우려해 떼어내려다 손에 들고 있어도 안전하지 않을 것 같아 그냥 매달아놓고 부쳤는데 무사할 거라고 믿었던 내가 한심했다. 조가비가 사라지니 나의 까미노도 없었던 일이 된 것 같았다.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다. 그리고 현실로 돌아왔다.
산띠아고 순례길 준비물 최종 정리
까미노 일정은 귀국편의 여유만 있다면 상황에 맞추어 현지에서 조율이 가능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되지 않았다.
배낭은 무게도 중요하지만 부피도 중요했다. 아침에는 침낭을 잘 말아서 넣어도 시간이 지나면 부피가 늘어나서 배낭의 1/3을 차지했었다. 걷다 보면 누구나 힘든 상황인데도 그때마다 배낭이 커서 힘든 거라는 소리를 종종 들어야 했다. 무게도 중요하지만 부피도 중요하게 작용할 때가 있어 씁쓸했었다.
짐은 최소한으로 챙겨갔지만 그중에서도 필요 없는 것과 부족했던 것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소지품은 벨트 백에 담아서 화장실에 갈 때도 항상 지니고 있었다. 배낭을 통째로 잃어버리더라도 여권 항공권 티켓 현금 신용카드 휴대폰 OTP 여권용 사진이 들어있는 벨트 백은 반드시 지켜내야 했다. 아무리 안전한 길이라고 해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스페인의 강렬한 햇빛 아래에서는 선글라스가 꼭 필요했다. 선글라스를 쓰기 위해 렌즈를 착용했고 식염수는 120ml를 가지고 갔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최소한으로 아껴서 쓰니 두 달 동안 가능했다.
침대에서 충전을 못 할 수도 있는데 폰이 없으면 새벽에 시간을 볼 수 없고 폰을 가지러 침대에서 내려오려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가지고 갔던 시계가 마침 야광이라 좋았다.
가볍고 구겨도 되는 등산용 모자는 필수품이었고 버프는 햇빛 차단용으로 좋았다.
등산화가 필요한 구간도 분명히 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대부분의 구간에선 발가락이 오픈되고 바닥이 두꺼운 샌들이 좋을 것 같았다. 특히 포르투갈을 통해 귀국할 때엔 리스본 돌길을 걸어야 하는데 은근히 습하고 더웠다. 스페인에서 그렇게 땀을 흘려도 냄새 한번 나지 않던 등산화가 포르투갈에선 하루 만에 냄새가 났다. 맘에 드는 운동화를 사지 못해 계속 신고 다녀서 발이 계속 불편하고 찝찝했다.
평소에 등산용 스틱을 써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겐 짐만 된다. 초반에는 열심히 들고 다녔으나 양 손을 쓸 수 없어 불편했고 손에 물집만 잡히는 상황이 되어 나중엔 배낭에 매달고 다니게 되었다. 버리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두꺼운 등산용 양말도 가져갔지만 막상 얇은 양말만 신게 되었고 특히 발가락 양말 한 켤레에 의지하게 되었는데 두 달 동안 매일 빨아서 신고 다니다 보니 발바닥이 닳아버렸다. 양말 한 켤레만으로도 충분했지만 두 달이 되면 닳을 대로 닳아서 찢어질 수 있으니 후반부 여행을 위해 비상용으로 하나만 더 준비하면 좋을 것 같았다. 샌들을 신게 되면 양말은 필요 없다. 초반에 두꺼운 양말을 신고도 물집이 생겼으니 잘 마르는 얇은 양말이 실용적이다.
침낭에는 나프탈렌을 넣고 다녔다. 벌레 퇴치? 그런 효능은 모르겠지만 탈취 효과가 있어 좋았다.
알베르게에 화장지가 준비되어 있는 곳이 많지만 떨어져도 보충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비상용으로 작은 팩 하나만 준비하면 될 것 같다. 바르의 화장실에 화장지가 없는 곳도 많았다.
선크림은 수시로 덧발라야 효과를 보지만 걷다 보면 그럴 상황도 되지 않고 땀을 닦을 때 방해만 되어 아예 쓰지 않게 되었다. 더운 나라에서 쓰는 얇고 넓은 큰 스카프를 두르고 다니면 통풍이 되면서도 햇빛은 차단되고 무엇보다 땀을 닦을 수 있어서 좋았다.
소염진통제 항생제 항히스타민제는 당장 필요 없을 것 같아도 반드시 챙겨가야 했고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했다.
피레네 산맥을 넘다 보면 물집은 자연스레 생기는데 바늘과 실은 필수였고 실을 끊겠다고 가위를 가져오는 사람도 있는데 챙겨간 손톱깎이로 실을 끊으면 된다. 물집이 잘 생기는 사람은 어떻게 예방을 해도 반드시 생기는데 물집이 생기면 바늘에 실을 꿰어 물집을 통과시켜서 그대로 놔두면 실을 따라 물이 흘러나오는데 구멍이 막히지 않게만 관리하면 물집은 문제없다. 다만 물집이 터지기 전에 처치해야 하므로 꺼내기 쉬운 곳에 보관해야 한다.
밴드는 100장을 챙겨갔는데 다 쓰고 돌아왔다.
초반엔 근육통에 시달려서 맨소래담을 로션처럼 매일 발랐는데 열흘 정도 지나면 익숙해지니 가장 작은 용량 하나만으로 충분했다.
빨래는 스페인의 뜨거운 햇살에 태워서 말리는 상황이라 괜히 적응 안 되는 스포츠용을 챙겨가기보다는 얇은 일반 수건을 가져가는 게 좋았다. 흐리거나 비 오는 날엔 스포츠 타월이 일반 수건보다 잘 마르기는 하지만 완전히 마르지 않는 건 같았고 햇볕에는 일반 수건이 뽀송하게 더 잘 말랐다.
셔츠와 바지는 얇고 긴 옷으로 두 벌 준비해서 매일 빨아서 갈아입었다. 무게를 생각하면 지퍼 바지보다는 밴드 바지가 좋다.
옷핀은 빨래집게 대용으로 썼다. 비 오는 날엔 윗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 옷핀으로 고정시켜 빨래를 매달아 말렸고 무겁지 않으니 넉넉하게 챙겨가는 게 좋다.
Amsterdam, Nederland→Incheon, Korea
Amsterdam 21:35~14:40 Inchen
Jose Cuelvo Especial Gold 1L -14.50€ (20.95€-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