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yon, France
Day 22.
Tuesday, May 16
어제는 23시 전에 잠들었고 인기척에 간혹 깨긴 했지만 아침까지 푹 잘 수 있었다. 12인실이 가득 찼지만 심하게 코 고는 이도 없었다. 스키니 한 사람들만 모여서 그런가? 장기 투숙자이든 단기 투숙자이든 좋은 조합이었다.
일어나 장부터 비웠다. 시간적으로 가장 여유 있는 내가 혼잡한 시간을 피해 샤워실과 화장실을 사용하곤 하지만 여기선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었다. 모두가 여유로웠다.
어제부터 뭔가 자꾸 물었다. 심하게 가려워서 혹시나 싶었다. 아직 분화구는 생성되지 않았고 한 군데씩만 무는 걸로 보아 모기 같았다. 아니 모기였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그래도 솔직히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자고 일어나니 발가락이 물려있었는데 이불 밖으로 나온 발을 모기가 물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모기 소리를 들은 적이 없어서 찝찝하긴 했지만 말이다.
집에서는 따뜻한 커피를 수시로 마실 수 있었지만 여행지에서는 그러지 못한다는 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여기엔 주방이 있으니 언제든 눈치 보지 않고 물을 끓일 수 있어서 좋았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휴게공간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침엔 믹스커피와 땅콩버터 바른 바게트를 먹었다. 이곳 게스트하우스에는 조식을 따로 신청할 수 있어서 어떻게 나오는지 슬쩍 봤더니 시리얼과 우유, 바게트와 커피였다.
이곳의 커다란 냉장고는 일주일에 한 번 냉장고를 완전히 비우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누군가가 남겨두고 간 양념으로 기본 요리는 가능했다. 소시지를 득템 했다.
어제 물린 두 곳은 베드버그에 물린 게 맞았나 보다. 두껍게 부어오르고 있었다.
배낭을 메고 왔으니 안전하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물리기만 한 거였으면 좋겠다. 괜히 옷에 숨어있다가 침대로 옮겨 붙어서 밤새 괴롭히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했다. 무엇보다 이 게스트 하우스가 나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했다.
오늘은 왠지 나가기 싫었고 서두를 필요도 없었지만 주말에 비가 온다니 공식적인 일정은 미리 끝내 두어야 할 것 같았다.
오늘은 마트 탐방부터 하고 강을 건너가보기로 하고 일단 Leader Price에 가서 구경을 했다. 오렌지 주스 1.5L 0.95€, 피자는 대부분 2€ 이하였고 Fromages 피자 1.69€ 즉석 빠에야와 냉동 볶음밥도 있었다.
피자는 어디서든 먹을 수 있으니 우선 볶음밥을 먹어보기로 했다. 루르드 가는 날엔 도시락을 만들어 가도 되겠다 싶다. 1kg 0.71€인 길쭉한 쌀을 사고 싶었으나 참았다.
까르푸까지 들렀다 오려고 했는데 바게트와 감자칩을 사버려서 까르푸는 포기하고 돌아왔다.
벌써 12시다. 성당부터 다녀오는 게 나을 것 같아 다시 나섰다.
골목을 빠져나와 큰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언덕 위로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대성당이 보였다. Saône 강 주변의 풍경도 너무 멋졌다.
강 가에 스탠드 석이 마련되어 있는 걸 보아 특별한 날엔 공연도 하나 보다. 맑은 강은 아니었지만 사진에는 예쁜 파란색이 잘 나왔다. 날씨까지 좋아 기분도 좋았다.
다리를 건너 La Place Bellecour로 갔다. 벨쿠르 광장은 프랑스 리옹 중심부의 아이네 (Aynay) 지구 북쪽에 있는 큰 광장이다.
12시 반쯤 벨쿠르 광장을 가로질러 리옹의 대성당으로 갔다.
Cathédrale Saint Jean Baptiste de Lyon은 프랑스 리옹에 있는 로마 가톨릭 성당으로 리옹 대교구의 대성당이다.
리옹 대성당은 리옹의 초대 교구장인 성 포티노와 제2대 교구장인 성 이레네오 두 주교가 세운 것이다. 리옹 대성당은 Primatiale라고도 불리는데 1079년 교황이 리옹 대교구장에게 프랑스 왕국의 전체 대주교 가운데 가장 으뜸가는 전체 갈리아의 수석 대주교라는 칭호를 하사했기 때문이다.
이곳 성당에도 기념 메달 벤딩 머신이 있었다. 가지고 있는 2€ 동전이 하나뿐이라 일단 가기 힘든 언덕 위의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대성당의 기념 메달부터 사기로 했다.
성당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데 눈에 보이는 길은 산 허리를 둘러서 나있었고 어딘가에 지름길이 있을 것 같았지만 오프라인 지도를 보고는 찾기 어려웠다.
길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냥 나왔는데 경로라도 확인하고 올 걸 그랬다. 언덕 위로 올라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지나가는 주민에게 물어보았다. 계단이 있다며 그 위치를 알려주었지만 가르쳐 주는 곳으로 가봐도 골목뿐이었다.
프랑스어라 제대로 알아듣기 어려워 일단 정상으로 향해 뻗어있는 차도를 따라 무작정 걸었다. 올라가면 갈수록 풍경은 멋졌지만 뜨거운 햇살에 땀이 나고 체온이 올라가자 상처들이 가렵기 시작했다.
정신력으로 버티며 한참을 걷고 걸어서 Saône 강의 서쪽 언덕인 Fourvière에 도달했다.
Théâtres Romains de Fourvière 유적지를 안내하는 표지판을 보았으나 이미 모든 의욕을 상실한 터였다.
안 가보고 지나치면 나중에 후회하면 어쩌지? 그래도 괜찮을 것 같았다. 에펠탑을 보지 않았기에 다시 파리로 오게 되었다. 만약 억지로 감행하다가 안 좋은 기억만 남았더라면 두 번 다시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합리화하며 다시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향했다.
소성당을 거쳐 대성당으로 가니 기념 메달이 세 종류가 있었으나 내가 원하는 대성당 기념 메달 벤딩 머신은 비어있었다.
봉사자 할머니에게 기념 메달이 나오지 않고 동전이 다시 나오는 걸 재연하연서 언제 메달이 다시 채워지는지 물었더니, 동전이 잘못이라며 바꾸어 주었다. 그래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니 동전을 바꾸어주려고만 해서 일요일에 다시 오기로 하고 돌아섰다.
마당으로 나가니 리옹 시내를 내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는데 리옹 시가지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몽마르뜨르 언덕에서 보았던 파리 시내보다 더 멀리 보이는 것 같았다.
성당 옆으로 에펠탑과 비슷하게 생긴 철제 탑이 보였는데 1892년에서 1894년 사이에 지어진 높이 85.9m, 무게 210톤의 Tour Métallique de Fourvière로 리옹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
전망대 아래로 나있는 오솔길을 따라 내려오니 아래 마을까지 금방이었다. 그 오솔길에는 중간중간 쉴 곳도 있고 그늘이라 걷기 편했다.
주차장 철문을 통해 나와서, 조그만 계단으로 가는 사람들을 따라서 내려갔는데 골목으로 이어져 있다는 바로 그 계단이었다.
건물 사이에 나있는 좁다란 계단은, 올라올 때 입구를 찾았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오르지는 못했을 것 같았다. 중간중간 이어지는 길은 어느 건물의 문을 통과해야 했는데 혼자서 선뜻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아니라 그냥 지나치고 말았겠다 싶었다.
다리를 건너는데 리옹의 다리는 저마다 특색이 있었다. Cour d'Appel de Lyon를 지나가다 직선거리에 바로 Carrefour Part Dieu가 있어서 가는 도중 Lyon Confluence에 한번 가보자 싶어 방향을 틀었는데 20분 정도를 걷다 보니 땡볕에 힘들기도 했고 굳이 찾아갈 정도로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 다시 발길을 돌려 까르푸로 향했다.
대형 마트라 하더라도 웬만한 것은 리더 프라이스보다 비쌌고 자몽 주스만 1L 0.61€. 까르푸 비닐백 하나 득템하고 냉동 볶음밥을 사기 위해 빈손으로 돌아왔다.
큰 거리로 오니까 걷기에 편했는데 리더 프라이스에서 장보고 나오니 17시다. 오늘은 나가기 싫다더니 결국 땡볕에 5시간을 돌아다닌 셈이다. 첫날부터 너무 무리한 게 아니었나 싶은 일정이었다.
저녁이지만 여전히 땡볕이라 냉동 볶음밥이 녹을까 봐 서둘러 돌아와서 냉동실에 넣으려고 보니 냉동실에도 Free Zone이 있었다. 누군가 남기고 간 채소 모둠과 버섯 그리고 웨지 포테이토가 들어있었다. 냉장실만 확인하고 냉동실은 보지 못했었나 보다.
매일 관리하는지 드레싱 소스가 오늘은 모두 프리 존으로 옮겨져 있었다. 그러고 보니 채소를 깜빡했다. 갈증이 나서 우선 풋사과 2알을 먹었는데 의외로 아삭했고 배까지 불러 볶음밥은 먹지도 못했다.
샤워하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12번 침대는 한국인처럼 보였던 그 동양인 여자가 차지하고 있었다. 내가 침대를 선택할 당시 그 침대는 이미 누군가의 짐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나보다 늦게 체크인했는데 어떻게 나보다 먼저 침대를 선택했나 의아했다. 그 자리가 비어있었다 해도 지금의 자리를 선택했겠지만 말이다.
웨지 포테이토를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각종 소스에 찍어먹으니 저녁으로 충분했다. 장을 봐 오면 무언가 넘쳐나는 것 같다.
휴게실에서 파티를 한다고 갑자기 분주해졌다. 지치긴 했지만 그래도 테이블에 앉아 먹으며 구경하고 있었다.
장기 투숙자인 것 같은 흑인 아저씨가 피자를 굽다가 12번 그녀가 나타나자 바로 다가가서 말을 건넨다. 룸에서도 유독 남자에게만 먼저 말을 건네던 그녀도 흔쾌히 대화에 동참했다. 어째 계속 기분 탓인가?
침대에 돌아와서 쉬었다.
파티가 절정에 다다랐을 때 너무 시끄러워서 다시 나가보았다. 어디서 나타난 건지 휴게실은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클럽에 온 것 같았다.
사람들을 비집고 주방에 간신히 들어가서 배추 같은 양상추 샐러드와 웨지 포테이토를 먹었다.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먹을 수 있을 때 잘 먹어두자 싶었다.
파티는 오늘 중으로 끝나긴 하나 싶더니 그래도 23시가 되자 바로 멈추었다.
12인실은 침대 배열이 틀어지지 말라고 나란히 놓인 침대를 모두 묶어두었다. 그래서인지 입구 쪽 침대에 사람이 오를 때마다 그 진동이 두 개의 침대를 거치면서 증폭되어 이어졌다. 내 침대에 도달했을 때는 엄청난 힘으로 흔들렸다.
진동의 충격이 너무 커서 처음엔 고의로 그러나 싶어 짜증이 났었지만 뒤척이는 움직임에도 진동은 심했다. 자다가도 놀라서 잠이 깨기도 했다.
침대가 들썩이는 그 여파로 인해 쉽게 잠들지 못했다. 굳이 자려고 하지 않아도 되지만 피곤하기는 했다.
●Place Bellecour
●Cathédrale Saint Jean Baptiste
●Basilique Notre Dame de Fourvière
●Tour Métallique de Fourvière
●Cour d'Appel de Lyon
Leader Price 0.94€
Baguette 280g -0.39€
Chips Nature 200g -0.55€
Leader Price 3.16€
Cola Zero 330ml -0.25€
Nectar Orange 1.5L -0.95€
Riz à la Cantonaise 900g -1.96€
2016 -0.10€
Le Flâneur Guest House -19.00€
Cuisine
Réfrigérateur
Four à Micro-Ond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