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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Jun 19. 2021

좋은 배당주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잠든 사이 월급 버는 미국 배당주 투자


 미국 배당주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면 수많은 주식 중 무엇을 골라야 할지 고민이 생긴다. 가장 흔한 접근법은 에너지, 통신, 담배처럼 배당률이 높은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다. 미국 시장에는 시가배당률 7%를 훌쩍 넘는 기업들이 즐비하다. 고배당주 목록을 추려 배당금을 월세처럼 받을 목표를 세운다. 한참 주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함정에 빠진다. 예기치 못한 배당 삭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배당 컷은 주가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 배당률만 바라보고 투자를 결심한 게 얼마나 위험한지 실감한다. 좋은 배당주를 고르려면 어떤 기준을 세워야 할까?




 배당주를 선정하는데 여러 가지 지표들을 활용할 수 있다. 그중 단연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은 성장률이다. 기업은 매출이 늘어나고 영업이익이 증가해야 주주들에게 꾸준히 배당을 지급할 수 있다. 더욱이 장차 배당금을 늘릴 확률도 올라간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은 주가 상승폭이 커 상대적으로 배당률이 낮아 보인다. 배당금이 증가하고 있어도 주가가 오르는 속도가 가팔라 배당률은 그대로인 ‘착시효과’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가령 코카콜라는 2018년 배당금(1.56달러)이 2010년(0.88달러) 대비 77.3% 정도 늘었다. 그사이 주가도 65.4% 상승하여 시가배당률은 여전히 3%대로 유지되고 있다. 만약 2012년에 코카콜라 주식을 매수했다면 현재 매 분기마다 7% 이상의 배당률로 배당금을 받고 있을 것이다. 기업의 성장은 주가를 상승시키면서 동시에 배당도 증가시킨다.

  

 두 번째로는 배당성향을 확인한다. 배당성향은 회사가 이윤의 얼마를 배당으로 지급하는지를 뜻한다. 배당성향이 0%라면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고 100%라면 번 돈의 전부를 배당금으로 쓴다는 말이다. 때때로 100%를 넘는 배당성향을 보이는 기업이 있다. 이 경우에는 빚을 내거나 자산을 팔아 배당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고배당주 중에는 이런 '출혈주'가 숨어 있으니 배당성향을 반드시 알아보아야 한다. 대체로 60%를 기준선으로 삼는데 80%가 넘어가는 종목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을 임대하여 수익을 내는 리츠(REITs) 주는 예외로 다루어야 한다. 대개 리츠는 배당성향이 100%를 훌쩍 넘긴다. 감가상각비가 크게 발생하여 변동성이 많고 법적으로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여 리츠는 조정 운영자금(AFFO)을 기준으로 배당성향을 판단한다.


 세 번째로 배당 성장 이력을 알아본다. 대체로 12년 동안의 배당 내력을 살피면 된다. 경기 사이클은 평균 4년 동안 지속된다. 호황-후퇴-침체-회복 사이클을 세 번 겪으면서도 꾸준히 배당을 늘린 기업이라면 뛰어난 경쟁력과 체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더욱이 2008년 금융위기에도 배당을 삭감하지 않았다면 경기가 침체되어도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한 번이라도 배당을 줄인 이력이 있는 회사라면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편이 좋다. 위기가 닥치면 다시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 배당주는 분기에 한 번씩 배당금을 늘릴 만큼 빠르게 배당을 올린다. 지금 배당률이 낮다고 매수할 기회를 놓치지 말자. 당장의 배당률이 얼마나 높은 지보다 지속적으로 배당을 성장시켰는지가 더 중요하다.




 배당주를 고르는 가장 쉽고 강력한 방법은 배당 성장주에 투자하는 것이다. 배당을 계속해서 늘린 기업들은 기간에 따라 명예로운 이름으로 불린다. 가령 배당을 무려 50년 이상 꾸준히 증가시킨 회사는 '배당킹'으로 부른다. 존슨 앤 존슨, 펩시, 코카콜라, 프록터 앤 갬블(P&G)이 대표적이다.

배당킹(50년 이상) - 배당 귀족(25년 이상) - 배당 챔피언(10년 이상) - 배당 블루칩(5년 이상)  

믿고 맡길 수 있는 배당킹을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미래의 고배당주를 선점하는 전략은 배당 성장과 주가 상승을 함께 이끌어낼 수 있다. 대체로 혁신기업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재투자로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만들어지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주기 시작한다. 점차 사업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일정 궤도에 오르면 주가 대비 배당률이 높아지고 고배당 기업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처럼 지금은 배당이 눈에 띄지 않지만 향후 드라마틱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종목을 고르면 미래의 고배당주를 얻는 것과 같다. 현재 애플, 보잉, 스타벅스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는 한편 지속적으로 배당을 늘려 배당 블루칩에 이름을 올렸다. 한창 주가를 올리는 중인 엔비디아와 구글도 배당성장주에 속한다. 가장 주목받는 주식들이 배당까지 늘리고 있으니 지루할 틈이 없다. 종목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배당 성장 ETF를 참고하자. 여러 ETF 속에 공통으로 담긴 주식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배당의 가장 큰 힘은 재투자에 있다. 배당금으로 다시 배당주를 매수하면 수익률은 복리로 늘어난다. 배당받는 주기가 짧을수록 복리효과는 커지는데 배당금마저 꾸준하게 증가한다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일 년에 한 번 배당을 주는 기업이 대다수인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기업은 분기별로 지급하는 게 일반적이다. 심지어 매달 배당을 시행하는 회사도 많다. 배당 재투자는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초석이 될 것이다. 성장주 투자가 삶에 변화를 불러올 기업을 찾는 과정이라면 배당주 투자는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우리 곁에 있을 기업을 찾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격변하는 시장 속 안정감과 시나브로 쌓이는 배당의 기쁨을 누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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