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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Jun 13. 2021

미국 배당주에 투자해 볼까?

@잠든 사이 월급 버는 미국 배당주 투자

 격변하는 주식과 코인, 부동산 시장에서 돈을 벌고 잃는 사람들을 목격한다. '투자에 정답이 없다'는 말처럼 방향도 방법도 제각각이다. 한 시장 안에서도 경기의 흐름에 따라 성장주가 주도하기도 가치주가 주도하기도 한다. 대형 우량주를 살 타이밍이다,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중소형주에 관심을 갖질 때라고도 한다. 큰 폭으로 움직이는 주가에 마음 졸이며 주식창만 들여다보다가 호가를 여러 차례 수정하고 매수 버튼과 매도 버튼을 눌렀다 취소했다를 반복한다. 단기간에 이익을 내고 차익 매매를 하는 방식이 나의 성향에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무렵 <잠든 사이 월급 버는 미국 배당주 투자>를 읽고 투자에 대한 관점을 다시 정립하게 되었다.


 배당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윤을 주주에게 배분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배당에 주목하지 않았던 까닭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체로 배당에 인색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처럼 분기별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일 년에 한 번 배당을 하고 그마저도 액수가 적다. 배당을 노리고 투자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다 보니 단타로 사고팔거나 적금 붓듯이 장기투자를 하게 된다. 장기투자는 비교적 마음이 편할 수 있으나 지루함과 싸워야 한다. 수십 년 후에 찾을 불확실한 미래를 그리기에는 매일 장에서 벌어지는 자극이 크다. 이러한 괴리 속 찾은 해법은 바로 미국 배당주이다.




 왜 미국인가? 우리나라가 배당의 불모지이지만 배당을 지급하는 나라는 굉장히 많다. 심지어 미국보다 더 많은 배당률을 주는 기업들이 즐비한 나라도 있다. 그럼에도 미국 배당주에 투자하는 까닭은 기축통화국이 지닌 힘 때문이다. 전 세계 수많은 원자재와 상품들은 달러로 거래한다. 특히 달러는 금융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외환위기 당시 외환보유고가 부족해 기업들이 도산한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환율은 1달러에 1,964원까지 치솟았다.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행위는 달러를 자산으로 사들이는 것과 같다. 안전장치를 확보하는 셈이다. 게다가 환율은 주가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줄여주는 쿠션 역할을 한다. 금융 위기가 닥치면 미국과 한국 주가가 모두 떨어진다. 이때 안전 자산인 달러의 가치가 높아져 달러-원 환율이 올라간다. 한국 주가는 피해를 고스란히 받는데 반해 미국 주가는 상승한 환율로 인해 전체 손실이 줄어든다.


 또한 미국 시장은 주주자본주의가 정착되어 있다. 높은 배당성향과 배당률은 주주친화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걸 보여준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함께 나누는 문화는 경영방식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미국 기업은 전문경영인이 운영하고 최대주주는 헤지펀드나 자산운용사인 경우가 많다. 문제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배당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려 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기업은 재벌 체제로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지분율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짙다. 게다가 경기 민감 업종이 많다 보니 유보금을 쌓아둘 필요가 있어 배당이 짤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 x100)

   

 주식을 시작한 이후로 꾸준히 뉴욕 마감을 읽고 있다. 매일 아침 확인하는 미국장의 흐름은 고스란히 한국시장에 적용된다. 산업구조상 내수시장이 작은 우리나라는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중 미국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실제로 미국 산업생산 지수가 조금만 움직여도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큰 폭으로 움직인다. 미국 나비의 날갯짓이 한국에서 태풍을 일으키는 셈이다. 과장된 확장과 축소 현상은 시장 전체를 혼란하게 만든다. 경제 최강국 미국에 투자하면 국가 간 세력 다툼과 경기 변동에 의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이점이 분명하다면 그중 왜 배당이어야 하는가? 배당금은 현금으로 지급해서 속일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은 영업이익을 예쁘게 포장할 수 있다. 회계 조작으로 마치 회사가 잘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배당금은 실제 현금으로 수익을 내야만 제공할 수 있다. 얼마간은 빚을 내거나 자산을 매각하여 배당금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영원히 그럴 수는 없다. 더욱이 미국에서는 배당금을 기업의 펀더멘털(fundamental)을 측정하는 확실한 지표로 삼는다. 배당금을 쉽게 늘리거나 줄일 수 없다. 만약 배당금을 줄인다면 기업의 미래가 불분명하다고 판단해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  


 배당은 변동성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물가가 상승하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 배당금이 늘어나면 투자자들을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또한 주가가 하락했을 때 견딜 수 있는 힘을 준다. 주가가 떨어지면 시가배당률이 오르게 된다.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어 사려는 사람이 늘어난다. 매수가 늘어나 주가의 하락이 제한된다. 차익 매매만을 노릴 때에는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이익을 얻지 못한다. 이에 반해 배당 투자는 꼬박꼬박 들어오는 배당금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면서도 주가가 올랐을 때 팔아 이익을 낼 수도 있다. 주가의 등락에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이다. 더욱이 미국 시장에서는 주식을 장기적으로 보유했을 때 받은 배당금에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 게으르고 편안한 미국 배당주에 투자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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