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어떻게 읽어야 할까?

아날로지(analogy)로 역사 읽기

by 지수




학창 시절 가장 재미있었던 과목을 물으면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 바로 역사이다. 한국사든, 근현대사든, 세계사든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공부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취업을 하고 난 이후 아무도 나에게 강요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좋은 책이나 자료를 찾아보고 있다. 역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고증은 잘 되었는지, 작가가 사건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무엇인지 유추해 본다. 혹은 기록에는 남아있지 않지만 그 시대의 생활상은 어떠했을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곤 한다.


고등학생 때 보물처럼 안고 다닌 역사 노트


여행을 즐기다 보니 방문하게 될 곳의 역사를 꼼꼼히 조사한다. 여러 나라의 통사를 살펴보며 그간 놓치고 있던 부분을 깨달았다. 한 국가의 역사는 단편적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여기서 단편적이란 외부의 영향을 배제하고 독립적인 이야기로 서술됨을 말한다. 이 무슨 당연한 소리냐 할지도 모르겠다. 고대부터 가까운 지역 사이에 전쟁이나 교류가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국가 간 거리의 인접성을 뛰어넘어 수많은 나라의 역사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놀랍게도 그 고리가 튼튼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인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여행을 차례로 준비하면서 각 대륙의 얼룩진 근현대사가 조각이 딱 맞추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디테일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커다란 틀에서는 하나로 묶을 수 있다.


관계의 긴밀함은 오늘날의 국제정세를 뒤흔들고 있다. 19세기에 시작된 제국주의의 잔재는 마르지 않는 분쟁의 씨앗을 낳았다. 세계지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질적인 수평과 수직의 국경선은 평화를 말살했다. 민족과 종교, 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힘의 논리에 따라 나눈 영역은 중동과 아프리카의 화약고가 되었다. 시리아 내전과 레바논 내전은 무관하다 여겼는데 뿌리는 얽힐 대로 얽혀 있었다. 중·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통사적인 접근으로는 거대한 서사를 제대로 읽어낼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역사의 원류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




아날로지(analogy)란 비슷한 사물을 연관해 사고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아날로지적으로 역사를 본다는 것은 지금 스스로가 놓여 있는 상황을 다른 시대, 다른 장소에서 발생한 다른 상황과 연관해 이해하는 일이다. '지금'을 독해하기 위해서는 아날로지적인 관점으로 세계사를 읽을 필요가 있다.
-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사토 마사루


'무엇을' 아느냐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우선되는 것은 '어떻게' 바라보느냐이다. 이전에는 시대별로 순차적으로 쓰인 통사를 학습했다. 시각을 바꾸어 개별 사건들의 연계성을 찾고 전체 흐름을 읽는 아날로지적인 접근으로 역사를 해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현재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감각을 기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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