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거리는 아픔을 피하고 싶은 청춘에게
상처받고 싶지도, 상처주고 싶지도 않아 위험 없는 사랑을 하고 싶은 고슴도치 청춘들. 어찌보면 참 타당해 보인다. 이렇게 무한한 경쟁의 시대를 살아갈 때 고통, 절망, 탄식, 희망, 기대와 같은 무서운 경험 없이 사랑을 한다는 것은.
그러면 질문을 조금 바꾸어 보자. 삶에서 경험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사랑에서 사랑의 경험을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이 사랑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사랑에서 '촘촘하게 짜여진, 타자에게서 비롯된 시련이나 심오하고 진실된 온갖 경험'을 제외한다면 그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우리가 사랑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는 것은 마치 살아가기 위해서 살아갈 이유를 잃어버리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최승자 시인이 적은 것처럼 '찔린 몸으로 지렁이처럼 기어서라도 네가 있는 곳으로 가야하는 것', 그리고 '다시 한번 최후로 찔리면서 한없이 오래 죽고 싶은 것', 그 모든 것이 바로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