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죽을 때까지 결코 만족할 수 없다.

영원한 결핍의 삶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의 삶이라는 현상은 존재의 결핍에 기반을 두고 나타난다.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완벽한 사랑을 이루지 못한 결핍이 있기 때문이다. 요리하는 이유는 배부름에 대한 결핍이 있기 때문이다. 목적지로 가는 이유는 목적지에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장하고 싶은 이유는 아직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완벽한 사랑을 이루었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사랑의 대상이 되는 그, 또는 그녀를 어떻게 더 사랑할 수 있겠는가?

결핍이 없는 대상에게는 어떠한 존재의 의미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우리의 의식은 언제나 결핍을 향해 있다. 혹시 매일 공기를 사랑하며 맛보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면 알려달라.

그래서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의식'이 있는 인간이라면 충족에 이를 수 없다고 말한다. 어떤 상황이라도 자기의 관점에서 무언가 결핍된 것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인간에게는 미래가 결핍되어 있다. 우리는 영원히 앞만 향해 나아가는 시간 속을 행진하지만, 미래는 결코 현재가 될 수 없으므로 죽기 전까지는 미래에 대한 결핍을 느끼며 묵묵히 잡을 수 없는 미래를 쫒으며 현재를 행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너무 슬퍼하진 말자. 우리는 그냥 그렇게 태어난 것이다. 끝이 없는 목적지를 향한 영원한 행군을 그저  불안해할 것만이 아니라 노래라도 부르면서 자유롭게 둘러보며 살다 가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