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해서 행복해요.
"많은 그로스 해킹 기법들이 신규 고객 유치에 초점이 맞춰져 왔던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고객 유치 및 유지 전반에 걸쳐 회사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곳에 자원과 인력을 배분한다면 홈조이같은 안타까운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원문 제목 : 그로스 해킹, 어디까지 해봤니? #2: Customer Retention
http://www.andrewahn.co/marketing/growth-hacking-lesson2/
오늘, 이분의 블로그를 처음봤는데, 너무나도 좋은 글이다.
인당 고객가치보다 너무 많은 비용을 투자해서 내실이 비거나, 회사가 구조적으로 위협받지 않는 선에서 최상의 성장곡선을 유지하는 것은 말로는 쉽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다.
치밀한 연구와 마케팅적 실험이 요구되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우리와 같이 온라인 상에서만 존재하는 SaaS 비즈니스의 경우 수익이 나는 시점이 늦기 때문에 고객가치에 대한 명확한 측정이 쉽지 않다. 비즈니스의 본질을 잘 몰랐던 작년에는 그저 1-2%가 paid라고 정의하고 고객가치를 측정했다. 그러나, 사실은 Loyal 고객이 promoter가 됨으로서 창출하는 가치 , 또는 고객 그룹이 네트워크 이펙트를 일으키면서 창출하는 가치 등 다양하게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이 때문에, 매출곡선과 고객 인당가치가 비교적 명확하게 측정될 수 있는 O2O 서비스들이 연예인 CF 등을 통해 대규모 마케팅을 벌이면서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유리한 반면, SaaS 비즈니스는 마케팅 비용은 최대한 적게 쓰면서 사업을 운용하는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양한 SaaS 기반 소프트웨어를 써보면서 자신의 가치를 높여가는 적극적 구매계층의 비율이 적다. 이 때문에, 상당히 힘든 면이 있지만 제품에 대한 스탠다드가 터프하고,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서비스를 선호하는 성향 등은 프로덕트 초기 개발과 시장 반응 테스트에는 매우 유리한 점이 있다. (마치, 인터넷 성능이 이슈가 될 수 있는 게임 쪽이 네트워크 인프라가 열악한 나라에서 퍼포먼스 테스트를 해보는 것과 비슷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전략같다.
어렸을 때는 내가 스티브잡스는 되는줄 알았지만 지금와서는 당연히 아닌 것을 안다. 계속해서 학습하고 계속해서 부딪히면서 답을 찾아가는 수 밖에 없다. 비교적 내가 멍청한 분야에서 창업을 했다는 것을 뒤늦게 인지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이런 나의 무식함 때문에 서비스가 성공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타인에게 조금도 의지하지 않았던 성격이 이제는 많이 죽었기 때문이다. 최근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이야기를 나누고 영감을 얻으면서 조금씩 회사도 나도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
세상도 넓고 배울 것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