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에서의 셋째날, 이 날은 저녁에 예약해둔 사이공 오토바이 투어가 있어서 서둘러 일을 끝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물가가 저렴한곳이라 사먹는게 더 편하긴 하지만 식당에서 먹으면 생각보다 많은 양을 먹게되서 아침은 간소히 편의점에서 봉지 쌀국수를 사와서 먹었다. 한봉지에 한국돈으로 300~400원사이였던것같은데 처음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한국에 잔뜩 사왔던 비하인드가 있는 봉지 쌀국수이다.
먹는 방법도 대접에 면과 같이 들어있는 스프, 소스들을 넣고 뜨거운물을 350ml~400ml정도 부어준뒤 3분만 기다리면 쌀국수 한그릇이 뚝딱 만들어진다.
모닝 편의점 쌀국수를 든든하게 때리고 호스텔앞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까지 야무지게 시킨 후 잠시 앉아 호치민 아침 여유를 조금 즐겼다. 디지털노마드라해서 처음엔 여유롭게 여행지에서 휴가도 즐기고 일을 할 수 있을줄 알았지만 한국보다 시차가 2시간정도 느리기 때문에 이곳에서 남들보다 2시간 일찍 움직여야 한국에서의 일을 차질없이 진행 할 수 있어서 한국에서보다 더 부지런한 강제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
잠깐의 아침 여유를 즐기다 남아서 들고 올라온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으면서 열심히 일을 했다. 원래는 이곳에 오기전 바쁜일들을 모두 끝내고 컨텐츠 기획일을 진행하려했는데 역시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도착 하자마자 연락이 없던곳에서 부터 원래 진행하던일까지 한번에 밀려왔다.
저녁일정으로 시간이 너무 없어서 베트남에와서 처음으로 그랩 딜리버리를 이용해보았다. 평점이랑 리뷰가 좋은 반미집이 있어서 주문했는데 리뷰에 한국인분들이 오므라이스 토핑을 꼭 추가하라는 말들이 많아서 그대로 추가 주문하여 먹었다. 반미가 살짝 스파이시해서 너무 잘 어울렸다. 역시 맛잘알 한국인들!
예전에는 고수가 들어가는 음식이면 모두 빼달라고 요청해서 먹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고수의 매력에 빠져서서 향이 엄청 심하게 느껴지는 음식이 아닌이상 살짝이라도 넣어서 먹고있다. 특히 반미는 고수를 넣지않으면 그냥 바게트 샌드위치..?라는 느낌이 있어서 고수 특유에 퐁퐁향을 느끼기위해 빼지않고 먹는 음식 중 하나다.
빡센 업무를 끝내고 드디어 사이공 오토바이 투어를 떠났다. 라이더와 1:1로 호치민 야간 길거리음식 그리고 야경 구경을하는 투어인데 주로 호치민 대학생들이 많이 하는 아르바이트라고한다. 나를 픽업하러와준 닉네임 '버터' 친구도 호치민 대학교에서 공부하고있는 학생이라고했다.
투어 스타트시간이 퇴근시간이랑 겹쳤는데 한국과 똑같이 이곳도 교통체증이 어마어마해서 길이 꽤 막혔고 중간중간 끼어드는 오토바이들이 많아서 조금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있었지만 능숙한 드라이버인 버터가 안전을 엄청 신경써주어서 우리는 문제없이 투어 스타트를 할 수 있었다.(고마워 버터!)
처음 시작은 국수를 먹으러 왔다. 자리에 앉으니 자스민티?를 내어주셨는데 베트남 로컬 식당에가면 기본적으로 물보다는 이렇게 티를 내주시는것 같았다. 향도 너무 진하지않고 살짝 있어서 티를 선호하지않는 나에게도 꽤 나쁘지 않았다.
이름이 기억이 잘 안나지만 고기가 들어간 살짝 매운 국수였다. 해물향이 났고 큰 고기 덩어리들과 어묵, 메추리알등이 들어가있었는데 이국적이지만 너무 향신료맛이 진하지않아서 크게 호불호가 갈릴 음식이 아니었다. 국수를 먹으면서 버터가 앞으로 어디어디를 갈꺼고 어떤식으로 진행할건지에대해 설명해주었고 베트남에 처음왔는지 아니면 다른 도시도 가는지에 대한 소소한 대화를 나누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2주동안 호치민에만 있다고하니 다음에는 나트랑에 가보라며 자신은 나트랑에서왔다 너무 이쁜도시다 라고 추천해줘서 다음 여행은 꼭 나트랑을 껴서 가야겠다란 생각을하며 첫번째 국수집 코스를 마무리했다.
다음은 호치민 최대 꽃시장쪽에 위치한 야시장에 왔다. 우선 꽃시장 입구에서 팔고있는 라이스 부침개?를 먹었다. 길거리음식이니만큼 이때부터는 살짝 흐린눈을하고 먹어야하는데 나는 크게 위생을 많이 신경쓰는편이 아니어서 걱정없이 이곳의 음식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었다.
베트남식 라이스 부침개는 일단 겉이 아주 바삭했고 속은 계란, 야채, 소세지, 케찹등이 들어있어서 흡사 우리나라 시장 토스트를 먹는? 그런 맛이었다. 한마디로 아주 맛있었다.
이 음식을 먹으면서 문득 호치민에 이렇게 큰 꽃시장이 있다는건 사람들이 꽃을 많이 사는 문화가 있는건가 라는 궁금증이 들어서 버터에게 물어봤는데 호치민에 젊은 MZ세대들은 꽃을 많이 산다고한다 그리고 주로 데이트코스로도 많이 온다고하며 자신은 얼마전에 이곳에서 이별을 겪었다는 슬픈 새드스토리까지 이야기해주었다. 코스 내내 심심할틈없이 설명과 스토리를 얘기해준 최고의 가이드 버터였다.
그 다음은 캄보디아식 소고기 꼬치를 먹으러왔다. 이곳은 진짜 캄보디아에서 오신 사장님께서 운영하는곳인데 파파야를 채썰어서 꼬치와 함께 내주신다. 맛은 우리가 아는 그 고기맛에서 향신료가 아주 조금 더해진 느낌? 이 음식도 크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음식이었다. 이 꼬치를 먹으러온 곳부터는 본격적으로 야시장이 펼쳐지는 곳이었는데 주로 관광객보다는 현지 주민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곳인것 같았다.
다음은 코코넛 넣어 반죽한 밀가루에 여러가지 토핑을 넣어서 만든 음식이었다. 타코야끼 반으로 잘라놓은 느낌이었는데 그냥먹어도되고 같이 나오는 야채에 쌈을 싸서 먹어도 된다고했다.
먹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직접 쌈싸주는 버터! 이렇게까지 친절하게 해주다니 난 언제나 인복이 좋은것같다. 쌈도 한개가 아니라 무려 세개나 싸줘서 맛있게 먹었다. 처음엔 너무 쌈을 크게 싸준것같다 했는데 한입에 먹으니 엄청 신나했다. 봤니 버터 역시 음식은 한입에 먹어야 맛있는거라고!
다음은 굴과 맥주 코스였다. 이때부터는 꽤 배불러서 버터에게 나 너무 배불러 도와줘하며 같이 먹었다. 굴은 우리가 아는 그 잘 삶은 맛있는 굴 맛이었는데 이 가게 테라스에서 한눈에 보이는 야시장 모습이 좋았다. 그리고 호치민 사람들도 술을 자주 즐기는 편이냐고 물어봤는데 아주 당연한 얼굴로 에브리데이라고 얘기해주며 저녁에 맥주 한캔정도 해줘야 하루를 마무리하는 느낌이라고했다. 그리고 한국 소주도 먹어봤다고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한다해서 한국에서는 소주 맥주를 섞어먹는 쏘맥이 있다고 알려주었더니 엄청 즐거워하며 베트남에서는 소주와 오렌지주스를 섞어먹는 문화도 있다고 공유해주었다. 굿굿 아이디어 조만간 해먹어볼 생각이다!
투어 시간이 좀 남았다며 서비스로 버터가 잘 아는 야경포인트에 데려다준다고해서 도착한 호치민 어딘가 공원! 사람이 많은 관광지역이 아닌 진짜 그들만의 공원에오니 데이트하러온 커플들도 있고 가족끼리 산책나온 사람들도 있고 중간중간 로컬음식을 파는 노점들도 있었다. 그리고 버터가 얘기한것처럼 호치민에 화려한 야경을 볼 수 있는 최고의 명당 자리었다.
야경구경을 다 하고 과일주스 그리고 반미까지 더 먹고 사이공 오토바이 투어를 마무리하였다. 투어내내 지루하지않도록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챙겨줘서 너무 고마웠던 최고의 가이드 버터!
투어를 마치고 처음으로 마사지를 받으러왔다. 알고보니 숙소 5분거리에 유명한 미우미우스파가 있어서 예약없이 워크인으로 갔는데 30분뒤 가능하다하여 대기실에 앉아서 기다리고있었는데 우연히 베이징에서 온 다른 관광객과 스몰토크를 하게되었다. 그는 골프여행을 하려고 왔는데 지인이 이 스파를 추천해서 와봤다고 했다. 이렇게 즐거운 대화를 하고있다보니 금새 마사지 시간이되어서 서로 마사지 잘 받아라고 인사하고 해피하게 아로마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를 다 받고 나오니 티와 코코넛 아이스크림, 말린 생강등을 줘서 간식타임까지 즐기고 있었는데 마침 아까 베이징친구도 똑같이 끝나고 나와서 마저 수다를 조금 떨고 숙소로 돌아와 알찼던 셋째날을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