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선선하고 햇빛이 강한 가을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요즘이야. 회사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가을이면서 정사원이 된 지 1년 5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어. 내가 들어온 후에도 신입이 2번 들어왔고 이번 하반기에도 대규모 공채가 예정되어 있지만 여전히 나는 신입사원이라고 생각해. 배워야 할 것들이 눈 앞에 쌓여있고 부족한 점이 많은 신입사원이지. 지금쯤이면 무뎌질 법도 한 단순한 사건사고들에 여전히 예민하고 가볍게 넘어가지 못해 혼자 끙끙대는 그런 신입사원이야. '아차'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말과 행동들을 용납할 수 없고 꽤 오랜 시간 동안 자책을 하지.
오늘은 업무상 일이 아닌 점심시간에 있었던 실수가 '아차'의 순간이었어. 남들이 보기엔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러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그 순간 정신이 들면서 확 위축이 되더라. 상대가 나에 대한 기대가 높고 신뢰가 쌓여가고 있는 선배인 경우 더더욱 실수에 예민해져.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클 것이고 생각하지도 못한 어떤 포인트에서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가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 더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 선배님은 이미 잊어버렸을지도 모르지만 나로서는 계속 마음에 걸리는 일이었어.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대할 수밖에 없는데 그 순간순간마다 내가 어떻게 행동하고 말해야 할지 고민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야. 관점과 기준에 따라 똑같은 행동과 말도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정답이 없고 어려운 일인 것 같아. 그 순간 능숙하고 센스 있게 잘 빠져나갈 수도 있지만 멍하게 있다가 이도 저도 아닌 채로 불편한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지. 마이웨이를 걷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주변 상황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으로서 회사 내 대인관계는 어렵게만 느껴져.
회사 생활을 오래 하고 경력이 쌓이면 좀 나아지려나. 사소한 일에 마음 쓰지 않고 무뎌질 수 있을까. 계속 겪으며 부딪쳐봐야 알 수 있겠지. 정답은 없겠지만 '아차'하는 순간보다는 말과 행동에 스스로 확신이 느껴지는 순간이 더 많아지도록 발전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