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사 발령에 따른 송환영회를 했어. 회사를 다니다 보면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에 매일 쓰는 편지 주제도 조금씩 겹칠 수밖에 없는 것 같아. 그래서 새롭지만은 않은, 조금은 반복되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오늘 회식을 하면서 내가 이 자리에 있다는 것,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꼈어. 사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출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기도 하고, 해결되지 않는 업무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정답이 없는 인간관계가 벅찰 때가 많아. 그럼에도 일을 하다가 문득, 회식을 하다가 문득 지금 내가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함을 느껴.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겠지. 너무 쉽게 만족하는 거 아니냐고, 좀 더 욕심부려도 되지 않냐고.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건 아니야. 이곳보다 더 좋은 조건의 회사를 다닐 수도 있지 않았을까, 더 욕심을 부려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야. 하지만 당장 상황을 바꾸지 못하고 지금 이 상황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싫은 게 아니라면 만족하며 다니고 싶어. 실제로 지금 하고 있는 업무가 잘 맞고 부서원들이 너무 좋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이렇게만 회사생활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야. 현재 상황에 만족할 수 있는 이유야.
오늘 회식 자리에서 새로 오신 부장님이 나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씀을 계속하셨어. 회의나 티타임이 있을 때마다 차를 내오는 것이 미안하면서 고맙다는 말씀이셨어. 그렇게 진심을 담아 말씀하시는 분은 처음이라 놀라기도 했고 도리어 내가 더 감사했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그 일을 내가 할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어느 분이라도 기꺼이 나서서 하시는 일이기 때문에 그 일을 한다고 해서 기분이 나쁘거나 불만을 갖지 않고 있어. 그럼에도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했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직 나는 많이 부족하고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인데 그에 비해 많은 분들이 잘하고 있다고, 이대로만 하면 된다고 하실 때마다 그 기대에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긴장을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계속 다짐해. 적어도 내가 맡은 업무는 책임감을 갖고 처리하면서 부서에, 처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하고 싶어. 채찍보다 당근을 너무나 많이 받고 있어서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는 것 같아.
오늘도 수고 많았어.
* 오늘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면서 일하고 회식까지 해서 미처 하늘을 찍지 못했네. 예전에 찍었던 하늘을 올려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