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계란빵인데 엄청 맛있어. 퇴근하고 바로 오느라 저녁도 못먹었을텐데 집가는 길에 먹어."
하루에 두 번이나 '인심'이라는 것을 느낀 날이 있었다.인심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인심이라는 걸 느꼈을 땐 무슨 느낌일지조차 모를정도로 살아온 각박한 세상 속에서.
어릴 때부터 전통시장보다는 대형마트가 더 익숙했고, 그래서 시장은 여행갔을 때, 아니면 그 시장만의 특별한 음식을 먹고 싶을 때만 가곤 했다.
그래서인지 시장 인심이라는게 무엇인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 알기 어려웠다.
연말, 감사한 마음을 담아 고마운 분들께 선물을 드리고 싶어서 디퓨저를 만들게 되었다. 생각보다 만드는게 간단하고 재료만 사면 된다고 해서 지난 번에 처음으로 가본 방산시장. 퇴근 후 조금 늦은 시간에 가서 연 곳이 별로 없었는데 그 중에서 반갑게 맞이해주시며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던 분. 덕분에 기분 좋게 필요한 재료를 살 수 있었고 덤이라며 디퓨저 용기와 꽂을 것까지 함께 챙겨주시던 분.
그 분들을 잊지 않고 다시 찾았다. 인사를 드리니 바로 알아보시며 변함없이 반갑게 맞이해주신다.얼굴을 알아볼거라 생각도 못했는데 이리 알아봐주시니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더 좋아진다. 선물용으로 차량용 디퓨저를 사려 한다고 하니 종류별로 추천해주셨다.
차량용으로는 일반 베이스로는 안된다고 하셔서 새로 사야하나 고민을 했는데 쿨(?)하게 작은 용기에 필요한 정도의 만큼을 덜어주셨다. 또 다시 감사한 마음..
그렇게 필요한 것들을 만족스럽게 사고 나가려고 할 때 맛있으니 먹어보라며 주신 계란빵. 저녁을 먹지 못하고 늦게 집으로 가야했는데 그 빵으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음에 또 한번 감사한 마음..
그 다음 일정을 마치고 계란빵까지 먹었지만 지하철 역으로 가는 길, 시장을 통과하다가 눈길을 사로잡은 '떡볶이'. 2명이라 떡볶이 2인분과 튀김을 시키려고 했는데 아주머니께서 양이 많으니 1인분만 시키고 또 먹고 싶으면 더 시키라고 하셨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더 시키라는 것도 아닌 양이 많으니 덜 시키라니... 그렇게 떡볶이 1인분과 튀김을 시켜 먹었는데 말씀대로 양이 딱 적당했다..! 만족스럽게 먹고 계산을 하니 아주머니께서 보통 프렌차이즈에서는 이렇게 주지 않는다며, 시장이니까 이렇게 줄 수 있는거라고 하셨다.
무언가 큰 것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따뜻한 느낌, 사람의 마음, '인심'을 깊게 느낄 수 있었다.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에 느낀 따뜻함은 지친 하루를 풀어주는, 그 무엇보다 효과 좋은 비타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