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말이다. 동시에 어려운 말이다. 지금, 지금 이 순간을 즐긴다는 것. 나는 지금 무얼 해야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새해를 맞이한지 3일 후, 새해의 다짐과 계획을 미처 다 세우기도 전에 거의 3주간에 걸쳐서 자격증 시험 공부를 했다. 작년에 준비하다가 시간이 부족해 미루었던 시험인데 그 준비기간동안 투자했던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 당시 공부했던 내용들은 내 머리 속에 남아있지 않았다. 만약 그때 제대로 마음 잡고 준비해서 시험을 쳤더라면 좋았을텐데.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했다면, 차라리 실컷 놀았다면.. 시간이 그냥 날아가버린 것만 같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후회 하지 말자는 다짐으로 3주를 보냈다. 조금은 널널하게 준비해도 될 시험이었지만 이왕 공부하는거 후회없이, 미련없이 해보고 싶었고 결과를 떠나서 나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었다.
나에게 주변 사람들은 말한다.
내가 너라면, 네 나이로 돌아간다면 더 놀고 여행도 다닐거야. 아직 젊잖아!
이런 얘기를 들으며 흔들렸던 시기가 있었다. 나 자신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방황하던 시기. 내가 왜 지금 이걸 하고 있는지, 왜 젊음을 맘껏 즐기지 못하고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야하는지... 온갖 물음표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건 모두 내 선택이었다.
그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내 선택.
그러면 그 선택에 대해 나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할까.
성격상 계획을 꽤(?)철저하게 세우는 편이고 그 계획은 최대한 지키고자 노력하기 때문에, 지금 이 시기에 내가 하고자하는 계획이 있으면 미루거나 취소하고 싶지 않다. 보통 그 계획이라는 것은 미래를 위한 대비, 준비라고 할 수 있겠다. 미래에 내가 더 당당해질 수 있도록, 미래의 내 모습을 더 밝게 그릴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시간이 '지금 현재'다.
이렇게 멋진 말들을 늘어놓는 와중에도 결국 지금 하고 있는 이 모든 준비 과정은 현실을 수용하고 받아들여 사회가 요구하는 '자격', '스펙'을 쌓는 과정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런데 그게 문제인가?
만약 그 스펙을 쌓지 않고 '현재를 즐겨라!'라는 말에 합리화하여 마음가는대로 이 순간을 보낸다면, 나는 과연 행복할까?
즐긴다는것을 그저 노는 행동으로 한정하고 싶지 않다. 공부도, 일도,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즐긴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고, 이왕 그 일을 하고 있는 중에 그 순간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상한 것도 잘못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만을 즐기려고 하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후회할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내가' 지금 이 순간 무얼할지 선택하는 것이고, 그 선택을 즐길지 말지 선택하는 것 또한 '나'에게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