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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로드

걱정의 크기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티베트 속담

by 도르유

수능이라는 큰 일을 앞둔 고등학생, 취준생을 벗어나 회사 생활을 시작한 초년생


둘 중 누구의 걱정의 크기가 더 클까?


단순히 생각하면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불안한 고3 수험생의 고민과 걱정이 더 크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둘의 상황을 모두 경험한 사람으로서 걱정의 크기는 변함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힘들어하던 고3 당시 나에게 아빠가 해주신 말씀이 이해가 된 것이다.

누구에게나 같은 크기의 걱정이 있다는 것. 지금은 수능이라는 걱정의 크기가 클 뿐이라는 것.

그러니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는 아빠의 말씀.

어떻게 보면 이게 무슨 말인가 싶기도 하겠지만 이상하게도 당시의 나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걱정의 크기는 그대로지만

그중 어떤 것이 얼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는 모두가 다를 것이다.


불안한 취준생에서 벗어나면 더 이상의 걱정은 없을 것 같았지만

역시나 취업을 한 이후에도 계속되는 고민 걱정은 더 많은 생각의 늪에 빠지게 만든다.


걱정 중 하나가 해결되었다고 해서

그만큼 걱정의 크기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것이다.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현실 속에서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삶의 틀에 나를 얼마나 잘 맞춰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는 것.


앞에는 수많은 또 다른 갈림길이 있어서

고민과 걱정을 멈출 수 없다.


멈출 수 없다면, 피할 수 없다면

지금 내가 이런 고민과 걱정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고 살아가자.

내가 원했던 길을 걸어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생기는 걱정과 고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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