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에서 했던 여러 활동 중 기억에 남는 게임이 있다.
0에서 5까지의 숫자판을 한 사람씩 들고 있다가
부르는 숫자에 맞춰 그 수를 만드는 것.
처음에는 모두 아무 생각 없이 각자의 숫자를 고르고 게임을 시작했지만
곧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0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이십오만삼백사십일'
여기에서 0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때문에 0이 어느 자리에 들어가야 할지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급되지는 않지만 그 자리에서 묵묵히 자릿수를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0.
세상에는 수많은 0들이 있을 것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누군가는 0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게 내가 될지도 모른다.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눈에 띄지 않고 인정받기 어려운 일이지만
그 일을 내가 맡게 될지도 모른다.
인정받지도 못하는 일을 내가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평불만을 쏟아낼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게임의 중반이 됐을 때 모두가 0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처럼
묵묵히 내 역할에 충실히 임하다 보면
인정받을 때가 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 해두면
앞으로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0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