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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로드

"괜찮아", 라는 말 대신

해주고 싶은 말

by 도르유

최근에 종영된 효리네 민박.
시즌 1,2 모두 즐겨본 애청자로서 이효리의 인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민박객들이 모두 나가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노래를 듣다가 윤아가 갑자기 눈물을 흘렸을 때.


출처: JTBC


이 장면에서 나는 이효리라는 사람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닮고싶은 사람 중 한명이 되었다. 이효리의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주목하며 방송을 보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무슨 일이냐고 걱정스럽게 물어볼 수도,

아 뭐야 왜그래~ 라며 가볍게 웃어 넘길수도,

당황하여 안절부절 못할 수도 있다.


울고 있는 사람 앞에서 상대방은 그 상황과 감정을 아무리 이해하려고, 공감하려고 해도 온전히 울고 있는 사람이 되지는 못하기 때문에 정답인 행동을 찾지 못하고 뭐라도 해야할 것 같은 강박(?)이 생기는 것이다.


그때 궁금해하지도, 가볍게 넘어가려고 하지도 않고 그저 상대를 기다려주기. 스스로 감정을 추스리고 마음을 다잡을 때까지 기다려주기.

이효리는 윤아를 기다려줬다.


나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누구라도 나에게 "괜찮아" 라고 진심을 다해 말한다고 하더라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정작 나는 전혀 괜찮지 않은데, 내 마음을 다 알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괜찮다고 쉽게 말할 수 있지? 싶은 마음이 내 안에서 스멀스멀 흘러나왔다. 너무한건가? 상대방의 진심을 몰라주는 야박한 사람인건가? 그치만 괜찮다는 말로 내 문제가 해결될리는 없으니까.


그런데 반대로 내가 누군가를 위로해야할 상황 속에서 나는 과연 '괜찮아' 라는 말 대신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긴 한걸까. 무슨 말을 해야, 어떤 표정을 지어야 누군가에게 위로라는 것을 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있어

그런 밤이 있어

말하지 아마도 말하지 않아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넌 말이 없었지만


그런 말이 있어

그런 마음이 있어

말하진 않았지 위로가 되기를

이런 말은 왠지 너를 그냥

지나쳐 버릴 것 같아서


정작 힘겨운 날엔 우린

전혀 상관없는 얘기만을 하지

정말 하고 싶었던 말도

난 할 수 없지만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깊은 어둠에 빠져 있어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정작 힘겨운 날엔 우린

전혀 상관없는 얘기만을 하지

정말 하고 싶었던 말도

난 할 수 없지만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깊은 어둠에 빠져 있어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 브로콜리 너마저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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