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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를 잠시 끄는 일은 더 오래 켜 있고 싶어서

몇달 못 채우고 돌아왔습니다. 별것도 아니게, 거창하게시리.

by 여니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 中
"스위치"에 대한 DJ의 얘기를 듣고 느낀...


스위치는 단순히 켜기만 하는 장치가 아니다. 그것은 필요할 때 불을 끄고, 전원을 내려놓으며, 잠시 모든 것을 멈추게 하는 역할도 한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다. 늘 켜져 있는 상태로 달리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과열되고, 숨이 차고, 결국 멈출 수밖에 없다. 그래서 때로는 마음의 스위치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아야 한다. 불필요한 생각의 전원을 끄고, 벗과 이웃은 상상도 못 할 걱정과 불안을 잠시 꺼둔 채, 고요 속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기계가 전원을 내려 재정비하듯, 사람도 그렇게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그리 말처럼 쉬우면 얼마나 좋을까.


그 찰나의 고요 속에서 몸과 마음은 다시 숨을 고르고, 굳었던 근육이 풀리며, 엉켜 있던 생각이 조금씩 풀린다. 그리고 다시 스위치를 켰을 때, 우리는 훨씬 맑아진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한층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걸어갈 힘을 얻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스위치를 끄는 일은 멈춤이 아니라, 더 오래 켜져 있기 위한 준비가 아닐까 한다.


언제쯤이면 스위치를 제대로 끄고 걱정과 불안을 오롯이 내려놓고 큰 숨 한번 쉬고 제대로 '쉼'이라는 것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 날이 온다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오일 한 방울처럼 부드러워지는 내겐 소중한 일 일 것이다.

* 조각 난 거울에 비친 나를 찍은 옛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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