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과 금식은 끝났고 원래 87kg였던 몸은 현재 65.4kg로 줄어서 병원에 오고 나서 6kg가 더 빠져서 16kg가 줄어 심하다고 했던 몸무게가 이젠 22kg가 줄었습니다. 그냥 살도 근육도 없는 상태라고 생각하면 될 정도입니다.
골수검사는 다행히 성공했습니다.
이번에 알았지만 항암제의 분류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뉘는데, 먼저 "세포독성 치료제"로 세포성장을 멈추게 하여 백혈구 수치를 줄이기 위해 백혈구뿐 아니라, 적혈구나 성장속도가 있는 두피, 피부 모든 성장해야 하는 세포까지 죽이는 단점이 있는 한 알에 500ml 하는 약을 먹고 먹은 후 닿았던 부분인 손까지 씻어야 하는 독하디 독한 약을 12알을 먹었습니다. 바로 부작용 중 하나인 발진이 얼굴만 빼고 온몸에 촘촘히 퍼져서는 심한 가려움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표적 항암제를 쓰려면 과다한 백혈구 호중구를 일단 깨야하는데 그 약으로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낮출 때도 6알 4알 이렇게.
아이처럼 매달려 "나 기운이 하나도 없어." 하는데 그냥 꼭 안아주며 실컷 울라고 했습니다. 함께 울었습니다.
지금은 다행히 입원하였고 보호자도 조심해야 해서, 지금은 멸균실로 들어갔고 곧 일반병동으로 나오긴 한다 합니다. 채혈은 수시로 하고 이제 표적 항암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부디 부작용 없이 잘 맞아야 할 텐데 구토 매스꺼움 심혈관계 등등 무서운 부작용들을 차마 옮겨 적기 무서워 생략하려고 합니다. 부작용이 조금 시작인 것인지 맥이 좀 빠르게 뛰면서 박동소리가 귀로 들려오는 것 같다는 사람에게 아무것도 못 해 주고 그저 간절히 기도드릴 뿐입니다.
안 그래도 아팠던 허리, 다리가 주저앉을 듯 무너져내리는 것처럼 심상치 않게 아파서 내가 아프면 안 되겠다 싶어서 임시방편으로 한의원엘 가서 부황 침치료를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요추 3.4.5번 쪽이 안 좋고 만성으로 심해진 것 같다고 이러다 어느 순간 쓰러질 수 있다고 큰 눈으로 뚫어져라 말씀하셨지만 현재의 상태를 솔직히 말하고 임시로만 치료하고 나왔는데 들어갈 때와는 확연히 부드러운 상태로 나왔습니다. 8년 전 마지막 건강검진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와서 심도 있게 치료를 권했는데 다음에 다음에 하다가 오래되었네요.
내가 이 땅에 두 발로 지탱하고 있어야 한다는 마음을 굳게 먹습니다. 너무나 힘든 과정을 시작했고, 저보다 마른 모습의 남편은 너무나도 낯설지만 오늘을 받아들이고 내일을 살아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