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에 문득 병원 조금 편한 의자 있는 곳으로 가서 멍하니 앉아있는데, 투명한 통유리로 된 중앙 엘리베이터 올라가는 것을 보고 문득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둘이 부부가 되고 가족이 되고 합치고 바로 휘몰아친 긴 소송의 결과로 태어나 처음으로 7년여 동안 많은 경험을 했다. 이제 8년째 어디쯤. 아직도 무언가가 남아 있을 줄 상상도 못 했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 생각했다. 저 엘리베이터처럼 빠르게는 아니더라도.
예전에 주변에선 친구들이, "너는 멀리서도 너 같아. 키 때문만이 아니라, 안 그렇게 생긴 계집애가 남자처럼 꼿꼿하게 앞만 보고 걸음도 빨라. 네가 입은 옷이랑 안 어울려.ㅋㅋ"
이런 얘기들을 친구한테도 지인들한테도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고개를 숙이게 된다. 고개 들자. 견뎌내자. 그래왔듯이 버티자.
거센 바람이 날 흔들고 퍼붓는 비가 날 적셔도 살아내야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하루를 살고 한 달을 살고 그렇게 살다 보면 살아가다 보면 웃으며 이 날을 추억할 날 있겠지. 솔직히 아직은 이런 말 못 믿겠다. 하지만 굳게 믿으려 한다. 믿어야 살아낼 수 있으니.
가끔은 세상에 혼자라 느낄 때가 있다. 내 온마음으로 진심으로 대했고 그러한 서로의 마음을 믿었기에 사람을 믿었지만 그 사람을 잃어버린 나. 어찌 나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