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두운 가득 덮인 먹구름이 밤새 당신 머리를 짓누르고 간 아침 나는 여기 멀리 해가 뜨는 새벽강에 홀로 나와 그 찬물에 얼굴을 씻고 서울이라는 아주 낯선 이름과 또 당신 이름과 그 텅 빈 거릴 생각하고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가득 피어나고......
짙은 안갯속으로 새벽강은 흐르고 나는 그 강물에 여읜 내 손을 담그고 산과 산들이 얘기하는 나무와 새들이 얘기하는 그 신비한 소리를 들으려 했소. 강물 속으로 또 강물이 흐르고 내 마음속엔 또 내가 서로 부딪히며 흘러가고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또 가득 흘러가고......
*정태춘 <북한강에서>
옆지기 마음 불편할까봐 수건으로 눈.코.입을 틀어막고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었는데 정태춘님의 <북한강에서>에서가 나오더군요. 수건으로 암만 틀어막아봤자 글로 읽겠지만.
울지 않으려고요.
내게 주어진 삶이 이것인가... 하는 못난 생각도 했지만 조금 긴 시간 하느님의 시험이라 생각하고 이겨내려고 해요. 반드시 봄바람이 불어 올 날이 오겠죠. 믿고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