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라디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음악을 어려서부터 장르불문 60년대 노래도 언니 오빠들의 영향으로 좋아하는데 라디오는 중간중간 DJ의 말을 때론 길게 들어야 하고 광고도 있고 그냥 전 시대별로 카세트 CD 그리고 혼자였을 땐 TV 800번대의 팝. 가요. 제3세계 음악 틀어놓고 듣다가 귀에 걸리는 음악이 있으면 바로 휴대폰 음악앱에 다운로드하여 질릴 때까지 한곡을 듣는스타일이었습니다.
처음이 어렵지 음악도 물건도 사람도 잘 질리는 편이 아니라서.
그러다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를 듣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시간에 맞춰 듣진 못하고 유튜브로 시간 나는 대로. 오늘은 이런 말씀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림을 배우는 것이 꼭 잘 그리려고 수영을 배우는 것이 정말 뛰어나게 잘하려고 가 아니라 그냥 배우는 과정이 행복하면 좋지 않을까요. 꼭 뭘 해내야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하고. 그 말을 듣고 잠시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렇게 물 흐르는 대로 잔잔히 살려했고 지금도 그러고 싶은 마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지금은 참아야 하고 기다려야 하고 버텨내야 하는 과정 중입니다. 그러다 마음속의 화? 같은 것이 올라올 때가 어쩌다 어쩌다가 저를 어렵게 할 때가 있습니다. 크게 소리 내어 입으로 떠들어대지는 않습니다. 노력으로 변한 건지 습관이 되어버린 건지 들어줄 이가 없다는 것을 터득한 것인지 그저 그러다 말아버립니다. 그럴땐 옆지기에게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입을 더 다물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재미있는 일을 얘기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위트 있게 말하는 능력도 없기에 일기처럼 쓰고 <힘내요>라는 이모티콘을 보면 '나의 눅눅함을 또 번지게 했구나..' 하는 묘한 생각에 벗들에게 본의 아니게 미안한 마음까지 들 때가 많습니다. 아마도 제가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더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아직은 그런 제가 좋습니다.
말과 침묵❗️/ 이해인 수녀님 作
말을 전혀 안해도 따스한 사랑의 향기가 전해지는 사람이 있고
사랑의 말을 많이 해도 사랑과 거리가 먼 냉랭함이 전해지는 사람이 있지
말과 침묵이 균형을 이루려면 얼마나 오래 덕을 닦아야 할지
침묵을 잘 지킨다고 너무 빨리 감탄할 일도 아니고 말을 잘 한다고 너무 많이 감탄할 일도 아닌 건 같아
판단은 보류하고 그냥 깊이 생각해보자 사랑 있음과 사랑 없음의 그 미묘한 차이를
* 사진_ 병원을 이삼일에 한 번씩 자주 가야 하다 보니 점심 진료시간은 이렇게 해 질 무렵 나오는데, 그때의 하늘이 너무도 예뻐서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사진으로 담아봤지만 아무리 그래도 눈으로 보는 것과는 비교가 되질 않아 아쉽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찍고 있는데 붓으로 그리는 것처럼 표현하는 옆지기의 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