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전문가에게 상담받고 싶은 날
마음은 쓰기 나름일까요?
어젯밤 인스타그램에 댓글이 달렸어요. 지인의 소개로 2번 정도 사석에서 만난 일이 있는, 손으로 하는 건 무엇이든지 잘하는 분이세요.
이제 기자 호칭은 내려놓고 그냥 주부인데(쑥스;) 내게 그녀가 교수님이듯 그녀에겐 난 아직 기자인가 봅니다.
그림 쪽으로 일가견 있는 분이 지나가는 칭찬으로 남긴 한마디 댓글이 열정을 끌어내 주셨어요. 그래서 당장 만나자고 해서 십자가 구도 잡는 법과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인사이트를 얻었어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무엇을 잘할까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이런 류의 고민을 하던 찰나에 그녀의 댓글은 무척 고마운 응원이었어요.
사실 힘들 때 “힘내”라고 하면 그렇게 힘이 안나는 스타일인데, 진짜 힘겨울 땐 타인의 칭찬이 보약인가 봅니다.
취미로 시작한 드로잉.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가 된다는 둥과 같은 꿈은 꾸지 않아요. 그건 너무 과하고 거창해요. 단지 그림으로 마주하는 삶의 순간과 시간을 잘 기록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조금 더 해봐도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스쳤어요.
퇴사 이후에
어떻게 지내세요?
돈 버는 일이 없어서 그렇지 주어진 순간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보시다시피. 누군가 보기엔 정신 못 차리고 다니는 이처럼 느낄 수 있겠지만 말이에요.
얼마 전까지 아니 어제 그리고 오늘도 나는 퇴사하고 빨리 이직해야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줄어드는 잔고의 속도를 현실에서 따라가기 버겁게 느껴졌거든요. 신을 믿지만 이럴 땐 영락없이 믿음이 눈곱만큼도 없는 그런 류의 나밖에 모르는 인간이 됩니다.
퇴사하고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두세 번 생각해요. 예를 들면 직장 다닐 땐 아무렇게나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퇴사 후 진짜 무슨 일이 있지 않으면 스타벅스는 꾹꾹 눌러 쌓아두었다가 방문해요. 더 이상 스타벅스는 직장 다닐 때 열 받는 시발 비용을 쓰는 지출의 장소가 아닌 잠시 일하기 위해 공간을 빌리는 개념이 더 커졌거든요.
전에도 워낙 월급이 쥐꼬리라 검소했지만 7천 원 이상의 음식을 돈 주고 사 먹기 조심스러워졌어요. (많이) 귀찮아도 집에서 되도록 해 먹으려 애를 써요.
일하지 않는다고 당장 굶어 죽진 않더라고요. 워낙 첫째로 태어나 과도한 책임감을 짊어지고 살아왔던 환경이었기에 퇴사와 이직 사이 공백의 시간을 견디기가 쉽지 않아요.
퇴사하고 이직을 준비하는 시점에, 임신 7개월. 몸이 점점 무거워져 가요. 얼른 이직이 되길 매일 각종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지원하기'를 눌렀는데... 생각보다 쉽진 않네요. 곧 막달에 접어드는데 회사 인간이 되지 못하면 안 될 것 같아서 태교일기와 같은 기록 조차 남기지 못했어요. 오글거리기도 했고요.
회사를 그만두어도 저는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욕심쟁이입니다.
<버킷리스트>
1. 광고 카피라이팅, 브랜드 콘텐츠 디렉터
- 코바코 광고교육원, 이노레드 인턴 > 자리가 하나 났던데 임신부도 받아줄까요 ㅠㅠ, 크리에이티브 마스
2. 디지털 저널리스트
- 넥스트 저널리즘 > 막달이라 아무래도 무리 데쓰라 내년을 기약하며, 메디 아티
3. 은유의 감응의 글쓰기 수업
- 대기자 > 신분 상승 : 다음 주 화요일부터 들어요. 글쓰기에 대해 인사이트를 나눌 수 있길 기대해욧
4. 아방의 위티 앤 로맨티
- 한컷 낙서 심화발전, (이제라도) 그림으로...
임신 관련 일을 기록한다는 게 또 내 마음을 정리하는 텍스트가 되어버렸네요. 이런;;;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 드로잉 연습도 할 겸 한컷 먹는 일기를 쓰려고 해요. 재미있게 읽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