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해요, (괜찮아효)
나는 성격이 급한 탓에 무턱대고 행동만 빠르다. 빠른 내 성격은 컨텐츠제작하는 일을 할 때는 유익했다. 트렌드에 민감했고 타인의 욕망이 빗나가는 지점을 찾아내 파고들었다. 하지만 카페노동은 급한 내 성격이 웬만해선 도움이 되지 않고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일하는 카페에선 무당카카오가루를 사용해 초코라떼와 카페모카를 만든다. 무당카카오가루는 열심히 저어도 녹을까말까할 정도로 신경을 써야 하는 메뉴 중 하나다. 갑자기 손님이 몰아치는 시간, 카카오가루가 제대로 녹지 않아 에스프레소 잔에 그대로 붙어있는 걸 발견했다. 10번만 정성스럽게 저어주면 될 일이 그르쳐졌다. 초코소스 드리즐도 빼먹었다. 서비스가 된 지 나중에 엉망진창으로 메뉴를 냈다는 걸 알았다. 실수는 손님의 재방문하고 싶지 않은 어떤 이유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메뉴가 잘못 나가면 마음부터 어려워진다. 3년은 지나야 실수하지 않고 완성된 서비스가 가능하지 않을까.
어떤 날은 손님이 눈앞에서 라떼와 바닐라라떼 주문을 넣었는데 나는 아메리카노와 바닐라라떼를 주문에 넣어서 혼선을 야기했다. 맹구처럼 구는 나 자신으로 피해를 입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무한대로 미안해졌다.
카페노동하면서 내가 훈련하는 지점은 ‘차근차근 일하는 법’이다. 휘리릭 해내는 걸 즐겨하는 나는 점점 차근차근하는 마력에 빠져들었다. 주문이 밀려있어도 하나의 주문을 끝내기까지 다음 주문을 보류했다. 그랬더니 서비스 결과가 좋았다. 함께 보조를 맞추는 L도 성격이 급하다. 그의 모습에서 내가 보인다. 그럴 때 주문처럼 되뇐다.
“천천히 해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