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6~20 #육아 #찻자리 #새벽형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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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로 채워지는 세상]
내가 아이를 낳고 자식을 위해 이렇게 헌신적으로 살아갈지 몰랐다. 6살이 된 아이는 아기에서 어린이가 되어 훌쩍 컸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혼자 기차를 타고 친정집에 놀러갔다가 올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까지 든다. 나를 위해 살다가 아이로 채워지는 세상이 낯설다가도 풍요로운 삶을 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앞으로 나는 뭘 하며 살지를 고민하면 답이 안나오는데, 타인인 아이를 위해 어떻게 해주질 고민하면 없던 답도 어떻게든 만들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목격한다.
요즘 차에 빠져 있는데 나를 위해 티소믈리에, 티블렌더 이런 길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모르겠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반면 초등학교에 금방이라도 입학할 것만 같은 아이 생각을 하면 이것저것 잘 알아보게 된다. 나를 대하는 것도 타인처럼 쉽게 혹은 빠르게 치고나가면 좋을 텐데 말이다.
지금 다니는 공동육아어린이집에는 크고 작은 문제가 매일 일어난다. 정말 졸업하는 7살까지 내가 다닐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되는 시기다.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다는 걸 매순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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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형 인간 시작?]
차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오후 8~9시 사이에 잠이 오려고 한다. 몇 번 무심히 넘겼다가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해 괴로운 날들이 있었다. 어젯밤엔 남편과 아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오후 9시에 먼저 잤다. 눈뜨니까 오전 6시였다. 그렇게 자야 새벽형 인간이 될 수 있는 건가. 오전 4시쯤 새벽을 깨우고 싶으면 몇 시에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걸까. 일찍 일어나서 혼자 명상하듯이 차를 내려 마시며 하루를 계획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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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꽤 길어졌다]
어젯밤에도 오후 8~9시 마의 시간에 졸음이 몰려왔다. 그래서 먼저 잤다. 새벽 5시쯤 눈을 떴지만 몸을 일으키기가 영 어려운 게 아니다. 뒤척이다가 6시 15분에 일어나 내려둔 차를 데워서 마시곤 하루를 그려봤다. 거의 하루 종일 정리하는 일정이다. 수프가 올린 러닝 5문장쓰기를 보곤 정릉천 검색을 했다. 정리를 마치곤 일단 나가야겠다. 뭔가 집에 있으면 바깥에 나갈 일이 아이 등하원 외엔 별로 없다. 나가지 않아도 시간은 어쩜 그리 잘 가는지 늘 신기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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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속의 그 시간]
오후 8~9시 마의 시간을 어린이집 부모 회의 때문에 놓쳤다. 자기 위해 곡물차(결명자랑 작두콩차 블렌딩)를 준비해 잠잘 준비를 했다. 잠을 잘 잤는데 일어나니까 오전 7시 10분이다. 일찍 일어나려면 빨리 자야 한다. 생각보다 밤에 이루어지는 수많은 일들이 많아서 새벽형인간 되기 쉽진 않단 생각을 했다. 내일은 다시 새벽을 깨워야겠다. 아무도 일어나있지 않은 고요 속의 그 시간이 꽤 매력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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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부모활동: 종일아마]
어제 공동육아어린이집 부모 필수코스인 종일아마를 했다. 1년에 3번을 무조건 해야 한다. 하지 않으면 30만원을 내면 된다. 난 그럴 배짱(?)은 없으니 하루 연차를 쓴 어린이집 선생님을 대신해 빈자리를 채웠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8시간이 무지 길게 느껴졌다. 7살 아이가 "응답해"를 써달라고 해서 3번이나 썼는데 자기 마음대로 안된다고 울어버렸다. 내 아이였으면 어림도 없었다. 자초지종을 말하고 "미안해"라고 사과했다. 조금 시간이 흐르니 아이는 금세 풀어졌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처럼 투영한다. 아이가 하는 말이나 행동에서 부모의 상을 미루어 짐작해 보게 된다. 혈기왕성한 아이들과 노느라 기절하곤 일찍 일어났다.